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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까

by 이가연

한국에 살긴 힘들다는 판단이 점점 확고해져서 알아보고 있었다. 원래 가장 유력한 곳이 일본이었다. 2주 전쯤 일본 유학 및 취업 박람회도 갔었다. 하지만 일본에 가려면 음악 관련 직업은 사실상 하기 어렵단 걸 깨달았다. 내가 영어로는 노래, 피아노를 가르칠 수 있지만 일본어 100%로는 어렵기 때문이다. 영어 섞어야 된다.


그렇다고 취업 비자가 아닌 워홀로 가기엔

워홀 비자될 확률이 희박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영국인 친구한테 전하자 "너무 어려서?"라고 하던데 아니, 나이가 너무 많아서다.


그렇다면 다시 내가 살 수 있는 나라를 생각해 봤다. 이제 나에게 중요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한국과 가까운가.

2. 생활비가 감당할 만한가.

3. 먹을 게 괜찮나.


영국을 좋아해도 여행만 가능한 이유가 저기에 다 있다. 내가 아직도 비비고 만두만 봐도 질려서 마트에서 쳐다도 보기 싫다. 영국 살 때 당일치기 여행들 제외해도 생활비 한 달에 최소 130-150만 원은 쓴 거 같다.



- 중국 : 안 가고 싶다.

- 홍콩 : 우리 교수가 일자리 추천해 주면 고려하겠다.

- 베트남 : 오늘 면접 보러 간다.

- 필리핀 : 어릴 때 두 달 살았다. 그때 선생님이랑 아직도 연락하고 지낸다. 고려 대상.



내년 이맘때엔 과연 어디에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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