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마지막 날

by 이가연

니들스는 도착하자마자 바다로 향하는 리프트를 탔는데, 친구가 고소공포증이 있는지 엄청 무서워했다. 그래서 옆에서 엄청 쫑알쫑알해댔다. 친구가 계속 말 좀 해달라고 했다. 옆에서 완전 패닉하려고 하는데, 나는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서 신나했다. 내가 심장 떨어지는 것은 전혀 못 타도 높은 곳은 전혀 안 무서워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어릴 때 스키 타본 적 없냐, 스키 탈 때 이렇게 리프트 타곤했다고 말하니 스키 안 타봤다고 했다. 맞다. 얘 영국 남부만 살았다고 했지. 영국에서 평생 살았는데도 윗동네는 케임브릿지까지 가봤다고했다.


물론 스키장 리프트처럼 생기긴 했는데, 여기는 밑에 그물망도 없고 떨어지면 죽는 거긴 했다.

리프트에서 내리니 바다가 펼쳐졌다. 바닷가는 온통 조약돌로 이루어져 있었다. 내가 막 여기 중에 하트 모양 돌 있나 찾아보겠다고하자, 친구가 "그게 사인이 될 수 있겠네."라고 하며 같이 찾아줬다. 그러니 우리가 친구인 거다.


하트라고 치자.


기대했던 니들스에서 니들은 저 멀리 조그만하게만 보였다. 이 정도 경치는 세븐 시스터즈에서도 볼 수 있을 거 같다. 이번에 영국 도착하자마자 세븐 시스터즈 갔던 거 너무 좋았다.


배 타는 게 너무 좋아서 다음에도 아일은 오고 싶다. 특히 19시 30분 배를 타고 소튼 항구로 돌아가는데, 딱 해가 지는 무렵이라 예뻤다. 다음에도 참고해야지.




사우스햄튼. 저녁에 혼자 걸어서 힘든 것도 아니고, 내 노래 들어서 힘든 것도 아니고 친구랑 같이 얘기하며 걸어도 힘들다. 다음엔 학교 들릴 때만 숙박 잡아야지. '진짜 더 안 머물고 싶다'는 마음을 안고 마지막 밤을 맞이해서 그래도 다행이었다. 뭐가 이렇게까지 마음이 아프냐. 누가 없다는 걸 100% 아는 상태로 소튼을 걸어본 적이 없어서..

친구 막차가 9시 반이라 너무 아쉬웠다. 보통 때는 10시 넘어서였는데, 일요일이라 그런가보다. 배에서 8시 반에 내려서 문제의 그 펍에 가려했는데 시간이 없었다. 펍 이름조차도 'Heartbreakers'다. 혼자라도 가도 됐지만, 도저히 갔다가 혼자 밤에 호텔로 돌아올 자신이 없었다.

친구가 호텔까지 데려다주고싶어 했지만, 바로 기차 타러 가야 했다. 결국 헤어질 때 서로 눈물을 글썽였다. 앞으로 진짜 전화 좀 자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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