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하면 잘될 거라는 말은 상당히 폭력적인 말이다. 지난 10년 동안 구독자 700명, 최근 2주 동안 구독자 300명을 얻었다. 그 누구도 나에게 유튜브 광고를 이용하면 자연스럽게 조회수와 구독자가 늘 거라고 알려주지 않았다. 그냥 어느 날, 인스타그램 광고처럼 유튜브도 광고를 해보면 어떨까 싶어서 시도했다가 2주 동안 구름 위에 떠있게 됐다. 구독자 100명에 얼마와 같은 편법적인 방법으로 증가한 것이 아니라, 정말 하루에 20명씩 증가하는 걸 보며 절로 환호가 나왔다.
10년 동안 영상 542개면 충분히 꾸준함을 증명한다. 그걸로는 구독자 700명 밖에 못 얻었다. 한 달에 10명도 채 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도 구독자 800명이나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올해 천 명은 꿈도 못 꿨다. 꿈도 못 꿨다는 사실이 슬프다.
아무리 유튜브로 당장 돈 벌 생각이 없다고 한들,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답답하고 슬프다. 좋아서 하는 일이니 유튜브를 안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쇼츠가 아니라 롱폼 영상은 조회수가 50 미만인 것이 그냥 익숙해졌다. 그런데 이번에 롱폼 영상으로, 7-8년 만에 조회수 1.7천 회가 되었다. 이 숫자는 쇼츠가 등장하기 전 유튜브 시절에나 가능했던 일이다.
지금 내 채널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가장 슬픈 부분이다. 영상 퀄리티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조회수 몇백만 회를 얻은 영상 중에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누구라도 찍을 수 있는 간단한 영상도 많다. 나조차도, 나는 전문적인 카메라로 찍은 것이 아니니까, 전문적인 편집이 들어간 것이 아니니까, 구독자가 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미 성실함은 장착하고 있으니, 나에게 필요했던 건 영리함이었다. 단 돈 만 원, 이 만원에 그렇게 내 영상을 좋아해 줄 사람들 알고리즘에 쉽게 닿을 수 있을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결코 구독자 300명을 쉽게 얻었다고 말할 수 없다. 여기엔 고3 때부터 그 많은 세월이 녹여져 있다.
쇼츠가 그냥 알고리즘을 타서 천 회가 넘으면, 좋아요가 나 밖에 없을 때도 있다. 그런데 광고를 사용해서 조회수가 천 회가 늘면, 좋아요도 많고 구독자도 는다. 내 영상에 관심이 있을 만한 사람들에게 정확히 타겟팅되어 닿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금은 이게 얼마나 도파민 폭주를 만들까 싶어서 중단했다. 만 원만 써도 구독자와 조회수가 팍 느는 것을 볼 수 있으니, 이러다가 전재산 다 탕진하겠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