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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를 웃게 한 것들

by 이가연

1. 영국 펍

이스트본 한 펍에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다. 음식도 되게 맛있었다. 영국에서 음식을 감탄하며 먹기 쉽지 않다. 한국에서 가져온 영국 책도 전해주고, 바닷가에서 사진도 찍었다. 이것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기억이다. 난 영국 펍이 참 좋다. 함께할 친구가 항상 있었어서 감사하다.


2. 사우스햄튼 곳곳에서 영상

웨스트키, 바게이트, 메이플라워 파크 등 사우스햄튼 곳곳에서 영상을 찍었다. 아일 오브 와이트 가는 길에도 영상을 찍었지만, 소튼 시내에서 찍었을 때 기억이 훨씬 더 남는다. 원래 같으면 영상 찍을 생각이 전혀 없을 일상적인 장소에서 찍었기 때문이다. 교대역에 십수 년을 살았지만, 교대역 근처에서 찍은 영상이 하나도 없듯이, 소튼도 마찬가지였다. '비공식 뮤비 촬영'이라는 명분 덕분에 참 좋은 경험을 했다. 그리고 이를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편집하고 올리는 과정도 행복했다.


3. 보컬 녹음

4곡을 녹음했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발매한 모든 싱글 중에서 제일 잘 불렀다. 예전 곡들은 이제 다시 불러야 할 듯싶다. 노래가 깊어지고 많이 늘었다. 녹음이 잘 나와서 기뻤다. 뿌듯했다.


4. 앨범 발매

9년 만이다. 미니 앨범은 소속사가 있어야 가능한 줄 알았는데, 돈이 5배는 더 들 줄 알았는데, 그걸 뒤집었다. 어떻게 싱글 1곡 발매하던 비용보다 덜 들여서 4곡을 만들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놀랍고 대단하다. 아무리 유튜브에 많은 영상을 올리고, 브런치글을 써도, 커리어와 이력서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니 1집 발매'는 많은 이력 중에서도 앞으로 주요 이력에 해당할 일이었다. 기사도 4군데 나온 적은 처음이었다. 올 상반기에 벌인 일 중, 탑3 안에 드는 뿌듯한 일이다.


5. 오사카 밤거리 구경

다소 충동적이고 계획 없이 간 오사카였는데, 그중 도톤보리 밤거리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역시 배 탄 게 제일 좋았다.


6. 2월 유튜브 쇼츠

1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쇼츠를 엄청 올렸다. 그 시기에 곡도 여러곡 썼다. 하나하나 의미가 담긴 개사, 커버 영상들이 많다. 작년 오랜 시간 많이 괴로워했는데, 이 시기엔 행복하다고 말했다. 노래에 담긴 메시지가 아무리 슬프다한들, 불러서 올리는 일이 즐거웠다.


7. 여수 밤바다

배 타는 거 진짜 엄청 좋아하네.


8. 밀크티집 발견

밀크티 마시러 매번 신촌까지 가야 했다. 한국 밀크티를 10번 이상 한두 입 먹고 버려봤다. 그런데 내가 발견한 밀크티집이 여의도에도 있단 걸 알았다. 언제든지 걸어서 밀크티를 마실 수 있단 사실에 기뻤다. (그러곤 한 번 가긴 했다.)


9. 여수 오디션 합격

합격이 아니었어도 1박 2일 여수 여행은 좋은 기억으로 남았을 것이다. 합격까지 되니 더욱 기분이 좋았다.


10. 유튜브 구독자 천명 넘음

유튜브 광고의 힘이여... 이렇게 단시간 안에 천명이 넘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에, 많이 놀라고도 기뻤다. 그렇게 유튜브를 시작한 지 약 9년 반 만에 구독자 천명에 도달했다.




아무런 사진도 참고하지 않고 떠오른 순서대로 적었다. 이 순서에 따르면, 얼른 또 비행기표를 끊고, 신곡 준비를 해야 할 거 같다.


영국, 앨범, 여행, 유튜브.

접수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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