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순히 타로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타로, 점성학, 사주, 꿈 해몽 같은 오컬트 도구를 사용하는 그 자체보다, 우주가 주는 메시지를 해석하는데 중점을 둔다. 유니버스가 믿음의 핵심이다. 그래서 나를 단순히 타로 봐주는 사람으로만 생각하고 핵심 믿음이 일치하지 않으면, 지인에 그친다.
"이건 유니버스 신호야."
"유니버스가 다 이유가 있으니까 지금 타이밍에는 이렇게 된 거야."
"아무 근거 없고, 알 수 있는 방법 없지만, 난 정말 믿고 내 직감이 그래."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사람도 내가 타로 들고 와서 봐준다고 하면 좋아하는 걸 봤다. 미래를 알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이다. 교회에 다니든 안 다니든, 이 중요한 믿음이 같아야 제이드나 오빠처럼 정말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제이드는 애초에 영국 학교 오컬트 동아리에서 만났고, 오빠는 나의 영향으로 타로, 사주, 점성학을 다 훑어봤으며 타로는 단시간에 (내가 말렸음에도) 많이 샀다.
"카드가 이걸 확실히 알려주는 것 같아."
난 직감이 정말 발달되어 있다. 예를 들어, 타로 리딩은 단순히 공부한 대로 술술 읊는 것이 아니다. (덱이 여러 개라 수백 장의 카드를 공부했기에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건 사실이다.) 카드를 딱 봤을 때, 직감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상징, 색깔, 인물의 표정 등이 있다. 그걸 보고 입에서 그냥 술술 나오는 대로 말한다. 이 순간에 딱 우주가 나에게 카드를 통해서 말하고 있는 메시지를 중시하는 거다. 예를 들어, 어제는 카드 리딩하면서 '사막'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까지 그 카드를 보고 사막이 눈에 들어왔던 적은 없었다.
예전에 무당들에게도 몇 번 들은 적 있지만, 일반인 중에서 영적으로 많이 열려있음을 점점 확실히 느낀다. 유학 가기도 전에 한 무당은, 내가 영적으로 한국은 사람들 많은데 가면 기가 다 빨려서 얼른 집 가고 싶고 외국은 괜찮다는 걸 이미 얘기해 줬었다. 그땐 내가 외국은 괜찮은지 몰랐다.
사람 만나는데 종교가 중요하다는 말에 동의한다. 이것이 종교까진 아니지만, 삶을 대하는 핵심 가치관과 태도이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누굴 만나도 많이 하게 되기 때문이다. 오빠도 타로, 사주, 점성학 다 나 때문에 처음 접하게 되었지만, 이런 기본 사고가 같았다.
상처받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어떤 사람들이 별 노력 안 해도 내 곁에 남고, 반대로 아무리 노력해도 친해질 수가 없고(이런 경우가 상처다), 또 처음 보자마자 불편한지(이건 상처가 아니라 단순 불쾌감이다) 어떻게든 분석하려고 했다. 제법 터득했다. 나를 스쳐 지나간 모든 사람들이 다 만날 이유가 있어서 만났던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일은 이유가 있어서 일어난다고 믿기 때문에, 이는 마치 사람들이 종교에 기대듯 나를 살아가게 도와준다.
이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법이고, 앞으로 내가 만날 사람들도 나와 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