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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이야기

by 이가연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3-4시간마다 화장실 간다는 걸 읽고 충격받았다. 나는 딱 그 절반인 1시간 반-2시간 같다. 아... 유럽에 화장실 없다고 부르짖던 이유가 있었다. 어쩐지 좀 나만 그걸 심히 뭐라고 했다. 도대체 지하철역에 화장실을 왜 안 짓습니까. 인간의 3대 욕구는 식욕, 수면욕, 성욕이 아니라 식욕, 수면욕, 배설욕이라구요! (옆방은 밤까지 시끄럽고, 먹을 건 없고, 나가면 화장실도 없는 영국에서 우째 살았나.)

심지어 난 물을 자주 마시지도 않아서 문제다. 하루에 500ml는 마시나. 근데 내가 하루에 1리터라도 마시고 살게 되면 외출은 가능한가.

그래도 남들하고 카페도 가고, 밥도 먹고 다 해봤는데 보통 사람들보다 자주 간다는 생각을 안 해봤나? 술 마실 때만 해봤다. 그건 술 마셔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한 잔 마셔도 네 번은 가는 거 같다.

비행기는 무조건 통로석이다. 영국처럼 장시간 비행에도 나는 잠을 1시간 이상 못 자기 때문에, 6-7번은 간다. 영화관에서 2시간 넘어가는 영화를 볼 때면 무조건 한 번 나갔다와야한다. 난 영화관에서 아무 것도 안 먹는다. 생각해보니, 영화관이든 비행기든 어딜 가기 전에 거의 강박 수준으로 항상 갔다가 들어갔다.

이게 비정상이라고 생각 못한데엔 이유가 있다. 가끔 5분에 1번도 간다. 돌아서면 또 가고 싶다. 지금 그래서 쓰는 글이다. 이런 증상이 꽤나 자주 생긴다. 예전엔 방광염 약도 먹어봤다. 몇 시간 그러다가 말아서 이젠 약은 안 먹는다.

KTX 안이다. 그래서 5분에 1번은 못 간다. 참을 만큼 참아서 20분에 1번 가는 기분이다... 아직 서울 도착하려면 멀었다. 아무래도 내려서 버스가 아닌 전철을 타야할듯 싶다. 대한민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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