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과 음악 시간

핸드벨과 통기타

by 이가연

가르치는 일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수업하는 동안 잡생각이 단 1초도 들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깨어있는 거의 모든 시간 동안 뇌가 고통받는다. 그런데 이 노래 교육 봉사를 하는 동안에는 그런 ADHD 뇌로부터 해방이다. 이 해방감은, 수업이 끝나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깨닫는다. 저 공간에 있었던 2시간 동안 얼마나 뇌가 자유로웠는지 생각하게 된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즉시 다시 잡생각 가득한 뇌로 돌아올 때마다 신기하다. 일주일에 그 2시간이 내게 평범한 뇌를 가진 사람들과 비슷하게 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아닐까. 벌써 봉사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매번 그러하다.


음악실에는 통기타, 일렉기타, 피아노, 드럼, 글로켄슈필, 마라카스 등 별별 악기가 다 있다. 그중에 핸드벨은 진작 나도 해보고 싶었는데, 그렇다고 악기를 사기는 애매해서 못하고 있었기에 보고 반가웠다. 나는 칼림바, 우쿨렐레, 컵타 자격증이 있는데 그 악기들과 더불어 핸드벨도 자격증 취득하시는 분들이 있다. 똑같이 생활악기에 속하고, 초등학교, 중학교 음악 수업에 잘 활용된다. 돈이 많았다면 진작 핸드벨도 했을 것이다.


그동안 핸드벨을 보기만 하다가, 오늘은 미리 음악실에 가서 도부터 높은 도까지 8개의 핸드벨을 세팅해 두었다. 그리곤 마치 핸드폰 리듬 게임처럼 유튜브 영상에 나오는 대로 핸드벨을 누르는 활동을 해보았다. 보아하니 고음역대 핸드벨도 다 구비되어 있어서, 더 다양한 연주가 가능할 것 같다.


들고 흔드는 것이 아니라, 손바닥으로 누르는 터치벨이다. 칼림바를 초등 저학년부터 한다면, 핸드벨은 유치원생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악기가 그렇듯, 그렇다고 시시하지는 않다. 활용하기 나름이다.


그래서 어떤 일이든, 일단 하면 나에게 다 도움이 된다. 내가 이렇게 핸드벨을 학생과 함께 칠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기타도 치며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노래도 불러주었다. 기타 선생님이 아닌데, 기타를 못 치면 어떠한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데 크게 부끄러움이 없다는 게 나의 장점이다. 학생 역시도, 그렇게 기타 반주를 하면서 노래를 하는 게 참 좋은 거 같다고 했다.


핸드벨은 처음 연주해 보았고, 기타도 남 앞에서 연주해 본 기억이 없다. 그러니 도파민이 뿜뿜 해서, 수업하는 동안 다른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것 같다. ADHD인은 하이퍼포커스 특성이 있어서, 어떤 일을 정말 좋아하고 열정이 가득하면 그 어떤 사람보다도 높은 집중력을 보인다. 앞으로도 이렇게 '건강한 정도의 하이퍼포커스' 기능이 자주 활성화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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