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호텔에 도착해서는 방 변경을 위해 두 번이나 프런트에 방문했고 결국 방을 옮겼다. 조용한 방 달라고 했는데 하나도 안 조용했다. 8층에서 15층으로 옮겨도 크게 달라진 건 없었지만, 뷰는 더 좋아졌다.
짐 챙겨서 옮기고, 샤워하고, 머리 말리니 벌써 저녁 먹으러 나가야할 시간이 다가왔다. 저런, 호텔에서 푹 쉬고 나가려했는데 방 문제 때문에 쉬질 못했다.
나와서 저녁 먹고 바로 가려 했는데, 팁 박스를 안 가져왔단 걸 깨달았다. 잠깐 고민이 일었다. 팁 박스를 가져온다고 팁이 생길까. 정답이었다. 호텔까지 가서 팁 박스를 가져왔는데, 아무도 돈 안 줬다. 그동안 야외 공연 행사 하면서, 팁 박스를 설치해본 적이 없는데 여수는 다를까 싶어서 혹시나 하고 아무 플라스틱 박스나 한 번 가져와봤다. 역시였다.
거리 공연자들 사이에서 조금 예민한 부분이 바로 이 '버스킹'에 대한 단어다. 나는 오늘 같은 공연을 버스킹이라 부르지 않고, 야외 공연이라 부른다. 보여지는 형식만 버스킹일 뿐, 오디션을 거쳤고 계약서도 작성하고 나를 도와주시는 현장 스탭도 두 분 계셨다. 이걸 버스킹이라 말할 수 있을까. 돈 받고 행사에 간 것이다.
행사 담당 카페에서 뮤지션들 사인을 걸어둔다고 하셨다. 아직 내 사인이 걸린 카페는 없는데, 여수가 최초가 되겠다.
사인 연습 좀 더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