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일기 (7) 여수 까기

by 이가연

여수엑스포역 부근은 상당히 스산하다. 지난 번엔 비성수기여서 더 심했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에 어느 나라가 참여했었는지 현수막이 걸려있는데, 그게 벌써 몇 년전인가.

코엑스마냥 큰 건물들을 지어둔 거 같은데, 건물은 다 텅텅 비고 사람들도 지나다니지 않는다. 무려 역 앞인데, 이렇게 방치될 수 밖에 없는 게 너무 아깝다.

이거 다 짓느라 몇백억이 들었나 싶다. 과연 살아날 수가 있을까. 일단 카페랑 식당이 있어야하는데, 이 부근엔 아예 없다. 흔히 생각하는 '여수 밤바다'는, 어제 내가 공연했던 포차 거리쪽인데 역에서 30분은 걸어야 한다.

한국은 그냥 건축물들이 예쁘지가 않다. 이건 예전에 한국 사는 외국인과 대화했을 때도 나온 얘기다. 건축물 자체라도 처음부터 예쁘게 지었으면, 방치되었어도 감상하며 걸었을 것이다. 옛 것을 못 지켰으면 새 것이라도 예쁘게 잘 만들던가. 눈 돌릴 건물이 5성급 호텔 밖에 없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나 하고 찾아보니, 이미 몇 년 전에 기사로 '흉물된 여수세계박람회장'이라고 나와있다. 그런데 저렇게 계속 방치가 되면, 해를 거듭할수록 더 흉물스러워질텐데 안타깝다.

또 케이블카를 냅다 짓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케이블카에 내려서 아무 것도 볼 게 없어서 그냥 다시 왕복 타고 돌아왔다. 한국 잘하는 거 있지 않나. 벽화라도 그려라.

내가 속한 행사도 '여수 살리기'의 일환일텐데, 나 같은 피라미들 데려다가 되겠나. 하긴, 중형 가수 섭외할 예산도, 장소도 없을 것이다.


여수시는 장범준씨한테 평생 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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