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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을 채워주는

by 이가연

서로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못 헤어진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사람의 어떤 결핍을 채워줄 수 있을까.

나는 표현력이 강하다. 표현 욕구 자체가 강하고, 감정을 깊게 느끼고, 그걸 말과 글, 예술로 표현하는데 익숙하다. 누군가가 나에게 손 편지를 준다면, 한국 사람으로부터 언제 마지막으로 손 편지를 받아봤는지 고등학교 때 이후로 기억도 안 나고, 워낙 물질적인 선물은 좋아하지 않으니, 손 편지 하나로도 매우 기쁠 것이다. 그리고 그 기쁜 마음이 온몸으로 잘 드러날 거다. 그런 일상 속 하나하나가 지금껏 살면서 주변에 (주로 가족이겠지만) 나처럼 표현을 잘하는 사람을 둔 적이 없는 사람의 결핍이 채워지지 않을까.

나는 기쁨, 즐거움, 설렘의 감정도 남들보다 크게 느낀다. 그러니 가족들이 무덤덤했다거나, 그런 감정 표현이 억제될 수 밖에 없던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나와 함께하면 정말 자유로움과 새로움을 느낄 거다.

그리고 내 사람이면 칭찬도 잘해준다. 그것도 표현 중 하나다. 어릴 때부터 칭찬, 인정을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람들이 서양인에 비해 한국인 가정에는 너무 많다. 나는 강점을 최대치로 키워서 약점을 덮자는 주의라, 내 사람도 그렇게 해주고 싶다. 스스로도 외면하기 쉬웠던 장점을 바라봐줄 거다.


가족이 아닌 타인으로부터 '안전지대'라는 느낌을 받지 못해본 사람들이 참 많다. 나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보지 못한 사람들은, 내가 한 번 내 사람으로 품으면 그 느낌을 알게 될 거다.


난 분명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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