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 무대도 배를 붙잡고 올라갔다. 이거 이거.. 평소엔 애드빌을 가방에 넣고 다니더니, 오늘은 깜빡 잊었다. 편의점은 타이레놀밖에 없어서 일단 그거라도 사 왔으나, 평소에 타이레놀이 잘 듣지 않았어서 약국으로 갔다. 그리고 몰랐는데 타이레놀 뒤에 우울증 약 복용자는 먹지 말라고 되어있었다. 일요일이라 연 곳이 하나밖에 없었지만, 거기라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무엇보다 나의 일일 매니저님이 차로 데려다주셔서 약국까지 갈 수 있었지, 혼자였으면 대충 타이레놀만 먹고 호텔 방을 데굴데굴 구르고 있었을 것이다.
'호텔 수영장은 진짜로 물 건너갔군.' 어제까지는 호텔 수영장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호텔에 도착해 보니 그 마음이 싹 사라졌다. 체크인도 앞에 9팀이나 기다릴 정도로, 사람이 붐볐다.
기차 타고 강릉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배가 안 아팠다. 그런데 호텔 체크인할 무렵부터 살살 아프더니, 리허설하기 직전엔 머릿속에 아주 욕이 나왔다.
생리통으로 배만 아픈 게 아니라, 성대도 붓는다. 노래 자체에도 영향을 준다. 왜 하필 올해 중에 제일 기대한 오늘! 영국에서는 애초에 두 달에 한 번 하고, 생리통도 극심했는데, 한국 돌아와서는 다시 정상적이고 아픔 정도도 줄었다. 약을 먹을 정도는 기껏해야 한 달에 하루나 두 달에 하루였는데, 오늘이라니.
그래도 꿈에서는 리허설도 못 갔는데, 잘 끝냈다. 배경 사진도 리허설 장면이다. 다만, 상태가 좋지 않아 미용실 예약은 취소하고 호텔에서 쉬는 중이다.
정말 1%의 떨림, 무대에 대한 기대도 느껴지지 않고 배만 아프다. 원래 그래서 적당한 컨디션 난조는 무대 긴장을 팍 없애준다. '적당'하다면 오히려 이득이다.
약이 좀 잘 듣길. 내일은 강릉을 즐길 수 있길. 그래도 바다에 발 담그고 놀 수는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