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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의 내가 바라본 미래

by 이가연

책장을 둘러보다가, 25살의 내가 쓴 노트를 발견했다. 20살부터 25살까지 인생 회고를 위해 만들어진 노트였다. 그러고 보니, 영국 이전의 삶을 회상한 지 한참 되었다. 2023년 10월 하고, 2023년 여름은 몇 달 차이도 나지 않는데, 후자가 훨씬 더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진다. 역시 기억이란, 자주 들여다볼수록 각인된다.


21살은 오사카 여행 갔던 것과 휴학하고 봉사 열심히 다닌 기억이 가장 크다. 나머지는 사실 기억에서 많이 흐려졌다. 당시 비투비를 매우 좋아하여, 싱글 '바보라서'도 비투비 이민혁 생일에 맞춰서 발매했다.


24살은 자격증을 많이 따고 LA 갔던 게 떠오른다. 레슨을 재밌게 다녔고, 타로도 그때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나를 사로잡은 건 이 리스트다. 이 노트는 2022년 하반기에 썼다. 앞으로 5년 안에 이루고 싶은 목록인데, 3년도 안 되어 거의 다 이뤘다. 흐뭇하다.


1. 사랑하기

서로 사랑하기라고 쓰여있지 않다. 통과. 2024.


2. 새로운 곳 자주 여행하기

그렇게 혼자 잘 싸돌아다니는 유학생은 없었다. 2024.


3. 6개 국어 달성하기

아직 양심적으로 5개 국어라고 할 때가 많다만... 불어로 자기소개할 수 있으면 하는 거다. 2024.


4. 석사 취득하기

이건 쉬웠다. 2024.


5. 경제적 독립하기

아직 시간 남았다. 괜찮다.


6. 소중한 사람들 만들기

두 명 생겼다. 2024.


7. 상상도 못 한 도전 많이 하기

'도전'하면 나 아니었나. 2023-2025.


8. 종이책 발간

리스트 중에 유일하게 영국 가기 전에 이뤘던 것이다. 2023.


9. 미니앨범 발매

2017년부터 R=VD 목록에 있었다. 2025.


10. 롤모델과 음악 작업. 무대

2023년에 할 수 있었는데 아쉽게 물 건너간 사건이 있었다. 그때보다 100배 더 멋진 기회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남은 게 딱 2개뿐이다. 잘 살았네.

앞으로 5년도 적어봐야겠다.



축하한다. 다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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