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션을 몰랐던 건 아니다. 하지만 '내가 기록하는 게 좀 많아야지'하는 생각이 발목 잡았었다. 컴퓨터, IT 관련해서는 '해야 한다. 뒤쳐지면 안 된다' 생각 때문에 아주 귀찮아한다. 그 예시로, 'AI 공부해야 하는데'하고 클로드, 그록 등 이거 저거 사용해 봤지만, 결국 챗지피티만 쓴다.
포트폴리오용 계정은 이미 넘치는 게 사실이다. 인스타, 유튜브, 틱톡, 블로그에 만족한다. 그런데 사적으로 운영하는 용도라면 노션을 사용해 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션에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간단했다. 원래 있는 템플릿을 그대로 갖다 쓰거나, AI로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달부터는, 나의 감정을 틈나는 대로 노션에 기록했다.
2022년, 23년에는, 일 년 내내 스티커판에 스티커를 붙였다. 아주 좋음 / 좋음 / 보통 / 나쁨 / 아주 나쁨으로 5개의 스티커가 있었고, 하루에 하나만 붙일 수 있는 판이었다. 장점은 일 년의 감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었지만, 단점은 하나 밖에 못 붙여서 답답했다. 어찌 하루를 좋고 나쁨으로 구분할 수 있나. 하루에도 수만 가지 생각과 감정이 요동치는 나는 도대체 어떤 스티커를 붙여야 되나 고민이 됐던 적이 많다. 아침엔 매우 나빴는데 점심엔 좋았다가 다시 저녁 때는 보통으로 흐르는 식이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 노션을 사용하는 용도는, 그때그때 마음 챙김을 위해서다. 스티커판을 사용했던 것과 같다. 그 당시에도, '나쁨'이나 '매우 나쁨'의 빨간 스티커가 3일 이상 연달아 붙으면 마음 속 경고음이 작동하여 상담사에게 보고하고 나도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안 좋은지 구체적으로 기록할 수 있으니 더 좋다. 감사하게도 8월은 '평온해요'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른 달 같았으면 '슬퍼요'가 제일 많았을 것이다. 딱 8월부터 기운이 좋아졌는데, 진작 이걸 했으면 참 좋았겠다. 하지만 이제라도 시작하여, 앞으로 있을 에너지가 낮아지는 시기를 대비할 수 있다.
감정 클릭 한 번이면, 알아서 이번 달에 몇 번이나 체크했는지 그래프로 보여주니 편하다. 하루에 한 번 클릭할 수도, 여러 번 클릭할 수도 있다. 활동성이 가장 떨어지는 시간대인 20-22시 사이에 제일 많이 클릭했다. 작년 8월이었으면 그 시간대는 매일 '슬퍼요'다. 생일날 밤에 '슬퍼요'가 찍힌 건 좀 안타깝다.
9월에는 영국에 2주 있을 예정이니, '신나요'와 '행복해요'로 가득할 거다.
아래는 나의 감정 기록 노션 링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