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듣는 노래가 있다. 한때 정말 많이 부르고 들어야 했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한 번도 안 들은 노래다. 제목만 떠올라도 싫어했을 거다. 영국에 있을 때 학사 애들 밴드 합주 보컬로 도와주면서 내 의지와 다르게 연습해야 했던 노래다. 내가 도와주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그 대신 그 친구들도 내 리사이틀을 도와줬다.
당시 밴드 합주까지 하기에는 힘이 들어서 그만두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들을 일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스위치가 탁 하고 바뀌면서, 이 노래가 생각나고 너무 좋아졌다. 역시 '노래는 죄가 없다. 그 노래를 연습해야 했던 시기가 많이 힘들었을 뿐이다.'하고 깨달았다.
노래는 'Sade'의 'Smooth Operator'다. 당시 이 노래를 내가 불러야 한다고 들었을 때, '나랑 되게 안 어울리는데' 싶었다. 재즈, 보사노바 곡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불러야 할 다른 노래들을 보니, 이 노래가 그나마 부를 만한 거였다.
'내가 이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불러보니 아주 이상하진 않아서 적응했던 곡이다. 지금 한국에서 내 모습이 그런 거 같다. 적응했다. 아니, 이제 좀 즐길 수 있게 됐다. (그냥 일주일 뒤에 영국 가서 즐거운 건가.)
돈을 못 버는 거지, 내 재능을 못 펼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봉사로 노래랑 영어를 가르치고, 타로 채널은 영상을 올릴수록 구독자가 팍팍 오르고, 매일 글 쓰는 것도 너무 재밌다. 이거 다 매일 세상에 재능 표출이다. 단지 돈을 못 번다고 내 삶을, 그리고 나를, 자주 좀 깎아내리는 생각을 했다.
저 노래를 다시 듣게 되니 좋아진 것처럼, 지금은 진절머리난, 또는 못하겠는 일들이 영원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일시적으로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