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9세에 4개 국어 프리토킹
1. 초급 단계를 넘기십시오
초급 단계에서 멈추면 정말 금방 까먹습니다. 저는 2022년에 프랑스어 초급을 완료했어요. 분명 초중급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었죠. '내가 불어는 왜 이렇게 까먹었지?'하고 생각해 보니, 너무 얼마 안 한 상태에서 쉬는 기간을 가졌더라고요. 하지만 스페인어는 달랐어요. 이미 중급 단계에 올라온 상태에서 쉬었죠. 그러니 외국어 공부를 한 번 시작하셨다면, 적어도 '초급 원어민 회화'를 할 수 있는 정도까지는 부지런히 올라오시고 쉬시는 게 좋아요. 프리토킹까지는 아니더라도, 제한적인 회화가 가능한 정도로요.
2. 시험 점수가 필요 없더라도 시험을 보세요
2017년 저는 중국어를 공부한 지 6개월 만에 HSK 4급과 TSC 4급을 거의 동시에 취득했어요. 공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초장에 팍 시험 점수를 획득하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 기분이 좋은 상태를 느껴봐야, 공부를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디 가서 말할 때도 편해요. 일본어는 한 번 JLPT 2급을 따뒀더니, 아무리 만료된 지 한참 지났어도 언급하게 되더라고요. 반면, 중국어는 그 뒤로 HSK 6급 있는 사람들이랑 계속 고급 원어민 회화반을 9개월인가 다녔음에도 뭐라 입증할 게 없더군요.
3. 초급은 학원에서, 이후로는 자유롭게
예전부터 강조해 오곤 했는데요. 저는 초급은 무조건 학원에서 하고, 중급부터는 자유롭게 해도 좋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초급을 독학하면 너무 오래 걸려요. 예를 들어, 저는 스페인어 초급을 학원에서 했는데요. 사실 학원 가르치는 방식이 너무 마음에 안 들었어요. 완전 한국식 교육, 저랑 안 맞거든요. 당시 집 근처 스페인어 학원이 두 군데였는데, 하나는 마음에 안 들고 하나는 자꾸 폐강되더라고요. (스페인어와 불어가 일본어와 중국어와 다르게, 학원도 많지 않고 참 고민이 됐었어요.) 그래도 어찌어찌 초급 원어민 회화까지 학원에서 하고, 이후로는 온라인 회화로 했어요.
프랑스어는 도저히 근처에 학원이 없었어서, 어쩔 수 없이 혼자 시작했었는데요. 영국에서도 불어 공부 책을 샀을 만큼, 놓고 싶지 않았는데 불어까지 할 여유는 없었네요. (그랬으면 정말 탈 인간급이 아닌가 싶네요. 이제야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얼마 전부터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원은 일단 등록해 두면 한 달은 무조건 다녀야 하는 강제성이 부여되기 때문에, 적어도 초급까지는 강력 추천 드려요.
4. 선생님 잘 만나는 것이 진짜 다예요
어느 순간 '내가 이걸 해서 뭐하나. 어따 쓰나. 당장 여행 갈 것도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그래도 선생님과 시간이 즐거우면 하게 됩니다. 저는 회화 수업이다보니 그렇더라구요. 말이 수업이지 친구랑 수다 떠는 방식이기도 해요. 대신, 중간중간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채팅창에 입력해주시죠. 저는 예나 지금이나, 말할 사람 없어서 외국어 수업을 듣습니다. 근데 1시간 그렇게 얘기하고나면 너무 행복해져요. 외국어로 말할 때 제일 살아있는 기분을 느끼거든요. 그건 다 선생님들을 좋은 분 만나서 그래요. 특히 최근에 일본어 튜터를 새로 구했는데, 일주일 중에 제일 즐거웠다고 말했어요. 선생님과 케미가 통하면, 공부가 아니라 그냥 즐거운 시간이 돼요.
5. 나랑 궁합이 잘 맞는 언어가 있습니다
저는 일본어가 잘 맞아요. 영어는 제가 중학교 때까지는, 미국 아이들과 똑같았다고 보면 되어서 제외할게요. 물론 그동안 일본인 친구들도 그렇고, 튜터도 그렇고, 일본 사람들이 특히 좀 저를 귀여워해줘서... 그런 것도.. 있는 거 같은데요. 귀여워해주면.. 신이 나니까요..
궁합이 잘 안 맞는 언어는.. 중국어 입니다. 잘하는데요, 정이 안 가요. 영국에 있을 때 진짜 '느그들이 영어해!!!!!!!!' 싶더라구요. 중국어는, 일본어를 잘하게 되었으니, 다음은 당연히 중국어로 넘어갔죠. 그러다보니 딱히 사연이 없어서 그런가봐요.
그리고 스페인어보다 불어가 더 끌려요. 왜냐하면, 불어로는 제가 노래를 부르고 있기 때문이죠. 스페인어는 아는 노래도 몇 개 없어요. 2018년부터 대학에서 샹송 수업을 들었을 만큼, 불어로 노래하는 건 관심이 많았어요. 수업을 개설하셨던 이유가, 보컬 전공 학생들이 좀 더 다양한 레퍼토리로 노래를 부르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하셨었는데, 제가 거기엔 정말 잘 부합했던 학생인 거 같네요. 이렇듯, 뭔가 예전부터 관심이 갔던, 배우고 싶은 이유가 있는, 그런 사연 있는 언어를 계속 하게 되어요.
그러니 '이 언어는 내가 하려고 해도 손에 잡히지가 않는다' 싶으면 궁합이 안 맞는 셈 치세요. 다른 언어가 맞을 수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