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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연 Jan 20. 2024

#16 걱정할 시간에 연습

1월 셋째 주 짧은 글

버스

버스가 정차하기 전에 먼저 일어나서 문 앞에 서있었나요?

축하합니다. 한국인입니다.



컨디션 관리

'연습실 가기 싫다.'

당연히 들 수 있는 생각이지만 과연 이것이 뭔가 몸살 올 것처럼 으슬으슬 찌뿌둥해서인지, 정말 그저 귀찮아서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걱정할 시간에 연습

'걱정할 시간에 연습하자'라는 말은 보컬에게는 신중히 적용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목소리를 내는 것만이 연습은 아니다. 엠알 틀어놓고 상상만으로도 연습이 된다. 오늘도 학교에 가서 마이크를 들고 상상 연습을 했다. 첫 번째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소위 계속 '런'을 돌리는 중이다. 굳이 노래를 다 부를 필요 없다. 평소에 가사를 틀린 적이 있거나 레슨 선생님께 지적받았던 부분 위주로 소리를 내본다.


발라드를 주로 부르던 사람들은 특히 무대에서 발걸음을 떼기가 어렵다. 마이크를 들고 무대 위를 상상하며 걸음을 떼는 것 자체가 훌륭한 연습이다. 실제 무대에서 모니터는 어디에 있을지, 마이크 선은 충분할지, 관객석은 얼마나 채워질지 모르기에 물론 상상 연습에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목 상태가 어차피 좋지 않아 연습도 못한다며 누워서 불안해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목 관리

"목 관리해야 돼서 힘들지 않아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목 관리요? 별로 안 하는데..."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다 큰 공연을 앞두니 비로소 얼마나 목 관리가 일상으로 자리 잡아 왔는지 알게 되었다. 남들보다 따뜻하게 입고 목도리 하고, 소금물 가글 하고, 조금이라도 목이 불편하면 스트렙실이나 미놀 먹고, 물 자주 마시려고 노력하고, 평소에도 시끄러운 펍에 가지 않으려 노력하는 등 그저 내게 습관이었다.



적당한 아픔

적당한 아픔은 소중한 원료가 되어 나의 리사이틀을 빛내주겠지. 그런데 적당한 아픔이 아닌 것 같아 문제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게 힘들어할 이유냐며 자기 비하가 다 무슨 소용인가. 내가 괴로우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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