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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찬 이규봉 Jun 30. 2021

3. 음의 지수함수와 핵발전

핵발전은 꼭 필요한가?

방사선과 탄소연대측정법


   인구 변화를 나타내는 수학적 모델은 방사성 원소가 붕괴되는 현상을 파악하는데도 사용된다. 방사성 원소는 그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기간이 일정한데 이것을 반감기라고 한다. 반감기는 방사성 원소마다 그 기간이 다르다. 세슘(Cs)은 30년, 플루토늄(Pu-239)은 2만 년, 요오드(I-129)는 1600만 년 그리고 우라늄(U-238)은 44억 년 등이다.

   방사성 원소의 반감기는 그 크기에 관계없이 항상 일정하므로 방사성 원소가 붕괴되는 비율은 현재의 양에 비례한다. 따라서 현재의 양을 y(0)=y0라 하면 수학적 모델은 다음과 같이 개체의 수를 나타내는 방정식과 같다.


dy/dt =ky, y(0)=y0


단, 방사성의 양은 시간에 따라 줄어들므로 k<0이다. 방사선의 양을 나타내는 이 방정식의 해는 개체수의 변화와 마찬가지로  y(t)=y0 e^(kt)이며 그래프는 다음과 같다.

 y(t)= e^-t의 그래프

   위 그림에서 보듯이 k가 음수이면 시간(t)이 지남에 따라 방사선의 양 y(t)는 줄어들 뿐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의 몸과 자연에 해를 끼치는 방사선을 새롭게 만들면 이는 절대로 없어지지 않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 줄어들 뿐이다. 문제는 이 줄어드는 시간이 우리의 신체적 시간에 비하면 매우 긴 시간이라는 것이다. 일단 몸에 방사선이 들어오면 배출되지 않고 쌓여만 간다. 아주 미량의 방사선이 일생을 통해 누적된다.

   처음 방사선을 발견한 퀴리 부인은 당시 신물질인 방사선에 대한 무지로 오랫동안 방사선에 노출되었다. 그로 인해 사망하였다. 과학자들은 핵이 분열하면 엄청난 에너지가 나오는 것을 알아냈다. 이른바 아인슈타인의 E=mC^2이다. 즉 에너지는 질량에 빛의 속도의 제곱의 곱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와 함께 방사선도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은 강제로 핵분열을 시켜 에너지를 얻는 데 성공했고 이를 이용해 핵무기인 원자탄을 만들어 일본에 두 번이나 투하했다. 전쟁이 끝난 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는 핵분열은 평화적 목적으로 전기 발전에 사용하게 된다. 이른바 원자력발전 또는 핵발전이다. 1954년 소련이 발전용 핵반응로를 개발하면서 오늘날 여러 나라가 핵발전소를 다수 갖고 있다. 아울러 방사선은 의료에서 치료의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또한 고고학에서 매우 오래된 물건의 연대를 알아내는데도 응용이 된다.

   예를 들어 보자. 이집트의 한 피라미드를 발굴해 보니 오래된 관이 나왔고 그 안에 미이라가 발견되었다. 고고학자들의 주된 관심사는 이 관의 주인이 누구인가 밝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 묻혔는지 알아내야 한다. 여기에 쓰이는 과학적인 방법이 탄소연대측정법이다. 정밀한 실험을 통해서 과학자들은 이 관에서 방사선 원소 카본-14가 63%가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하자. 카본-14는 반감기가 5730년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단순한 정보로 과학자들은 이 관이 언제 묻혔는지 이 방정식을 이용하여 추정할 수 있다.  

   관이 묻힐 당시의 카본-14의 양을 1이라 하고 현재 남아 있는 양이 63% 임을 이용하여 방정식의 해를 구하면 약 3819년 전에 이 관이 묻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유가 궁금하거든 [수학 더 알아보기]를 보면 된다. 오차가 좀 있겠지만 이를 고려하여 역사의 기록을 분석하면 이 관에 묻힌 시신이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다.

     

핵발전은 치명적인 반환경


   앞서 말했듯 핵이 분열하면 엄청난 에너지가 나오는 것을 이용하여 처음 개발한 것이 무기로서 원자탄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미국은 맨해튼 계획을 수립하고 핵무기를  개발하여 1945년 초여름에 핵무기 제작에 성공했다. 플루토늄을 원료로 하는 원자탄 두 개(Gadget, Fat Man)와 우라늄을 원료로 하는 원자탄 한 개(Little Boy)를 만들었다. 7월에 가젯을 트리니티 핵실험에 사용했고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탄 꼬마를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그리고 뚱보를 8월 9일 나가사키에 투하했다. 피해는 상상한 것 그 이상이었다. 전 세계는 알게 되었다. 핵무기는 인류뿐 아니라 지구 자체의 파멸을 가져올 수 있는 인간이 만든 유일한 무기임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가는 정치적인 이유로 인류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이 핵무기를 더욱더 많이 개발했다. 그 결과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그리고 중국이 공식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이 다섯 나라를 핵보유국(Nuclear-weapon State)이라 한다. 그러나 1967년 이후에 핵무기를 보유한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그리고 북한은 갖고는 있지만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상한 현상이 생겼다. 그래서 비공식적으로 갖고 있다고 말한다.

   핵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얻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핵분열(Nuclear Fission)이고 다른 하나는 핵융합(Nuclear Fusion)이다. 핵분열은 핵물질이 중성자 하나를 흡수해 두 개의 핵분열 물질로 쪼개지면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연쇄반응을 일으켜 원자탄을 만들고, 핵융합은 고온과 고압에서 두 개의 불안정 원소를 충돌시켜 하나의 안정적인 원자핵으로 만드는 것으로 수소탄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핵무기(Nuclear Weapon)와 핵발전(Nuclear Power Generation)은 같은 원료를 사용하며 같은 원리로 작동하지만 핵의 분열과 융합 원리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데에 그 차이가 있다. 핵무기는 연쇄반응의 속도를 크게 높여 순간적으로 방출된 엄청난 에너지를 살상과 파괴에 이용하는 반면, 핵발전은 급속한 연쇄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조절하여 일정하고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얻는다. 핵이 분열할 때 발생하는 열로 뜨거워진 연료봉 주위로 물을 흐르게 하여 증기를 만들고, 이 증기로 터빈을 구동해 발전한다. 발전을 위하여 연쇄반응을 낮추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열을 식히는 냉각제와 제어장치이다. 이것이 고장 나면 폭발할 위험이 커진다. 핵폭탄은 단기간에 많은 인명을 살상하지만 핵발전 사고는 장기적으로 방사선에 오염된다.

    우선 용어부터 정비하자. 핵의 분열을 이용해 발전하는 발전소를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원자력발전소라고 한다. 그러나 원래 영어의 명칭은 Nuclear Power Plant로 핵발전소라고 번역하는 것이 맞다. 원자력은 그 힘이 매우 적어 에너지를 발전할 정도가 되지 못함에도 핵발전소라 하지 못하고 원자력발전소라 하는 것은 핵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원자로가 아니고 핵반응로(Nuclear Reactor)라고 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중 100개만 터져도 핵겨울이 도래해 인류는 멸망에 이를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핵발전소의 원자로가 터져도 같은 효과를 낸다. 100만 kw급 핵발전소에서는 매년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 1000개 정도 방사선을 생성하고 있다, 핵발전소를 보유한다는 것은 현재의 발전을 위하여 미래의 죽음을 담보로 하고 있는 것이다. 

   핵발전을 하면 반드시 핵폐기물이 나온다. 핵폐기물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질로 반감기가 수만 년에 이르며 사용후핵연료와 같은 고준위 핵폐기물과 방사선이 묻혀있는 기구나 장갑, 옷 등 저준위 핵폐기물이 있다. 저준위 핵폐기물은 그나마 운영하고 있는 경주 방폐장에 영구히 저장하고 있으나, 경주 방폐장도 암반이 균열되고 지하수에 의한 침수로 방사선에 오염되고 확산되는 위험이 있다. 핵반응로에서 꺼낸 사용후핵연료는 매우 뜨거워 찬물로 최소 10년 이상 식힌 후 10만~100만 년 동안 고준위핵폐기장에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 사용후핵연료에 포함된 플루토늄의 반감기가 2만 년이 넘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나라 중 오직 핀란드만이 고준위핵폐기장을 천연 암반 지역에 500~1000미터의 굴을 파고 건설하고 있다. 그 외 어느 나라도 아직은 고준위핵폐기장이 없다. 그래서 사용후핵연료는 생산된 발전소의 지하 수조에 보관하고 있다. 여러 핵발전소의 수조는 이미 포화상태에 놓여있으나 폐기물은 계속 늘어나 이를 저장할 곳은 점점 줄어가고 있다. 문제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완벽하게 처리할 방법과 기술이 부족하고 장소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핵발전소는 언젠가 영원히 없어지겠지만 핵폐기물은 영원히 보관해야 한다. 또한 핵발전에 필요한 원료인 우라늄을 채굴하는 과정에서부터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뿐 아니라, 엄청 많은 온수를 내보내 주변 바닷물의 온도를 상승시켜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핵발전은 가장 반환경적인 에너지 기술이라 할 수 있다.

   핵발전은 핵반응로를 가동한 후 나온 폐연료봉인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핵폐기물이 생성될 뿐 아니라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이 생산되어 유사시 핵발전소는 군사 공격의 핵심 목표가 된다. 

   이뿐 아니라 핵발전은 발전소 관련 시설과 송전탑 건설로 인해 자연생태계가 파괴되며 발전소 주변의 지역민들의 희생이 따른다. 이는 몇 푼의 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또한 핵발전소의 건설과 폐기에 소모된 화석연료를 고려하면 핵발전은 결코 청정에너지가 아니며, 연료봉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식히기 위해 매일매일 발생하는 막대한 온폐수를 바다와 강으로 흘려보내야 하므로 주변 바다나 강의 온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방사성 폐기물을 완벽하게 처리할 방법이나 기술 그리고 장소가 현재 없다. 단지 깊게 땅을 파고 묻을 뿐이다. 그래서 핵발전소는 화장실 없는 고급 아파트라고 한다. 살고 있는 아파트는 엄청 좋고 넓은 아파트인데 화장실이 막혀있다. 배설을 중지하지 않는 한 언젠가는 배설물로 아파트를 가득 메울 뿐이다. 앞서 잘 살고 간 사람은 좋겠지만 뒤이어 살고 있는 사람은 앞사람이 버린 배설물까지 앉고 살아야 한다. 현세대는 핵발전으로 많은 혜택을 누렸지만 전혀 혜택을 보지 못한 다음 세대는 그 쓰레기를 안고 살아야 한다. 특히 만에 하나 핵반응로가 사고로 터지면 이로 인한 자연환경의 훼손은 거의 회복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대를 이어 방사능의 폐해를 맞게 된다. 따라서 핵발전은 결코 안전하고 저렴한 에너지원이 아니며, 핵발전을 한다는 것은 현세대의 풍요로움을 위해 다음 세대의 환경권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매우 비윤리적인 일이다. 


핵발전소의 핵사고와 사고 확률


   핵발전은 매우 안전하다고 홍보를 한다. 거의 사고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주장하는 그들도 사고가 날 확률이 0%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는다. 사고는 날 수 있지만 그 확률이 무시할 정도로 작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인류가 핵발전으로 누리는 이익에 비해서 사고의 피해는 터무니없이 작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현재 전 세계에서 31개 국가가 핵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핵발전소와 관련된 사고 중 대형사고만 세 번 일어났다.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 섬 핵발전소(Three Miles Island accident) 사고, 1986년 당시 소련의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Chernobyl nuclear accident) , 그리고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제1 핵발전소 사고(Fukushima Daiichi nuclear disaster)이다. 스리마일 핵발전소의 핵반응로 한 개, 체르노빌도 한 개 그리고 후쿠시마는 네 개에서 사고가 나 모두 6기의 핵반응로에서 사고가 났다. 비록 핵사고가 세계 3위의 프랑스를 건너뛰었지만 거의 핵발전소가 많은 순서로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스리마일 섬 핵발전소의 경우 외진 곳에 있어 그나마 피해가 작지만 체르노빌은 4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후쿠시마도 그 피해가 현재 진행형이다. 사고가 난 핵반응로는 아직도 해체하지 못하고 계속 방사선을 유출하고 있다.

   스리마일도 인재였고 체르노빌도 기술자들이 원자로를 시험 가동하면서 안전절차를 위반해 일어난 인재였다. 체르노빌의 경우 방사선의 방출량은 히로시마 원폭의 400배에 이른다. 사고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사망했다고 소련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인원은 오직 남자 30명과 여자 1명뿐이나, 100여 만 명 가까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염 지역의 범위가 너무 넓어 벨라루스 국토의 23%, 우크라이나 국토 7% 등 남한의 1.5배 정도 지역이 오염되었고, 발전소 주변 약 32km 이내는 심하게 오염되었다. 사고가 난 핵반응로는 시멘트 돔으로 덮었으나 방사선이 유출되어 2016년에 수명이 100년이나 되는 강철 돔으로 다시 덮었다. 2018년 현재 30킬로미터 이내의 지역에 출입을 금지하였고 가까운 100여 개 마을 사라졌다고 한다. 손해비용은 미국 추산 약 23조 원, 일본 추산 16조~256조 원으로 그 비용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김해창] 체르노빌 핵사고는 소련 연방이 해체되는 일에 큰 영향을 끼쳤다.

   후쿠시마의 경우는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후 밀려온 쓰나미가 발전소를 덮쳐 비상발전기가 침수되어 가동이 되지 않으면서 연료봉의 열을 식히지 못해 폭발한 자연재해이다. 반경 20킬로미터 이내가 피난을 가야 했고 손해비용은 일본이 추산한 것으로 500조~700조 원에 이르나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재 발전소에 나온 침추물이 저장 용량을 넘어서며 주변 국가에 심각한 영양을 줄 수 있는 해양투기를 하겠다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인간이 만든 것치고 100% 완전한 것이 있을 수 없다. 즉 과학과 기술은 어떤 경우라도 완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있을 법한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고, 있을 수 없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자동차도 사고가 나고 비행기도 사고가 난다. 사고가 날 확률이 그렇게 작다고 하는 비행기의 경우 만일 사고가 나면 최악의 경우 타고 있는 모든 승객의 죽음과 비행기 충돌로 인한 지역적인 피해일 뿐이다. 그러나 핵발전의 사고는 비행기 사고에 비길 대상이 되지 못한다. 복구하기 어려운 생태계의 파괴뿐 아니라 사람을 포한한 생물에 대한 그 피해가 대를 이어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고 확률도 홍보하듯이 그렇게 작은 것이 아니다. 실제로 너무 높다. 반세기에 사고 비율이 무려 6/430나 된다. 따라서 핵발전은 안전한 방식이 아니라 여러 발전 방식 중에서 가장 위험한 발전 방식이다.

   또한 방사선을 쪼여서 안전할 것이 없다. 아무리 적은 양의 방사선도 암 발생 확률을 증가시킨다. 독일 정부의 한 연구에서 “5세 이하 어린이가 소아백혈병이 발병하는 위험성은 거주지와 핵발전소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증가한다.”라고 하였다.[김해창] 또한 일부에서 말하는 방사선 허용 기준치는 신뢰할 수 있는 의학적 연구 결과가 아니다. 방사선 에너지가 세포 에너지보다 더 커서 아무리 적은 양의 방사선도 세포를 통과하면 상처를 낸다. 공기 중의 연간 피폭선량한도 1mSv는 안전수치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사회적 타협의 산물이지 의학적으로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미량의 방사선이라도 체내에서 계속 축적되어 문제를 일으킨다. 또한 방사선 대량 유출에 따른 생태계 파괴는 복구 불가능할뿐더러, 우리 몸도 외부 피폭보다는 내부 피폭에 따른 방사성 물질 축적이 더 끔찍하다. 당장 위험한 것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심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핵 관련 기구들은 핵산업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안전이나 환경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방사선이 위험하긴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홍보할 뿐이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보듯이 방사성 폐기물 처리와 핵발전소의 해체는 현재 거의 불가능이라 볼 수밖에 없다. 사용 후 핵연료는 죽음의 재나 마찬가지이다. 30만 년 이상 방사선과 열을 방출한다. 핵분열이 멈추더라도 핵종들이 반감기를 맞아 발생하는 높은 붕괴열까지 막을 수 없다. 그뿐 아니라 인류는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할 장소도 기술도 갖고 있지 못하다. 수명이 다 한 고리 1호기를 폐쇄하기로 했지만 아직 완전한 해체와 격리 기술을 갖추지 못해 완전히 해체될 때까지 엄청 오랜 기간이 필요해 한국전력이 핵발전 단가에 포함시키지 않은 비용이 막대하게 든다. 이 또한 우리의 세금으로 메꾸어야 한다. 

   핵반응로의 사고에 대해서 알아보자. 핵발전을 원하는 자들은 있을 수 있는 일은 모두 고려하기 때문에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리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단지 주장일 뿐이다. 마치 인간의 작품을 완전한 신의 작품처럼 미화를 한다. 백번 양보해서 일단 핵사고가 없다고 가정하자. 그러한들 자연재해와 인재는 어떻게 피할 것인가? 핵발전소는 지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에 특히 취약하다. 지구에서 앞으로 일어날 지진과 홍수 또는 쓰나미 등을 완벽하게 알아낼 방법은 없다. 후쿠시마도 쓰나미를 대비해 방벽을 했으나 이를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경우 1904년까지 진도 8~9의 지진이 15회나 발생했으며 이중 경주 부근에서 10회나 일어났다고 한다. 2014년 8월에는 폭우로 인해 고리 핵발전소가 침수되어 가동이 1달이나 중단되었다고 한다.[김해창]

   인재는 또 어떠한가? 대표적인 인재가 체르노빌 사고이다. 하지만 이는 실수에 의한 것이고 외부에서 공격을 당하게 되면 핵발전소가 결코 안전하지 않다. 항공기가 추락할 확률이 작다고 의도적으로 무시해 이에 대비한 설계가 되어있지도 않다. 만일 전쟁 등으로 인해 의도적으로 공격하면 핵반응로가 파괴될 확률은 매우 높다. 미국은 핵시설을 군사공격의 제1의 목표로 삼아오고 있지 않은가. 1981년에 이스라엘 그리고 1991년 걸프전에서 미국은 이라크의 핵시설을 파괴하였다. 핵발전소는 잠재적인 자폭 핵무기가 될 수도 있다. 또한 테러의 경우 내부에서 협조를 한다면 핵반응로의 노심 파괴도 가능하지 않을까?

   핵반응로의 수명은 또 어떤가? 인간이 만든 모든 기계는 수명이 있다. 전 세계 핵발전소의 실제 평균 수명은 25.8년으로 알려져 있다. 기계적 수명이 이미 끝났음에도 경제적인 이유로 연장해서 사용하고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 먹다 배탈이 나면 그 한 사람의 문제이지만 수명이 지난 핵발전소를 사용하다 잘못되면 수많은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

   핵반응로의 사고 확률을 알아보자. 핵발전소를 처음으로 세운 1954년(소련 오브닌스크) 이후로 매해 핵반응로의 수를 모두 더한 수를 ‘로년’이라고 한다. 2013년 기준으로 12000로년이다. 이중 6개에서 큰 사고가 났으니 2000로년에 1개 꼴로 큰 핵사고가 난 것이다.

   전 세계의 핵반응로 430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사고 확률[김윤정&조성진, 2013]은 아래 표와 같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준으로 운영 중인 핵반응로의 대규모 방출 사고에 대한 안전 목표는 10만 로·년에 한 번 꼴로 사고 날 수 있는 10^-5이다. 현재 전 세계 핵반응로 430기를 기준으로 한다면 


10만(로·년)/430(로) = 232.6년


으로 약 233년에 한 번 꼴로 큰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세계 핵발전소 운전 실적의 경우 14353로·년에 5번의 사고가 발생하여 


14353(로·년)/5/430(로) = 6.7년


약 7년에 한 번 꼴로 사고가 발생했다. 후쿠시마의 경우 점검 중 폭발한 4호기 1기도 포함하면 이 기간은 6년으로 더 줄어든다.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는 대단히 큰 규모의 핵발전 사고가 60년에 6번이나 사고가 발생하여 10년에 하나 꼴로 터진 셈으로 보아 앞으로 10~20년 내로 또 1개가 터질 것을 예상한다. 실질적으로 2013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의 핵발전소 444개 중 6개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하여 1.35%의 사고 확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계산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에 있는 현재 24개의 핵반응로에서 하나라도 사고가 나지 않을 확률은 (1-0.0135)^24 = 0.72이 되어 심각한 사고가 날 확률은 28%에 가깝다.[김익중] 결코 좌시할 수 없는 확률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 현재 24기의 핵반응로를 갖고 있으며 지진 6.5에 버틸 수 있게 설계하였다고 한다. 다음 그림은 이중 고리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나면 예상되는 대피 소요시간이다. 중요한 것은 반경 30킬로미터 이내에 380만 명 가량 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핵발전소가 도시에 가장 밀집한 나라로, 만일 한국에서 후쿠시마 핵발전소와 같은 사고가 나면 약 2492조 원의 피해 발생한다고 한다. 부산 고리 핵발전소의 경우 반경 30km 내에 거주하는 인구가 380만 명 정도 후쿠시마보다 25배나 많아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게 된다. 아마도 나라의 존립이 위태롭게 될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중국의 핵발전소 대부분이 중국의 동해 즉 우리의 서해 쪽에 있다는 것이다. 현재 47기나 운영 중이며 11기를 더 건설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폐쇄성으로 중국 내 핵발전소의 여러 사고에 대하여 우리는 자세히 알 수 없다. 만일 이중 우리 서해안과 가까운 곳에서 하나라도 사고가 나면 편서풍의 영향으로 방사선 낙진이 바로 한반도로 몰려올 것은 뻔한 사실이다. 이처럼 중국의 핵발전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잠재적인 요소가 된다. 중국에서 핵사고가 나면 과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존립할 수 있을까? 국내의 핵발전소보다 중국 내 핵발전소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하는 이유이다.

핵발전은 사양산업


   핵발전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당장 경제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사고로 인한 미래의 사회적 비용을 발전 단가에 산정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다른 발전에 비해 단가가 가장 저렴하다. 게다가 친환경이란 이미지도 보탤 수 있다. 당장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나가지 않으니까. 

   경제적 이익만 얻으려고 그 위험하다는 핵발전소를 지을까? 핵발전을 하고 남은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무기의 주재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핵발전소는 ‘평화를 표방한 군사시설’이라 한다. 전쟁이 나면 폭격 1순위가 된다. 일본은 핵무기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플루토늄은 많이 갖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무기를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다.

   핵발전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신화 같은 말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핵발전소는 절대 사고가 나지 않는 안전한 것이며, 그래서 경제성에 있어서 다른 발전소보다 월등히 좋다”는 것이다. 즉 매우 안전하며 발전단가가 가장 작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 주장에는 말 그대로 ‘사고가 나지 않으면’이란 가정이 있다. 말 그대로 신화일 뿐이며 그저 믿어달라는 것이다. 핵발전은 종교가 아니다.

   각종 통계를 보면 핵발전은 이미 사양 산업에 들어섰다. 핵발전의 원료가 되는 우라늄도 마냥 생산되는 것이 아니다. 40년 안에 고갈된다고 한다. 핵발전은 그동안 사고로 인해 위험에 대한 안전 규제가 계속 강화되어 이로 인한 유지 및 보수 비용이 감당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태양발전과 같은 재생 에너지의 비용은 기술의 발달에 의하여 점차 저렴해져 2020년 중후반부터 역전된다고 한다. 거기에 핵발전소의 건설과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적 요소와 같은 사회적 비용을 포함하면 발전 단가는 엄청 상승한다. 지금 발전단가가 저렴하다는 것은 그러한 것을 고의로 산정하지 않아 나온 결과로 사기나 다름없다. 핵발전의 연료비는 저렴하다고 하나 사고위험비용 등 사회적 비용이 반영되면 발전단가는 크게 오른다는 뜻이다.

   다음 그래프는 전 세계 원자력 생산과 설비 용량을 그래프 화한 것이다. 원자력의 비중이 계속 떨어지고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재생 에너지의 용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핵발전은 사양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 사고 이후 신규 핵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지 않으며, 독일은 2023년 이후 모든 핵발전소를 정지하는 탈핵국가를 선언했다. 일본 역시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모든 핵발전소의 공급을 백지화하였다. 핵발전의 비중은 1996년 17.3%을 정점으로 2017년 10.3%로 떨어졌고, 가동 중인 핵반응로는 2002년 총 438기에서 현재 413개로 떨어졌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핵발전은 이미 재생에너지보다 뒤처지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앞으로 유망한 산업이 될 것이고 핵발전은 이미 세계적으로 사양산업에 접어들었다. 

     

기댓값으로 본 사회적 비용


   기댓값이란 어떤 일이 나올 확률에 그것이 나오면 얻는 가격을 곱한 것이다. 예를 들면 주사위 던지기 놀이에서 주사위를 한번 던졌을 때 1이 나올 확률은 1/6이다. 왜냐하면 서로 다른  6개 중 하나가 나오기 때문이다. 만일 1이 나오면 내가 6만 원을 받고 다른 수가 나오면 그 돈을 잃는다고 하자. 그러면 주사위를 한번 던질 때 내가 기대할 수 있는 값인 기댓값은 6만 원에 1/6을 곱한 1만 원이 된다. 따라서 판돈을 2만 원 내고 이 게임을 하면 손해이고, 1만 원이면 그냥 즐겨볼 만하고, 5천 원이면 딸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동전 던지기라면 앞면이나 뒷면이 나올 확률은 똑같이 1/2이다. 그러므로 앞면이 나오면 10만 원을 받는다고 했을 때 그 기댓값은 5만 원이 된다. 그러므로 판돈 7만 원을 내고 게임을 하면 잃을 가능성이 많고 3만 원을 내고 하면 딸 가능성이 높다. 또한 상금 10억 원인 1등을 뽐을 확률이 100만 분의 1인 복권의 기댓값은 1000원이다. 따라서 복권이 5천 원이면 안 사는 것이 좋고 500원이면 사는 것이 이익일 수 있겠다.

   이 기댓값은 사회적 비용에도 적용할 수 있다. 사회적 비용이란 환경파괴에 의해 일어나는 사회적인 손실을 비용 개념으로 나타낸 것으로 ‘사적 기업가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이 곤란한 모든 유해한 결과나 손실’을 말한다. 예를 들어 후쿠시마 핵발전 사고로 인한 엄청난 피해를 사기업인 도쿄전력에 현실적으로 모두 책임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면 결국 그 손실은 세금으로 메꾸어야 한다. 그래서 이러한 비용을 사전에 산정해 그 비용을 단가에 넣자는 것이다. 이처럼 석탄, 석유, 핵, 재생 에너지 등 각 발전원의 경제성을 비교하기 위해 현재 발전원가에 포함되지 않은 다양한 외부 비용을 반영한 지표를 균등화발전비용(Levelized Cost Of Energy)이라고 한다. 현재 국제 공인 계산 방식인 이 비용으로 단가를 산정하면 핵발전은 당연히 단가가 올라가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만일 그 비용을 단가에 산정하지 않으면 결국 사기업의 이익을 위해 모든 국민이 그 불이익을 책임져야 하는 불공정성이 대두된다. 환경파괴와 같은 사회적 비용이 점차 커져가는 것을 간과하여 오직 높은 성장률만 내세운다면 비극적인 환경파괴를 막을 길이 없다. 상품의 가격에 그 비용을 넣어야 겉으로만 성장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사회적 비용에는 수명이 다 된 노후 핵발전소를 해체할 때 드는 막대한 폐로 비용도 포함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있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안전비용과 페로비용을 발전 단가에 산정하지 않아 결정된 저렴한 전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만일에 생기는 막대한 손해비용을 전혀 혜택을 보지 못한 후대에게 떠넘기게 되는 매우 비윤리적인 일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인지 오스트리아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핵발전소를 완공하고도 안전 문제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발전단가의 세부 항목을 알기 어렵다고 한다. 공기업인 한국전력에서 각 발전원별에 대한 단가의 자세한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또한 핵발전 단가의 대부분은 설계수명 연한인 40년간 연평균 80%로 가동을 한 뒤 폐로 한다는 가정 아래 외부비용과 같은 사회적 비용을 제외하거나 축소하여 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무책임하게 핵발전으로 생산된 전기의 단가가 가장 싸다고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핵발전소의 핵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지극히 낮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무리 확률이 작다고 해도 그 피해 규모가 천문학적이면 그 기댓값도 천문학적이다. 당신은 당신의 목숨 값으로 얼마를 산정하면 목숨을 내놓을 것인가? 사회적 비용을 계산하려면 필연적으로 환경 훼손 비용이나 사람 목숨 값을 산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 수치는 비용을 산정하는 자들이 처한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모두의 생명은 똑같이 고귀하지만 보험에서 산정하는 목숨 값은 그렇지 않다. 누구는 싸고 누구는 비싸다. 따라서 공정하지 못하다. 그래서 제안한다. 여러분이 스스로 계산한 자신의 목숨 값을 국제원자력기구가 주장하는 엄청나게 작은 확률 10^-5에 곱해 보라.


 당신 목숨에 대한 기댓값 =  10^-5 x 목숨 값


이것만 주면 사고로 죽어도 여한이 없겠는가? 단 당신은 가족도 없다.

     

핵발전은 소탐대실


   여기 친환경 회사가 있다고 하자. 가칭 ‘녹색 광산&산림 개발 주식회사’이라고 하자. 출자금 10억으로 시작했으나 지난 30년간 사회의 기여도가 3조 원이나 되고 법에 명시된 모든 친환경 조치를 한 후 폐업하였다고 하자. 폐업까지 출자금에 대한 순이익 600억이나 된다.

   이상으로 보면 매우 성공적인 투자이고 바람직한 기업 모델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났다. 폐업 후 언제부턴가 침출수와 유독가스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이다. 주변의 냇가, 강, 지하수는 모두 오염되어 논밭과 산림 모두가 황폐화되었다. 물의 오염과 가스 중독 등으로 암이 발생하여 많은 주민들이 사망하거나 질환을 앓게 되었다. 특 그 병은 대를 이어 발생하는 유전병이 되었다. 결국 주민 대다수는 이주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로 인한 손해비용이 4조 원이나 되지만 그 비용은 해가 지날수록 더욱 증가한다. 이래도 이 회사를 설립한 것이 바람직한 것을 보겠는가?

   미시적으로 보면 운영 당시 고용인들과 그 주변인 그리고 사회에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였다. 폐업까지 투자가 및 주주의 이익도 매우 컸다. 그러나 피해 발생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해 그 비용을 상품의 단가에 포함하지 못했다. 폐업 후 예상하지 못한 환경훼손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게 되어 결과적으로


환경 파괴로 인한 이득 < 환경 파괴로 인한 피해비용


이 되었다, ‘녹색 탄광&산림 개발 주식회사’ 설립과 운영은 사회의 이익에 부합한가?

   앞서 방사선에 관련된 수학적 모델에서 보았듯이 핵발전을 하기 위해 우리가 일부러 만들어낸 방사선은 저절로 줄어드는 데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더구나 지속적으로 사람들을 포함한 동식물을 죽이고 지구 전체의 생태계를 파괴한다. 그로 인한 피해액은 기댓값에서 보듯이 아무리 사고 날 확률이 작더라도 피해 자체가 산정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 크기 때문에 기대되는 피해는 우리가 핵발전으로 얻은 이익을 상회한다.

   핵발전소가 아무리 확률이 낮은 사건에 견딜 수 있게 설계되었다고는 하나 발생 확률 자체의 신뢰성이 점차 떨어진다. 왜냐하면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의 데이터로 예측하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가뭄이 더 많이 발생하여 산불이 자주 발생할 뿐 아니라 폭우도 더 자주 발생해 홍수가 나고 이는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주로 물가에 있는 핵발전소에 큰 영향을 미쳐 방사선 물질이 더 확산될 수 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핵발전소는 잠재적인 테러에 노출되었다. 기존의 대부분 핵발전소는 대형 여객기의 충돌에 안전하지 않다. 특히 노후된 발전소에서 테러가 발생하면 매우 위험하다. 테러리스트들은 드론을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심각한 기후변화에 따른 외부 위험이나 테러로 인한 증가하는 내외의 위험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현재 핵발전소를 영구 정지하는 것뿐이다. 

   핵발전은 매우 반환경적이고 소수의 이익과 다수의 고통을 강요하는 가장 비효율적인 방식이다. 또한 사회적 비용을 추가하면 핵발전은 실질적으로 발전 단가가 가장 비싼 발전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세계 제1위의 핵발전소가 밀집한 나라이다. 만에 하나 사고가 난다면 국가의 존폐 위기가 온다. 우리나라와 어깨를 겨루는 독일,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 그리고 타이완은 이미 탈핵을 결정한 나라들이다. 탈원전은 세계의 흐름에 맞는 옳은 방향이고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핵 관련자들이 핵발전의 위험성은 충분히 기술적으로 제어할 수 있고 에너지 보급에 있어서 핵발전 이외에 대안이 없어 핵발전을 찬성하지만, 충분히 기술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일단 핵사고가 나면 수습하기 어렵고 탈원전으로 인한 발전의 부족한 분은 수력, 바이오매스, 지열,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다. 탈원전으로 인한 편익은 탈원전으로 인해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건설하고 유지하는 비용보다 훨씬 크다. 재생에너지는 한곳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닌 여러 지역에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며, 아울러 원료를 수입할 필요 없는 국산 에너지이고 온실가스 배출도 없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력의 손실을 줄이고 스스로 소비를 줄이게 해야 한다. 절약 없이 무작정 소비만 하다가는 유한한 이 지구 생태계는 절단이 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핵발전은 소탐대실의 전형적인 예이다.

   현재 아무리 핵이 유용하다 할지라도 핵발전에 드는 비용이 막대하고 또한 그 위험을 통제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또한 핵발전은 방사성 폐기물을 만들어 낼 뿐 아니라 뜨거워진 냉각수를 배출하며 발생하는 열로 인한 오염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녹색기술조차 되지 않아 유엔에서 정한 지속 가능한 기술이 아니다. 왜냐하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순환되어야 하는데 핵발전으로 발생하는 방사선을 먹고사는 생명체는 지구 상에 없기 때문이다. 미래에도 핵과 인류가 함께 공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안자이 이쿠로 박사는 다음과 같이 묻는다. “현 세대가 풍족한 생활을 위해 핵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동의 여부조차 물을 수 없는 수많은 미래 세대에게 측정할 수 없는 위험을 떠넘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있는 일인가?”[장욱식]

   그러면 왜 이렇게 환경을 파괴하며 이익을 창출하는 일이 벌어지는 근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환경파괴로 인해 이익을 보는 집단과 피해를 보는 집단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고, 둘째는 이익을 보는 시기와 피해를 보는 시기가 큰 시차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환경파괴로 인한 이익 창출은 조작 수사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는다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사 및 읽을거리


김윤정, 조성진, “추가안전대책비용, 사고위험대응비용의 외부비용을 반영한 원전비용 추정 연구”, 자원환경경제연구 제22권 제2호, 2013

김익중, 『한국탈핵』, 2013, 한티재

김해창, 『원자력발전의 사회적 비용』, 2018, 미세움

김형걸, 『핵이라는 이름의 청구서』, 2020, 북랩

장욱식, 『흥미진진 핵의 세계사』, 2020, 갈마바람

        『핵과 인간』, 2018, 서해문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 2013,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앤드류 레더바로우, 『체르노빌』, 2019, 브레인스토어

조성진, “원자력발전 외부비용의 이해”, 2015년 9월 4일

Oda Becker, “노후원전의 수명연장 및 장기운전에 따른 위험”, 2019년 10월 29일, 서울

경향신문 2018.10.3 “후쿠시마 같은 원전 사고 발생 땐 손해비용 최대 2492조”, 

                   “싸고 깨끗한 원전 이면엔 천문학적 ... 태양광과 비용 역전 가능성”

         2018.12.7 “원전 멸종되어 가는데” 

한겨레신문 2017.6.7 “국내 원전 운영 현황”

           2017.10.12. “일그러진 계산법”

연합뉴스 2017.10.31. “2025~30년이면 핵발전 단가가 태양광보다 비싸진다”

프레시안 2020.12.21. “핵발전소, 이미 알지만 말하지 않고 있는 것들”

국제신문 2019.6.13. “원전발전단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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