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계획은 왜 했었는가?
가족계획
인구가 늘어나고, 특히 도시에 인구가 밀집하면서 인구의 예측은 대단히 큰 사회적 관심사가 되었다. 인구의 증가 및 감소는 사회의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인구가 증가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먹을거리일 것이다. 인구 증가에 따라서 먹을거리도 증가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생긴다. 그뿐 아니라 아동의 증가에 따른 학교의 증설도 필요하고 향후에 그들이 독립할 때를 대비해 그들이 살 집도 증가해야 한다. 인구의 증가로 인구의 이동이 많아져 도로 건설도 필요하고 에너지 소비도 많아져 발전소 건설도 필요하다. 이러한 시설을 만들려면 자연환경의 파괴를 막을 수 없다. 그러다 인구가 줄어들면 복구가 힘들 정도로 자연을 파괴해가며 만든 기존의 많은 시설은 거의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있다.
이미 18세기에 영국의 경제학자 맬서스(T. Malthus, 1766~1834)는 이 문제를 강조하여 맬서스의 법칙을 발표했다. 이 법칙의 요지는 앞으로 인구는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먹을거리는 천천히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래의 어느 시점이 되면 식량이 부족해져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가 있으니 그 이전에 이를 막기 위해 산아제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많은 나라에서는 아이를 가능한 적게 낳는 가족계획을 도입했다. 이른바 저출산 정책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군사독재 정부의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강력한 가족계획이 시행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30대 이후에서 60대 이전의 세대는 이에 따른 국가의 산아제한 정책에 따라 출생되었다. 처음엔 셋 낳기 운동을 하더니, 이어 아들 딸 가리지 않고 둘 만 낳게 되었고 이것이 더 심해져 심지어 하나만 낳기 운동도 벌어졌다. 만일 아이를 그 이상 낳으면 차별과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그 결과 비록 낙태가 불법이긴 하지만 사문화되어 무분별한 낙태가 암암리에 시행되었고, 이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완성되기도 전에 사라졌다. 따라서 적절한 피임을 하지 않거나 피임에 실패한 많은 가정은 대부분 낙태의 경험을 갖게 되었다.
21세기에 이르러 그동안 누적된 과학의 발전에 따라 먹을거리도 인구의 증가 못지않게 생산되어 맬서스의 이론대로 되지는 않았다. 먹을거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양육비가 너무 들어 오히려 출산이 감소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우리나라도 인구 증가가 너무 둔화되어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면 인구가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 되면 노령인구는 증가하고 젊은이들은 줄어든다. 세금은 충분히 걷히지 않아 노인을 포함한 사회복지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다. 남아도는 부동산으로 거의 모든 부동산은 폭락할 것이며 연금수혜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정부는 저출산 정책을 포기하고 다자녀 갖자는 가족계획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저출산 정책이 성장으로 가는 최고의 선 인양 한 자녀만 갖자고 그렇게 돈 들여 홍보하더니 이제는 다시 아이를 많이 낳자고 돈 들여가며 홍보한다. 그러나 갈수록 출산율은 떨어질 뿐 아니라 아예 결혼조차 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구의 변화와 맬서스의 법칙
시간에 따라 개체의 수는 달라진다. 또한 특정한 같은 시간에 서로 다른 개체수가 동시에 생길 수는 없다. 이러한 현상을 수학에서는 함수라고 한다. 그러므로 시간에 따른 개체의 수는 함수가 된다. 기호를 사용하여 시간(t)에 따른 한 개체의 수를 p(t)라고 하자. 일반적으로 개체수가 많으면 출생하는 비율도 늘어난다. 개체수가 늘어나는 비율은 개체수를 시간에 대해 미분하여 구할 수 있다. 즉 dp/dt이다. 개체수가 늘어나는 비율은 현재의 개체 수에 비례하므로 다음과 같은 수식이 성립한다.
dp/dt=k1p
여기서 출생률 k1은 양수이다. 처음 개체수를 p0라고 하면 이 문제의 수학적 모델은 다음과 같다.
dp/dt=k1p, p(0)=p0
사람의 경우 오직 자연사만 인정한다면 사망률 k2 역시 현재 인구에 비례한다. 사망은 인구를 감소하게 하므로 인구의 증가율은 출생률에서 사망률을 뺀
dp/dt=k1p-k2p=(k1-k2)p
이다. 편의를 위하여 k=k1-k2라 하면 이 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간단히 표시된다. 이를 맬서스 모델이라고 한다.
dp/dt=kp, p(0)=p0
여기서 k가 음수이면 늘어나는 비율이 음수가 되어 개체의 수는 줄어들고, 0이면 변화가 없고 그리고 양수이면 늘어난다. 이 방정식의 해는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p(t)=p0e^(kt)
위 함수 p(t)에 t=0을 대입하면, 즉 p(0)=p0이다. 미분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위 함수를 미분해 보라. 그러면 p’(t)=kp임을 알 수 있다. 모르면 그냥 넘어가자. 결과가 중요하니까!
k가 양수이면 시간(t)이 지남에 따라 개체의 수 p(t)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리 증가한다. 개체의 수를 나타내는 이 함수는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반해 필요한 식량은 천천히 늘어나므로 인구 증가를 막지 못하면 큰 사회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인구의 변화와 베르훌스트의 법칙
맬서스의 법칙을 나오게 한 방정식에서는 너무도 많은 조건을 무시했다. 인구가 증가하는 요인은 출생 하나로 볼 수 있지만 인구가 감소하는 요인인 사망은 그 종류가 너무도 많다. 그러나 맬서스의 법칙은 인구가 감소하는 요인으로 오직 자연사만 인정했다. 이에 조건을 하나 더 추가해보자.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오는 경쟁관계에 의해 사망하는 경우이다. 둘 만 있다고 가정하면 둘 사이에 오는 관계는 너와 나 하나뿐이다. 셋이 있으면 셋 중 둘이 경쟁하는 관계가 세 가지가 있다. 현재의 개체수를 라고 하면 각각의 두 개체 사이의 경쟁관계는 p(p-1)/2개 있다. 이러한 경쟁관계에 비례하여 사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다음 조건이 감소 요인으로 추가된다.
k3p(p-1)/2
이 조건을 맬서스 모델에 추가하면 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변한다.
dp/dt=kp-k3p(p-1)/2p, p(0)=p0
이므로 그리고 라고 하면 이 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단순하게 표현할 수 있다.
dp/dt=p(a-bp), p(0)=p0
이 방정식을 베르훌스트 모델이라 하며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해는 다음과 같다.
p(t)= ap0/[bp0 +(a-bp0)e^(-at)]
이 해를 로지스틱 함수라 한다. 맬서스 모델과 비교하면 매우 복잡하다. 맬서스 모델은 선형이라 하고 베르훌스트 모델은 비선형이라 한다. 로지스틱 함수를 어떻게 구하는지는 좀 복잡하니 넘어가고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보자.
a는 양수이므로 시간 t가 점점 지날수록 e^(-at)가 매우 빠른 속도로 작아지므로 분모에 있는 (a-bp0)e^(-at)는 0으로 가까이 간다. 그러므로 p(t)는 시간 t가 점점 커질수록 a/b에 가까이 간다. 그것도 a/b보다 작은 쪽에서 a/b에 가까이 가므로 개체 수는 a/b보다 클 수 없다. 이 수를 균형개체수라 한다. 다음 그림은 a/b가 처음 개체 수 p0보다 클 때 개체수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 방정식은 1840년 베르훌스트(P. F. Verhulst)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되었다. 좀 더 정확한 개체수의 모델을 구하려면 전쟁, 이민, 기술변화, 다양한 나이 대의 암컷의 수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임신할 수 있는 암컷의 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맬서스와 베르훌스트의 법칙에 따른 인구 증가 예측
인구 증가에 있어서 맬서스와 베르훌스트의 법칙이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 살펴보자. 다음 표는 통계청 자료로 1960년부터 2030년까지 5년 단위의 우리나라 인구와 그 예상치이다.
표에 의하면 1960년 우리나라의 인구는 2501만 명이고 1970년에는 3224만, 1980년은 3812만 명이었다. 이 자료에 근거하여 맬서스의 모델과 베르훌스트의 모델을 이용한 인구를 예측해보자.
맬서스의 모델에는 두 개의 조건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초기치 p(0)=2501과 20년 후 인구 p(20)=3812를 기준으로 맬서스의 모델을 적용해 보자. 그러면 상수 k=0.021073이 된다. 따라서 p(t)=2501*e^(0.021073t)로 인구는 한정 없이 늘어난다.
베르훌스트의 모델은 세 개의 조건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초기치 p(0)=2501와 10년 후 p(10)=3224, 그리고 20년 후 인구 p(20)=3812를 기준으로 베르훌스트의 모델을 적용해 보자. 그러면 a=0.06281456, b=0.00001304을 얻어
p(t)=157.09921/(0.03261304 +0.03020152e^-(0.06281456t))
이 되고 인구는 a/b=4817로 점점 증가한다. 따라서 인구는 궁극적으로 4817만 명이 된다.
맬서스의 모델과 베르훌스트의 모델의 해를 이용하여 구한 인구 예상치는 다음 표와 그래프와 같다. 맬서스의 모델보다는 베르훌스트의 모델이 훨씬 통계청 자료에 잘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통계청이 맬서스의 이론에 근거해 인구를 예상한다면 우리 사회는 파국으로 갈 수 있다.
인구 소멸 위기
영구히 갈 것 같은 가족계획은 뒤집어졌다. 맬서스의 이론대로 진행될 것 같았으나 과학의 발달로 식량 역시 그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을 정도로 증가하였다. 지구 상에 식량이 모자라 굶는 사람이 많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나눔이 불공정하여 굶어 죽는 사람들이 생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 같은 인구는 다양한 이유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수십 년간 가족계획을 한 우리나라는 이제 다자녀 갖기를 정책으로 삼고 있다. 아이가 많은 것은 망국의 길이며 아이를 ‘적게 낳자’고 그렇게 열심히 홍보하더니 이제는 ‘많이 낳자’로 둔갑하였다. 이제는 아이를 적게 낳는 것이 망국의 길인가? 그동안 가족계획을 뒷받침한 이론들이 이제 모두 반대로 향하고 있다. 어떤 것이 진실인가?
우리나라의 인구는 이제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인구 감소는 의학의 발달로 인한 사망률 감소의 영향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저조한 출산율에서 비롯된다. 왜 출산율이 감소했을까?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그만큼 애 키우고 살기가 빡빡해진 탓 아닐까? 물질문명은 극도라 발전했지만 소비를 지향하는 사회가 되다 보니 소비할 것이 너무 많아졌다. 대표적인 것이 감당하기 어려운 사교육비와 소유하기 힘들 정도의 주택비 상승에 있다. 이 두 가지만 해결해도 아이를 안 낳을 이유가 없다. 얼마나 생활이 절박하면 본능에 가까운 출산을 기피할까?
그동안 엄청난 예산이 출산율 제고에 쓰였지만 결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그 예산을 사용 안 했다면 그보다 더 나빠졌을까? 예산의 여부와 관계없이 출산율은 떨어졌을 것이다. 예산은 그 목적을 집행하기 위한 행정과 같은 부대비용으로 많은 부분이 사용되었거나 실질적 혜택이 일회성으로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 나라 돈은 먼저 먹는 놈이 임자 아니던가?
그 결과 이제는 1명 이하로 떨어졌다. 즉 부부가 한 명도 채 낳지 않는다는 뜻이다. 농촌 인구는 도시로 집중되고 마을은 소멸되고 있다. 지방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정책은 이를 제대로 뒷받침하고 있지 못하다. 늘 수도권은 비대해져 그 결과 수도권의 부동산은 치솟고 젊은이들은 부모의 도움이 없으면 집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대다수의 평범한 가정의 젊은이들은 결혼하기 매우 어려워졌고, 어렵사리 결혼을 한다 해도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한다.
더욱이 가임 여성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어 출산율과 출생아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그 결과 이 사회는 고령사회에 들어갔고 조만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됨을 예상하고 있다.
그 결과 인구 집중이 높은 수도권 및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 시골의 읍면동의 마을들은 소멸될 위기에 처해지게 된다. 이대로 방치되면 크지도 않은 우리나라의 인구는 일부 도시로 집중되어 대단히 큰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인구의 집중을 막고 지방을 활성화하는 정책이 출산율 제고보다도 더 중요한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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