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함께 일하고 싶은가?

by 고요지안

“9시부터 시작 예정이니 20~30분 전에는 도착해 주셨으면 합니다.”


인사팀 담당자는 혹시라도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당부 전화를 걸어왔다.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늘 조심스럽고 많은 준비가 필요한 순간이 바로 채용면접이다. 오늘은 신입직원 채용을 위한 면접이 있는 날로, 총 35명을 인터뷰해야 한다. 며칠에 걸쳐 진행되는 면접 일정 중에서도 내가 담당하는 업무 면접이 오늘 하루에 몰려 있어, 하루 종일 이어지는 강행군이 예정되어 있다.


해외여행을 떠나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하면, 탑승객들 사이에서 여행을 앞둔 기대감을 표현하듯 묘한 에너지가 느껴지곤 한다. 면접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기류를 느낄 수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전자가 설렘에서 비롯되어 시간이 오래 지속되길 바라는 감정이라면, 후자는 긴장과 부담감 속에서 하루가 무사히, 그리고 빨리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심정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면접 진행 시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긴장을 풀게 한 후, 행동사례면접(BEI, Behavior Event Interview)과 심층 질문방법인 STAR(Situation, Task, Action, Result) 기법을 활용해 질문을 한다.


행동사례면접(BEI, Behavior Event Interview)은

과거 1~2년 이내에 실제로 추진했던 어떠한 일(Event) 중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의 면접이다.


그리고 STAR(Situation, Task, Action, Result) 기법은

S : 당신이 처해 있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T : 수행한 과제나 과업이 무엇인지 설명을 한 후

A : 어떻게 대응을 하였는지, 어떤 방식을 취했는지

R : 그리고 그 행동의 결과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즉, BEI를 통해 어떤 사실정보를 수집하고, STAR 방식으로 집중 질문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원자에게 최종 자기표현의 기회를 제공하며 마무리를 한다.


분명한 점은 실무진 면접의 평가는 결국 “누구와 함께 일하고 싶은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면접은 구직자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지만, 이를 진행해야 하는 실무진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되는 시간이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인원을 선별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부담은 오랜 시간 준비하고 노력해 온 구직자의 과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평가해 버리는 실수를 범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구직자를 결코 가볍게 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매년 느끼는 일이지만, 해가 갈수록 구직자들의 이력과 경험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고, 순수한 졸업예정자를 찾기는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원자 대부분은 저연차 경력자의 이직이거나, 6개월 이상 취업 준비 기간을 거친 경우를 보이며 그 비중 또한 해마다 늘어나는 듯하다. 실제로 이번 면접에서 올곧은 졸업예정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많아야 5명 내외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대부분은 석사 학위 소지자로, 취업을 위해 불가피하게 학업을 이어온 것은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같은 현실은 구직자들이 겪고 있는 취업의 어려움과 고충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지금쯤이면 실무진 면접 결과가 구직자들에게도 전달되었을 것이다. 예전에 내가 취업 준비를 하던 시절에는 면접 결과를 별도로 안내받는 절차가 없어, 몇 날 며칠을 기다리다 결국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의 막막한 마음이 어떤 것인지 지금도 잘 알고 있다.

다행히 요즘은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결과를 안내받을 수 있다고 하니, 그 점 만큼은 참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오늘 면접을 본 구직자들이 다음 관문도 무사히 통과해, 함께 일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함께 일하게 되었으면 합니다."


면접을 마무리하며 했던 그 말이 기억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