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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마 : 뉴 노르딕 퀴진의 비밀>

by 골방우주나

*해석은 개인의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의 영화 리뷰는 [노마: 뉴 노르딕 퀴진의 비밀]이다. 피에르 디챔프스(피에르 데셤프스:Pierre Deschamps) 감독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다. 처음으로 CGV의 '시네마톡'이라는 행사에 참여해 영화가 끝난 뒤 여러 이야기들을 들었는데, 현직 셰프인 장진모 셰프, 황혜림 필름 프로그래머와 영화에 관련된 음식과 레스토랑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일단 영화 소개를 하자면 [노마 : 뉴 노르딕 퀴진의 비밀]은 장편 다큐이고 레스토랑 노마(NOMA)의 설립자이자 수석 셰프인 르네 레드제피에 관한 이야기다. '노마'는 르네만큼, 아니 더 유명한 레스토랑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고, NOrdisk MAd(북유럽의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이다. 노마엔 연간 100만 건 이상의 예약 전화가 걸려온다고 한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고 점심엔 45명, 저녁엔 45명을 받으니 예약이 어려운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영화를 통해 재미를 얻고자 하는 분들은 추천하지 않는 영화이다. 장편 다큐의 특성상 '영화적'인 부분이 적고, 먹방이나 쿡방을 원하는 관객이 바라는, 새롭고 다채롭고 아름다운 요리들은 잠깐잠깐 눈요기로 지나간다. 이 장편 다큐는 르네 레드제피라는 요리사의 철학과 가치관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그에 보내는 찬사와도 같다. 다시 말해서 만약 당신이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요리나 요리가 만들어지는 과정보다 르네의 얼굴을 더 자주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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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나 보이는데..?

위 사진에서 르네를 '미식혁명가'라고 칭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론 미식 혁명가라기보단 미식 세계의 혁명가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린다. 르네는 뉴 노르딕 퀴진이라는 새로운 베이스를 만든 사람이다. 서양 요리의 대부분이 프랑스 요리에 빚을 지고 산다는 흔한 말에서 벗어난, '북유럽적임'은 그 자체만으로 '뉴'하다. 노르딕 퀴진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확보함과 동시에 그 영역의 가장 선두주자에 있는 것이 르네일 것이다. 그렇기에 르네의 음식은 특별하고, 상식을 뛰어넘는다. 기존의 세계의 규칙과는 다른 것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다큐에서도 잠깐 언급되지만, 노마는 세계를 반역한 힘든 시기를 지났다고 한다. 노마가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에서 1등을 한건 2010년. 2004년에 문을 연 노마는 6년간의 시간 동안 엄청난 욕을 먹어왔다고 한다. 이 장편 다큐는 2010년 이후를 다루고 있지만 6년이란 고난의 시간을 어떻게 버텨왔는가에 대한 해답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 르네의 가치관과 생각, 그의 말과 행동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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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이름 모를 식물이 가득한 노마의 접시(dish)

*주의 : 아래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내용이나 주요대사에 대한 글이 있습니다



르네의 요리 철학을 간략하게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노르딕 에센스를 만들고 지키자.

뉴 노르딕 퀴진이라는 말을 내걸었을 만큼, 노르딕, 북유럽의 요리는 정체성을 가지지 못한 채 서유럽의 음식 문화에 이끌리다시피했다.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으며 르네는 스스로 파인 다이닝, 좋은 요리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대답은 레스토랑 노마로 이어진다.

계절을 보여주는 밥상,

제철의 신선한 식재료,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식재료에 대한 탐구와 실험,

기존의 요리 방식을 깨부수는 새로운 방식의 요리들.


식재료가 신선하고, 계절을 알만하다는 것은 레스토랑에서 가까운 식재료여야 한다는 말이다. 더욱이 북유럽 요리를 지향하는 노마에선 북유럽의 식재료가 들어오게 된다. 로컬한 푸드, 특정 계절과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요리들은 특이한 미감을 자극한다. 먹어보았던 재료라도 새로움을 가지게끔 하고 그 자체로 특이함을 지니게 된다. 그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요리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 발견하거나,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들은 다양한 탐구, 실험과 어우러져 새로운 방식으로 조리된다. 자유로운 토론과 협의가 가능한 르네와 다른 셰프들 간의 의사소통에서 말이다. 매주 실험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새로운 요리 방식과 요리들을 내놓고 서로 평가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모두 실현해내고 그것이 가지는 개성이 요리에 자연스레 드러나게 된다. 개성은 노마의 요리들을 다시 한번 특이하게 만든다.

%C0%BD%BD%C44.jpg?type=w1 개미 머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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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가 주는 가장 강렬한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기존의 규칙을 깨는 새로운 방식과 생각이 혁신을 나아가 세계의 인식을 바꿀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런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하게 밀어붙여야 멋진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르네는 뉴 노르딕 퀴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깔끔하게 정리했고 확고하게 밀어붙였다. 6년이라는 레스토랑에 파리가 날리고, 평론가와 언론인들이 하는 욕들도 감내했다. 그러나 자신의 확신을 물리지 않았고 수많은 실패들 위에 당당히 그리고 갑자기 성공한다. 그의 말처럼.

그리곤 어느 날 갑자기 쾅! 하는 거죠.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에서 1위를 하다가 단 1년 2위로 떨어졌다는 것과 노로바이러스 소동은 노마에게 크나큰 위기로 비쳐진다. 사실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실패다. 그러나 어떤 크고 작은 실패에도 더욱 확실히, 더욱 증진하여 나가는 르네의 정신은 프로페셔널하다. 세세한 부분에 있어 쉽게 잊거나 실수하지 않으려 언제나 노력하고 최선의 것이 아니면 내놓지 않는 르네의 단단한 성격이 기존의 규칙에 맞서는 그의 무기가 아닐까. 단단한 확신이 그의 손에 쥐어져있다. 모두가 무시하고 욕하던 그에겐 단단한 자기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노마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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