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
영화의 쿠키 영상은 1개입니다
8월의 기대작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보고 왔다. DC를 언급하면 '선례'가 되어버린 마블을 언급하는 것은 당연지사. 마블의 '악당스러운', '똘끼 넘치는' 친구들이라면 [데드풀]이나 [가디언즈오브갤럭시]를 들 수 있겠는데, 캐릭터가 가진 '똘끼'가 유쾌한 유머 코드를 유발하고 '병맛'스러움이 묻어나는 인간적인 캐릭터라는 점에서 말이다. 그러나 DC가 진짜 악당들을 데려와서 보여주는 것은 어설픈 유머 섞인 진지함이었다. 보는 내내 아쉬움이 가득한 채로 리뷰를 쓰고 있으니, 혹평이 이어질듯하다. 만약 어떤 영향도 받지 않은 채 영화를 보고 싶다면, 이 리뷰를 보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주의 : 혹평과 영화의 분위기를 담고 있습니다.
내용(스토리)은 없지만
영화의 분위기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보는 내내 할리퀸 밖에 안 보였다. 할리퀸 스핀 오프는 벌써 제작에 착수했다고 한다. DC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쫓아서 'Fast follower'의 전략을 꾸미는 것이 분명한데, 나오는 영화들이 뽑아내기 급급한 우후죽순에 불과해 보여 아쉽다. 만약 할리퀸의 스핀 오프도 그런 상업적 전략에 따른 캐릭터를 소모시켜버리는 식의 영화라면 더 이상 DC의 영화를 기대하지 않게 될듯하다. 할리퀸이라는 캐릭터는 독보적이다. 어디에도 없는 '똘끼'넘치는 말과 행동을 어디에서나 한다. 그러나 영화에선 생각보다 재기 발랄하지 못한데 그 이유는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했기 때문이다.
종합선물세트 같은 매력이 넘치길 바랐다. 악당들이 모여 개성 넘치는 파티를 꾸린다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캐릭터에 진정성을 불어넣기 위해, 캐릭터의 스토리와 변화 과정을 녹여내는 과정은 필요하다. 그러나 DC코믹스에 대해서 잘 모르는 입장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원작 코믹스의 스토리나 캐릭터의 성질 등), 유명하지 않은 여러 캐릭터들이 나오는 것이 과연 좋은 선택이었을까 한다. 예고편부터 인기를 독차지했던 할리퀸은 자기의 일을 한다. 그러나 다른 캐릭터들이 각각 돌아다니니 할리퀸의 빛나는 매력도 영화의 속도에 휩쓸리는 느낌이 강하다.
욕심을 부렸다. 제멋대로들이라도, 각각의 매력이 발산된다면 모르겠지만 악당들의 소개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쓰는 건 아닐까. 영화 내에서 악당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토크타임을 가지는 데만 러닝 타임의 1/4는 사용한다. 차라리 개개인의 능력을 빠르고 간략하고 재미있게 소개했다면 더 개성이 넘쳤을 텐데 말이다.
데드샷과 할리퀸
주의 :
아래의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 가지 메시지들이 섞여서 맥락 없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저스티스리그:돈오브저스티스]에서 본 뜬금 전개식. 악당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그것을 '악당들의 착한 면'으로 묶어내려는 시도는 괜찮았지만 차라리 릭 플레어의 통제 방식이나 애매한 아만다 월러의 입지가 섞이면서 한가지 메시지로 묶이지 못 했다. 데드샷을 물고 늘어지는 가족주의적 고민들은 악당들을 컨트롤하기 위해 나쁜 짓을 서슴지 않는 아만다 윌러의 악랄함이 더욱 부각되면 오히려 살아날 수 있었다. 딸바보인 데드샷에게 딸 얘기나 딸을 협박하는 방법 등으로 말이다. 아만다 윌러가 악랄한 캐릭터로 등장하면서도 '정의'의 편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변명을 댄다면 추후 저스티스리그의 멤버들이 아만다 윌러를 지키는 것에 동조를 해야 하나 하는 고민들이 자연스레 드러날 수 있다. 누가 영웅이고 누가 악당인지 모른다는 진중한 고민들 말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없다. 애먼 가족주의에 집착하는 결말만 보일 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나중에 별 상관이 없어진다.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통제할 명목으로 그들의 목에 나노 폭탄을 심는데 이건 정말이지 필요 없는 장치다. 아만다 윌러의 악랄함으로 언제든지 죽일 수 있다는 직접적인 위협으로 맺어지는데, 그럼 앞에서 악당들의 약점은 왜 잡은 거고 왜 그런 이야기들을 들려주는가. 악당들이 한없이 악당스럽게 행동하다가 그들이 악당 답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 관객들이 그 캐릭터에 매료되지 않을까? 조커를 잃은 뒤 비에 홀딱 젖은 채 있는 할리퀸의 모습과 같은 절망의 모습이 필요했던 것이지, 엘 디아블로를 유치하게 도발하는 모습들은 보면서 15세 이용가라서 그런가 하는 의문들을 갖게 만들었다. 차라리 진중한 질문을 던지거나, 그것도 아니면 유쾌함으로 가득 차거나.
짧은 결론, 분장팀은 열심히 했고, 작가팀은 분발이 필요하다. 할리퀸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