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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방우주나 Oct 27. 2016

참 편한 참바다 씨의 매력

영화 리뷰 [럭키]

*해석은 개인의 차이가 있습니다

 '유해진'이라는 사람이 주는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가득한 영화 [럭키]. 구수한 입담과 재치로 '명품 조연'에 등극하고 '참바다 씨'로 예능을 휘어잡더니 그만의 영화 [럭키]로 단독 주연이 된다. [극비수사], [그놈이다] 등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으나 공동 주연으로 출연했고 단독 주연 영화는 [럭키]가 처음이다. 특히 흥행면에서 단독 주연의 존재감은 두드러진다. 공동 주연을 했던 여러 영화들이 최대 100만 정도의 관객을 모았던 것에 비해 단독 주연 [럭키]는 개봉 10일 (10월 23일)만에 400만을 돌파했다.

  여러 영화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남긴 유해진은 [럭키]에서 단연 돋보인다. 이는 [럭키]를 선택하는 관객들에게 유해진의 존재감의 압도로 이어진다. 조연으로 출연하는 조윤희, 이준, 임지연의 역할은 극 중에서 작지 않지만 그마저도 유해진의 주연에 힘을 더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영화 내외적으로 모두 유해진의, 유해진을 위한, 유해진을 위한 영화, [럭키]다 

 [럭키]가 400만을 넘기면서 '코미디는 안방극장용'이라는 공식을 깬 유쾌한 영화가 됐다. 그러나 동시에 배우의 흥행 파워에 의존하는 아쉬움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럭키]의 관객들의 대다수가 '유해진'이라는 배우의 이름을 떠올리며 극장을 찾았으리라 생각한다. 혹은 [럭키]를 보러 가는 각양각색의 이유에라도 '유해진'이란 이름이 들어가지 않을까.

 [럭키]를 보면서 올해 초의 [대배우]를 떠올린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유해진과 오달수라는 수많은 영화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조연배우가 주연으로 나온다는 공통점을 가진 영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토피아]와 [배트맨대슈퍼맨]에 치이던 [대배우]는 19만 명의 성적으로 극장에서 내려온다. 평가 또한 좋지 않았다. 과연 [럭키]가 가지는 경쟁력은 무엇일까.

*주의 : 아래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내용이나 주요 대사에 대한 글이 있습니다

 

 역시 유해진 배우의 매력이다. 그것도 '참바다'씨로 보여준 듯한 편안한 매력이다. 영화 안에서 안정된 연기를 선보인 유해진은 과하거나 적지 않았다. [럭키]에서 유해진은 처음엔 스릴러의 인물을 연기하다가 일반적인 인물, 그리고 두 개가 합쳐진 듯한 인물로 넘어가는데 그 과정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과한 연기로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말투나 표정, 손짓이나 몸짓의 차이로 캐릭터가 가지는 분위기의 변화를 드러낸다. 

 이런 '자연스러움' 속에서 관객들은 코미디에 몰입할 수 있다. 자연스러움이 주는 가벼움, 위화감 없이 받아들이게끔 하는 설득력(연기)에 코믹한 재미는 힘을 얻는다. 그렇게 [럭키]의 가벼운 코미디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이는 다소 무거운 주제가 다루어지던 [아수라]에서 받는 경험보다 누군가는 선호할 '가벼움'이다. [럭키]는 지친 몸과 마음으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에게 필요한 코미디가 아니었을까.

 영화는 킬러라고 생각되었던 주인공이 킬러를 연기하는 사기꾼이라는 절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남은 잔혹함과 위화감마저 걷어내 버린다. '킬러'라는 다소 튀면서도 일상적이지 않은 소재를 적당히 가볍게 만들면서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초석을 마련한 것이다. 이런 몇몇 관객들이 '아름다운 반전에 화가 날'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면 어떠한가 [럭키]는 가벼운 마음으로 유쾌하게 보고 즐기는 영화이다.

 그렇게 '모두 모두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럭키]다. 행복 가득한 영화의 결말은 [럭키]가 지향하는 바를 정확히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 즐겁게 보고 지나칠 수 있는 영화라는 지향점이 400만을 넘는 관객을 이끈 게 아닐까. 더웠던 여름이 끝나고 짧은 가을 동안 만나는 시원한 바람처럼 [럭키]가 주는 공기는 선선한 느낌이다. 그렇게 참바다에서 불어오는, 참바다의 매력이 가득한 영화 [럭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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