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마지막 배신자
삼국과 가야의 여성들을 알아보고 다시 백제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주제는 삼국의 빌런, 즉 악당들입니다. 삼국시대의 인물들 중에는 당연하게도 영웅 또는 선한 사람만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 [삼국시대 사람과 친구하기]에서는 주로 영웅이나 선한 사람들을 다루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시대의 악당들을 다뤄보기로 했답니다. 첫 번째 인물은 백제 사람 예식진입니다.
660년, 백제의 수도 사비성이 함락되고 의자왕은 웅진성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그러나 그를 기다린 것은 구원의 손길이 아니었습니다. 중국의 역사서에서는 차갑게 사실을 전합니다. "예식이 의자왕을 사로잡아 항복했다." 나라의 마지막 순간, 자신의 왕을 적에게 넘겨준 장군. 오늘의 친구는 백제의 마지막 배신자, 예식진입니다.
예식진은 백제 말기 의자왕을 섬기던 신하입니다. 그에 대한 기록은 660년, 백제가 멸망하던 그 순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당시 나당연합군의 거센 공격에 수도가 함락되고 왕이 도망쳤을 때, 그는 의자왕을 붙잡아 당나라 장수 소정방에게 넘겼습니다. 이 기록과 이후 그의 묘지에서 나온 기록으로 그는 나라를 팔아넘긴 배신자임이 확실해졌습니다.
왕을 지켜야 할 장수가 스스로 왕을 포박하여 적에게 바쳤으니 이보다 더한 배신이 어디 있을까요? 흑치상지처럼 마지막까지 백제의 부흥을 위해 활동한 이들과 달리, 그의 행동은 명백한 '항복'이자 '배신'이었습니다. 예식진에 대해서는 <삼국사기>의 기록이 없어서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2007년, 그와 관련된 유물이 발견되었습니다. 바로 '예식진 묘지명'이었습니다.
당나라에서 생을 마감한 그의 무덤에 바쳐진 묘지명에 따르면, 그는 백제의 '웅진방령'이라는 최고위직 장수였습니다. 사비성이 함락되자 그는 "지금 당나라 군대가 사방을 포위했으니 싸워도 이길 수 없고, 만약 왕과 함께 죽는다면 가문이 끊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예식진과 그의 형인 예군은 자신들의 권력과 군사력을 가지고 의자왕과 태자 효를 인질로 삼아서 항복하였습니다.
나라는 배신한 대가는 정말 달콤했습니다. 예식진은 당나라에서 지금의 3급 공무원 수준인 정 3품의 좌위위대장군에 임명되었고, 예군도 같은 급수인 우위위장군이 되었습니다. 이후 예씨 가문은 떵떵거리고 당나라에서 살았습니다.
그들은 눈앞의 부귀영화를 선택했고, 그 선택은 당시에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들은 고대의 배신자, 특히 백제의 배신자라는 역사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예식진은 우리에게 얘기해 줍니다. 모든 것이 무너졌을 때, 진정한 충성이란 무엇일까요? 그는 결코 쉽게 '친구'라고 부를 수 없는 복잡한 삶을 살았던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