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한 아들,
며칠 째 우울하게 있는 아들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아들, 엄마가 점심 사줄께.
엄마랑 데이트 하자!
아들과 진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센터에서 행사가 있는 걸
까맣게 잊고 말이다.
하긴 초등생을 중심으로 한
친친데이(친구초청 행사명)라서
나는 거의 신경쓸 일 없지만.
영어 선생님과 초등 수학선생님,
팀장님이 수고 많이 해 주셨다.
나는 간식 포장 몇 개 한 거,
선생님들 물품 사신 거 정산한 게 전부다.
어쨌든 아들과 오랜만에
점심특선 ‘솥밥+김치찌개+제육’을
먹으러 ‘제주 돼지를 품다’ 식당으로 갔다.
전에도 아들과 먹었던 곳이다.
1000원이 더 오르기는 했지만,
전보다 서비스도 좋아졌고 맛도 좋았다.
잘 먹는 아들을 보니
나도 배부르다.
고등학교 첫 학기 다니느라
고생 많았다.
학업 스트레스에 새로운 학원
적응하느라 수고 했다.
어제 새벽에 아빠한테 혼나서
풀이 죽은 아들에게
뭐라도 해 주고 싶었다.
물론 새벽에 부모 몰래 게임한 건
백번 잘못한 일이지만,
얼마나 하고 싶었으면 그랬을까?
마음을 잘 읽어주는 엄마가 되어야 했는데.
아빠가 혼낼 때 나도 같이 침대에 누워
소리를 질러버렸다.
가정에서 한 명이 무섭게 혼내면,
한 명은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어야 하는데.
하루 종일 풀이 죽은 아들.
매니저도 걱정이 되었는지 톡을 길게
보내왔었다.
이제 매니저와 약속도 했으니,
잘 지켜서 2학기 때는 달라진 모습
보여주리라 믿는다.
엄마가 믿어줘야지, 누가 아들을
믿어주겠는가!
아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