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을 지나면서 지난 여름을 생각하다
사람은 참 간사하다. 그 뜨겁던 여름, 얼른 추운 겨울이 왔으면 했는데, 막상 또 겨울이 오니 따갑던 햇볕이 그리워지니 말이다.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한여름 땡볕이 있기에 곡식과 과일도 더욱 영글어 간다. 인생에서 여름의 따가운 햇볕이 없다면 성숙해질 수 없다.
첫눈이 함박눈으로 뒤덮은 날. 얼마나 온 세상이 아름다웠는지 모른다. 곳곳에 아이들 어른들 할 것 없이 만들어 놓은 눈사람이 눈길을 끌었다. 며칠 동안 덮인 눈도 사라진 지금이다. 낮에 잠시 따스한 햇볕이 반가운 때다.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옷깃 사이로 파고드는 한기를 막을 수 없다. 목도리에 장갑까지 중무장을 해야 한다. 학습지 교사이기 때문에 바깥에서는 옷을 여밀만큼 여며야 하고, 회원집에 가면 더운 기운에 겉옷을 벗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땀 때문에 나갔을 때의 한기가 더 차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집 저 집 뛰어다니다보면 외투를 벗었다 걸쳤다 하는 것마저 귀찮을 때가 있다. 그래서 왠만하면 한 동, 같은 라인 수업을 진행하려고 시간표를 짠다. 쉽게 되지 않지만.
겨울이 가면 또 봄이 오겠지? 거짓말처럼. 이 겨울의 한기를 만끽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