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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Sep 25. 2023

미지수를 푸는 건 어려워

백백 프로젝트_13기_100_열다섯 번째 



오늘 중학생 두 명 수업이 있었다. 한 친구는 여학생인데, 바로셈과 스마트올 중학 메이트 두 과목을 한다. 거의 과외식으로 지도하고 있다. 지난주 숙제를 검사하려고 보니, 일차방정식 일반 문제는 잘 풀었는데, 활용은 두어 문제 풀다 말았다. 그래서 오늘은 일차방정식 활용 문제를 몇 문제 같이 풀어보기로 했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문제 유형이기는 하다. 활용 문제는 여러 유형이 있지만, 거리 · 속력 · 시간문제와 소금(설탕) 물의 농도 문제를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워한다.


예은이는 오늘따라 기본적인 일차방정식 계산과 나눗셈마저 헷갈려했다. 갑자기 어려워서 멘털붕괴에 빠진 것인 듯하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강조하며, 조금 큰 소리로 수업했다. 늘 조곤조곤 잘 알려주던 선생님이 왜 이러시나 아마도 놀랐을 것이다. 활용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하고자 하는 것을 미지수로 놓고, 알맞은 식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식만 잘 세우면 푸는 거야 어렵지 않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방정식의 활용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미지수를 사용해 어떤 식을 세워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 나온 문제 유형 중에서 거리를 구하는 것이 있었다. 거리를 구하는 문제는 당연히 속력과 걸린 시간이 조건으로 주어진다. 속력 분의 거리가 걸린 시간과 같다는 등식을 갖고 풀어야 한다. 이 식은 속력은 시간 분의 거리와 같다는 기본식의 변형이다. 문제 유형에 따라 이 기본식을 잘 변형해서 식을 세워야 활용 문제를 풀 수 있다. 그다음 문제도 같은 유형의 문제라 한 번 풀어보라고 했는데 어려워한다. 답답하다. 그래도 어쩌랴? 친절하게 잘 안내해 줘야지. 조금만 코칭해 주니까 금방 풀어낸다.

그다음 문제는 농도에 관련된 문제이다. 농도 푸는 기본 공식인


농도=소금의 양 ×100/소금물의 양


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증발을 시켜 농도가 진한 소금물을 만들어 내는 문제 한 문제와 물을 더 부어서 농도가 옅은 소금물을 만들어 내는 문제가 나왔다. 일단은 처음 소금물의 농도식을 통해 모르는 소금의 양을 먼저 구해야 한다. 그 후 증발한 물의 양을 다시 미지수로 두고 일차방정식을 풀면 된다. 한 번 푸는 방법을 알려주고 풀어보라고 했는데, 쉽지 않은지 헤매고 있다. 분모에 미지수가 들어가니 어쩔 줄을 모른다. 위에 내가 푼 것 보면서 다시 풀어보라고 힌트를 줬다. 이제 알았다는 듯 푼다. 여기서 나눗셈 실수를 또 하고 있다. 다시 나눗셈부터 가르쳐야 할 판이다. 우여곡절 끝에 답을 냈다.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다른 문제집을 통해 한 번 더 연습해 보라고 전했다.







두 번째 중학생은 민준이다. 민준이는 며칠 전 언급한 대로 연산이 정말 필요한 친구이다. 민준이가 모르는 문제를 또 누나에게 물어봤다는 소리를 했다. 스스로 풀지 못한 문제는 꼭 별표를 하든지 해야 내가 알아볼 수 있다고 따끔하게 말했다. 어려워했던 문제를 다시 풀어보게 했다. 생각보다 쉬운 문제를 누나한테 물어본 것도 어이가 없지만, 옆에 예제 문제를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되는 유제인데 물어봤다고 하기에 더 답답했다. 숙제를 다 하는 것보다 민준이가 스스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아졌음 하는 게 나의 바람이고 숙제를 내는 이유이다. 앞으로 그렇게 해 주리라 믿는다. 역시 민준이도 오늘은 미지수를 풀어내는 것에 어려워했다. 일차방정식 푸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그렇다. 더 많이 연습해야 한다.


나도 수학을 그렇게 잘하는 건 아니지만,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니 잘하게 된 케이스이다. 일차방정식을 푸는 것쯤은 이제 우습다. 인생을 살다 보면 일차방정식의 미지수 같은 것이 많다. 수학과 인생의 다른 점은 수학은 미지수를 구하는 것이 참 쉬운데, 인생에서 부딪히는 많은 미지수는 풀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내 인생의 미지수를 잘 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복잡 미묘한 인생식의 미지수도 성공한 사람들의 여러 사례를 독서를 통해, 직접 체험하면서 풀어가 보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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