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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Nov 21. 2023

별가람 지역 수업에서 우리 아파트 내 수업으로

백일백장 글쓰기_13기_일흔두 번째 글


별가람 지역 수업이 있는 날이다. 오늘은 아들도 함께 차에 타 있었다. 알고 보니 별가람 지역에 김밥 맛집, ‘김밥장수’에서 아들한테 저녁을 사주려고 태웠다고 한다.     



서준이와 서영이 수업을 요즘은 그렇게 오래 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거의 2시간을 한 적이 있다. 나도 시간을 시각적으로 보기 위해서 앞에 마련되어 있는 타이머를 사용한다. 그 타이머를 구입하기는 해야 한다. 집에 있는 건 가격이 좀 나가는 거라 센터에 두고 살 수가 없어서, 센터에 두고 쓸 타이머가 필요하다. 어쨌든 그 타이머를 사용하니 시간 활용이 훨씬 좋다. 서준이 수업은 30분을 맞춰 두었다. 수학과 국어 두 과목. 수학하느라 시간을 25분 정도 써 버렸다. 다행히 국어는 독서 호수라 금방 마칠 수 있었다. 서영이 수업하기 전에 어머님이 간식을 주신다. 그 시간이 배가 한창 고픈 시기라 맛있게 먹는다. 오늘은 인절미 콩가루가 묻어 있는 마카롱 같은 과자와 귤, 녹차를 주셨다. 지난주 간식도 미니 햄버거였는데, 맛있게 먹었다. 서영이는 국어, 수학, 바로셈이기 때문에 40분을 맞춰두었다. 오늘 국어 호수는 금방 끝나서 수학까지 한 후 지지난 주에 했던 국어 중 문장성분 부분만 오답 정정을 했다. 어려운 부분이긴 하지만 너무 많이 틀려서 잡아주기는 해야 했다. 서준이도 시간만 충분하면 잡아주려고 했다.



화요일의 최종 수업은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내 수업이긴 하다. 이 수업을 7시 30분~40분 사이에 가야 하기 때문에 채아와 서아 수업을 여유롭게 해 주지 못해 아쉽긴 하다. 그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국어수업을 봐주고 우리 아파트로 건너오는 길. 아들이 여전히 타고 있다. 내가 수업 끝날 때까지 김밥장수 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것 같다. 나를 위해서 순대도 남긴 거 포장해 왔고, 멸추김밥도 사 왔다. 가는 길에 먹는 저녁이 허기를 달랜다. 식은 순대지만 맛있다.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염통이다. 쫄깃쫄깃하다. 멸추김밥 포장을 뜯어 끝부분을 아들에게 준다. 아들이 먹고 싶다고 말해서이다. 그리고 한입을 넣었는데 고소한 멸치볶음과 매콤한 청양고추가 다른 재료들과 잘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자아낸다. 딱 어묵국물이나 가쓰오부시 국물이 생각나는 맛이다. 차 안에서 그것까지 바라는 건 사치이다. 그래도 마지막 수업 가는 길, 남편이 운전하는 차 안에서의 멋진 만찬이었다.



마지막 수업을 하러 1동 304호에 갔다. 밝게 켜져 있어야 할 아이방이 어둡다. 그때 톡을 봤어야 하는데……. 문을 두드렸다. 어머님께서 빼꼼 얼굴을 내미시며, “아, 선생님, 톡 보내드렸는데 안 보셨군요. 윤택이가 열이 나서 오늘 수업 못하겠다고.” 집에 오는 길에서야 어머님께서 보내신 톡을 보았다. 7시 1분쯤에 보내셨다. 한창 서아와 채아 국어 수업을 하고 있던 중 인터라 못 봤나 보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채아 문해력 진단검사를 좀 더 봐주는 건데 미안하다. 문해력 진단검사 심화문제를 하다가 자꾸 랙이 걸려서 다음 문제로 넘어가지 않아 오늘로 5번째로 푼다고 했다. 아무튼 윤택이와 준택이는 오늘도 이렇게 수업을 못하고야 말았다. 이번 주 금요일에 혹시 수업 가능하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     



하루 수업 일정이 이렇게 끝난다. 윤택이와 준택이 형제와의 수업을 하지 않아 50분 정도 일찍 끝났다. 나중에 해야 보강해야 되는 거라 뭐 딱히 좋지는 않다. 그래도 이렇게 백일백장 글쓰기를 일찍 끝낼 수 있어서 감사하다. 글감을 어디서 찾아야 하나 고민하던 적도 있었는데, 매일 일어나는 일상 중에 찾는 연습도 하고 좋다. 아들이 묻는다. 100이 끝나면 어떻게 하냐고. 끝나면 끝나는 거지 뭐. 그런데 생각을 바꿔야겠다. 100일 글쓰기가 끝나면 또다시 100일을 시작해야겠다. 나름대로 환경설정을 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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