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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Dec 07. 2023

나도 공부방 원장을 해봐야 하나?

백일백장 글쓰기_13기_여든여덟 번째 글

    

지난번 여지혜 강사가 보내 준 책을 다시 펼쳐 들었다. 오늘 키즈 공부방을 오픈한 선생님의 대박을 기원하면서 말이다. 시장통에서 교실 한 개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1년 만에 2억 버는 영어학원장이 되었다. 어떻게 해서 이게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일까? 책을 열어보니 여지혜 작가가 나에게 이런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작은 실행이 원대한 계획보다 낫다. 성공 노하우? ‘실행’입니다. 실행하실 윤희진 님께 여지혜 작가 드림”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뭐 그거야 작가가 생각하는 멘토에 대해 쓴 것이니 내가 뭐라 할 건 아니다. 자이언트 작가들도 우리의 스승인 이은대 사부님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니까. 어쨌든 그녀에게서 내가 배울 수 있는 부분만 책에서 취하면 된다. 영어뿐만 아니라 운동도 열심히 해서 바디프로필도 찍고, 대회도 나갔다는 그녀. 책 중간에 그녀의 바디프로필을 보았는데, 그야말로 내가 갖고 싶은 몸매이다. 운동하지 않고, 먹는 것 절제하지 않으면 절대 가질 수 없는 몸매이다. 요즘 부쩍 단 음식도 많이 먹고, 음식도 무분별하게 먹었다. 몸무게를 한참 재지 않다가, 오늘 몸무게를 쟀더니, 헉 전에 쟀을 때보다 1.5 킬로그램이 더 쪄 있었다.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서 실행 가능한 목표를 세워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공부방 설명회 때 내 회원 어머니도 참석해 보도록 어제도, 오늘도 권유했다. 설명회에서 직접 뵙지는 못했다. 교사들은 갈 수 없는 상황이라서. 나중에 어머님께서 톡을 보내주셨다.

“선생님, 설명회는 잘 다녀왔고요. (중략) 그동안신경 많이 써 주시고, 아이들 꼼꼼하게 잘 가르쳐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개인적으로도 선생님께 정이 많이 들었는데 너무 아쉽네요.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 기회가 되면 또 뵐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이미 어머님께 이런 문자를 받은 상태다. 지국장님이 내 교실에 오시더니, 어머님이 나에 대해 극찬을 하셨다고 지국장님이 말씀해 주셨다. 나처럼 꼼꼼하게 아이들을 지도해 주는 선생님은 처음 봤다고 했다셨나?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데 오늘 설명회 다녀오시더니 이 달까지만 하고 그만둔다고 하셨다. 오늘까지가 차월 학습변경에 대해 말해야 하는 날이라 그렇다. 스마트올 키즈 클래스도 주 4회를 운영하지만, 이미 아이들과 수학교습소에 다녀왔고, 충분히 믿고 맡길 만해서 1월부터 다니기로 결정하셨다고 한다.     



딸을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나비공부방’이라는 곳에 찾아가 덜컥 100만 원을 주고 계약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 돈은 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아서였다. 도대체 나는 무슨 정신으로 그런 일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공부방을 하고 싶긴 했나 보다. 내가 100일도 되지 않는 딸을 낳은 엄마라는 생각은 깡그리 잊고. 이런 어쩌구니 없는 행동이 나중에는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는 계기가 되긴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오늘 서준이와 서영이 어머니께서 해 주신 말씀을 듣고, 이렇게 답글을 보냈다.

“제가 공부방 차리고 싶네요.”

한꺼번에 이 친구들 5과목이 휴회 처리되니 부담되어서 보냈다. 의외의 답변을 또 어머니는 보내주셨다.

“나중에 꼭 차리심 좋겠어요. 진짜 요즘 시대에 귀한 인재신데…….”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문자 잊지 않았다. 아직 이번 달 수업이 세 번 남았으니 다음 주 수업 때 뵙자고 말씀드렸다.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잘 지도하는 게 교사로서의 내 이미지를 좋게 남기는 길이다.     



나만의 교실에서 수업하고 싶었다. 물론 센터 수업을 하면서 어느 정도 그 부분의 욕구는 충족은 되고 있다. 하지만 여지혜 작가처럼 작은 공부방으로 시작해서 큰 학원장이 되는 꿈을 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제 여지혜 작가는 원장인 자기가 없어도 학원이 돌아간다고 얘기한다. 내가 열심히 아이들을 지도한다고 해서 센터장이 되는 것도 아니다. 설령 센터장이 된다고 해도 내가 없이 센터가 돌아갈까 의문이다. 내가 원하는 삶, 잠자는 동안에도 통장에 돈이 쌓이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된다. 워런 버핏이 했던 이야기처럼, 그런 시스템을 구축해 놓지 않으면 정말 나는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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