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지금이야~~~ 아모르 파티
지나간 사랑에, 다가올 미래에,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건네는 응원가
유난히 지치는 날, 문득 플레이리스트에서 흘러나온 노래 하나가 귓가를 사로잡을 때가 있습니다.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구성진 멜로디에 담긴 솔직하고 대담한 외침.
가수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는 단순한 흥을 넘어, 어쩐지 마음 한구석을 쿡 찌르는 힘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 사실은 아주 깊은 철학적 메시지를 품고 있다는 걸 아시나요?
오늘은 이 유쾌한 노래 한 곡으로 우리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00년 전 철학자 니체가 남긴 메모를 옆에 두고서요.
1. 내게 주어진 것들을 기꺼이, '운명애 (Amor Fati)'
>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 소설 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 자신에게 실망하지 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출발선 위에서 삶이라는 경주를 시작합니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환경, 원치 않았던 상처, 때로는 버겁게 느껴지는 책임감까지.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짊어진 ‘운명’입니다.
철학자 니체는 이 운명을 피하거나 원망하는 대신,
‘아모르 파티(Amor Fati)’, 즉 ‘운명을 사랑하라’고 말했습니다.
<아모르 파티>의 첫 소절은 바로 그 운명애를 노래합니다.
‘누구나 빈손으로 온다’는 담담한 인정 속에는, 내 삶의 조건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지 않겠다는 성숙한 다짐이 담겨 있습니다.
‘모든 걸 잘할 순 없다’는 위로는, 나의 불완전함까지도 삶의 일부로 끌어안으라는 따뜻한 초대장과 같습니다.
완벽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나의 것이기에, 내 삶의 한 페이지이기에 기꺼이 사랑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내 운명의 주인이 되는 첫걸음입니다.
2. 가장 빛나는 순간은 바로 지금, '영원회귀'
> 인생은 지금이야, 아모르 파티
만약 당신의 삶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부터 가장 아팠던 기억까지 모든 것이 영원히 반복된다면 어떨까요?
니체는 ‘영원회귀’라는 조금은 아찔한 상상을 통해 우리에게 묻습니다.
"다시 한번!"이라고 외칠 수 있을 만큼, 당신은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고 있는가?
<아모르 파티>의 후렴구는 이 질문에 대한 가장 명쾌한 대답입니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은 잠시 내려놓고, ‘지금’이라는 시간에 온전히 발을 딛고 서는 것.
커피 한 잔의 향을 음미하고, 창밖의 햇살을 느끼고,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 순간들이 모여 영원을 만듭니다.
우리의 삶이 무한히 반복된다 해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힘.
그 힘은 바로 ‘지금, 여기’를 충실히 살아내는 용기에서 나옵니다.
3. 내 마음이 이끄는 곳으로, '위버멘쉬 (초인)'
>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가슴이 뛰는 대로 가면 돼
>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회적 기준과 마주합니다. ‘나이에 맞는 행동’, ‘세상이 말하는 성공’.
하지만 <아모르 파티>는 과감하게 외칩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진짜 마음’이라고.
니체가 말한 ‘위버멘쉬(초인)’는 바로 이런 사람입니다.
타인의 시선이나 세상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삶의 가치를 창조하며 살아가는 존재.
‘가슴이 뛰는 대로 간다’는 것은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는 용기 있는 선언입니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가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해진 답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중요한 결정들을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하겠다는 주체적인 태도를 보여주죠.
4. 슬픔까지도 나의 일부, 삶이라는 예술
> 그 추억들, 눈이 부시면서도 슬펐던 행복이여
> 눈물은 이별의 거품일 뿐이야
삶이 언제나 기쁨으로 가득할 수는 없습니다.
눈부신 추억 속에는 아련한 슬픔이 깃들어 있고, 행복했던 만큼 이별은 아픕니다.
니체는 삶의 기쁨과 고통을 분리하지 않고, 이 모든 것을 재료 삼아 하나의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만들라고 했습니다.
‘눈이 부시면서도 슬펐던 행복’이라는 표현은 삶의 양면성을 따뜻하게 긍정합니다.
슬픔이 있었기에 행복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눈물은 이별의 거품일 뿐’이라는 가사는 아픔에 매몰되지 않고, 그것 또한 삶의 자연스러운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줍니다.
<아모르 파티>는 우리에게 묻는 듯합니다.
당신의 삶이라는 캔버스에 어떤 색을 칠하고 있나요? 기쁨이라는 밝은 색뿐만 아니라, 슬픔이라는 어두운 색까지도 기꺼이 사용하며 당신만의 걸작을 완성해 나가길 응원한다고 말입니다.
노래 한 곡이 때로는 두꺼운 철학책보다 더 큰 위로와 지혜를 줍니다.
혹시 지금 삶의 방향키를 잃고 방황하고 있다면,
<아모르 파티>의 신나는 리듬에 몸을 맡겨보세요.
그리고 나 자신에게 주문을 외워보는 겁니다.
“괜찮아, 내 운명을 사랑해. 인생은 지금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