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넋두리

넋두리는 나에겐 힐링이 된다

by 그레이스 조


이번 주에 학교 개강을 했다. 감사하게도 난 지난 학기 점수를 잘 받아 이번에 많은 수업을 수강할 수 있었다. 듣고 싶은 수업이 너무나도 많아 며칠 동안 계속 고민하다 드디어 7과목을 신정 했다. 4과목은 확실히 정해졌었는데 2~3과목이 계속 왔다 갔다 했다가 결국 '교사 리더십'과 '기독교 상담 입문' 대신 '철학 이야기' '가정생활교육'을 듣기로 정했다. 이번 학기 거의 반 탈진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한번 해보기로 결정하고 결심했다. 결정 장애가 있는 탓인지 나에겐 참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언제부터 난 고르는데 이렇게 오래 걸렸던 걸까? 갑자기 궁금하다. 난 카페에 가서도 천천히 고르는 경향이 있어서, 함께 가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먼저 골라~난 원래 천천히 고르는 편이라 아직 메뉴 보고 있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나와 몇 번 함께 카페나 식당을 간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거나 신기하듯 쳐다보는 사람도 있었다.


어쩌면 그냥 쳐다본 것인데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예전엔 '난 오래 걸려~'라고 이야기하곤 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왠지 뭔가 부정적인 느낌이 포함되어 있는 듯해서 '오래'라는 단어 대신 '천천히'로 바꾸었다. 내가 다른 사람들을 오래 기다리게 하는 느낌이랄까? 아주 작은 차이이고 누군가는 '멀 그런 걸 가지고'라고 할 수 있겠지만, 왠지 나 때문에 오래 기다리게 한다는 느낌을 주는 게 그냥 싫었다. 그리고 난 내가 태어나고 자란 우리나라가 난 참 좋다. 하지만 가끔 빠르게 무언가를 골라야 할 때 특히 사람들과 만나서 먹게 되는 음식을 고를 때, 뭔가 모를 버거움과 불편함이 밀려오는 순간들이 종종 있다. 가끔 '내가 이상한가?'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내 주변의 아무도 나처럼 '먼저 골라~난 천천히 고를게'라고 이야기 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머 사람이 다 다르니깐 괜찮아' 이렇게 생각해보려 애썼다가도 다시 '음 내가 빨리 고르는 연습을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고선 노력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버겁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즐겁게 유쾌하게 보내야 할 시간 직전부터 빨리 고르는 것을 생각하다 에너지 소모만 두 배로 했고, 사람들과의 대화에 어려움은 없었지만 이전에 편하게 보내던 시간만큼은 갖질 못할 조금의 불편함이 내 마음 한구석에 작지만 불편하게 자리 잡았다.


다행히도 유럽의 몇 사례들의 식당문화 이야기를 들으면서 위로를 받았다. 예를 들면, 프랑스에서는 먼저 서로 인사를 하고 음료를 주문하고 난 뒤 10~20분 후에 메인 메뉴를 주문한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 '유럽에서 태어나야 했나?라고 난 속으로 웃으며 자신에게 말했다.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다 알듯이 우리나라는 단시간 내에 양적인 면에서 빠른 성장을 해왔다. 이젠 조금은 천천히 옆을 보면서 질적인 면에서 성장을 하는 특히 문화적인 면에서 질적인 성장을 해나가는데 관심을 조금 더 쏟고 노력해 나가는 방향은 어떨까? 이미 이렇게 하고 있는 사람들도 어딘가엔 꽤 있을 것이다. 아직 대중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일 것이라 믿고 싶고 또한 그러길 바란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 세계에서 책을 읽는 순위가 166위라고 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여유와도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다고 여겨진다. 슬프게도 아직은 그만큼 여유가 없는 거겠지?


공동체성 정신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가 공동체적으로 책을 읽는 문화를 확산시키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어떤 책에서 말했듯이 '거 인생 뭐 있어, 그냥 밥이나 먹으러 가자' 이 말이 참 정스럽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함께 보낸 그 시간이 참 소중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이렇게만 보낸다면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나에겐 그렇지 않다. 이건 개인적인 나의 의견이다. 게다가 성경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부지런하고 착한 종아, 게으르고 악한 종아'라고 하셨고, '성경은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으로 갖추게 하려 함이라'라는 말씀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우리는 기도와 말씀을 해야 한다고 배웠고 사실이다. 그런데 '교육'이 빠져 있었다. 나 또한 말씀을 보면서 통해 다시 깨달았다. 일주일에 한 번 교회에서 알려준 것 위주로만 살았던 나를 반성한다. 나름대로 따로 성경을 읽고 있다고 스스로 잘하고 있다 생각해 왔지만 그러지 않았나 보다. 어쩌면 그렇게 되기까지 그럴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었을 수도 있다. 어쩌다 보니 '성경 말씀' 이야기기까지 흘러나왔다. 오늘 하루를 보내며 든 나의 소소한 생각을 누군가와 공유하는 게 조금은 여전히 부끄럽지만 생각보다 괜찮다. 소통의 힘인가 보다. 혼자 일기를 쓸 때와 다르게 치유의 힘이 조금 더 큰 것 같다. 내가 해야 할 것들 중 하나가 소통이었나 보다는 생각도 든다. 코로나로 시작하게 된 sns인데 힐링이 될 줄 몰랐다. 이렇게 넋두리를 하다 보면 마음이 뚫린 듯 가벼운 기분이 좋다. 우리 모두 감사하게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