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엄마
아버지를 우리 집에 모시고 와서 1박을 했다.
엄마의 해방이 목적이었지만 엄마의 육두문자에서 아버지를 해방시켜드린다는 이유도 있다. 율동공원을 걷고 잠시 근처 오래전 가끔 가던 한방찻집에 들렀다.
"아이고 어쩜 딸이 참 잘하네"
순간 당황스러웠다. 아버지에 대한 좋은 감정이 별로 없고 요즘 엄마때문에 가끔 모시고 다닌 건데 민망했다.
매일 보살피는 엄마는 남편이고 책임감과 억울함으로 좋은 소리 못 듣고 나는 가끔 아버지 모시고 온 나는 이런 낯뜨거운 칭찬을 듣는다.
부모는 자식을 키우는 게 업보이고 자식은 부모를 모시는 게 치하할 일이 되어버렸다.
아버지는 걸으시다가 "엄마는?"하고 찾으신다.
아버지 입장에선 마누라가 젤로 편하고 만만한 믿을만한 보호자이다. "그렇게 구박 받으면서 엄마를 칮아?"라고 핀잔을 주었다.
잘 나가는 우리 남편 언젠가 이렇게 늙겠지라는 생각도 들고 내가 먼저 죽으면 큰일인데 라고 걱정도 된다. 엄마가 아빠를 보살피는 것에 비하면 니는 잘 씻기는 것도 아직 어설프고 화장실 모시고 가는 것도 어설프다. 55년을 산 부부는 어떤 관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