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돌봄 맞닥뜨리기 12

아버지와 엄마

by 박주현

아버지를 우리 집에 모시고 와서 1박을 했다.

엄마의 해방이 목적이었지만 엄마의 육두문자에서 아버지를 해방시켜드린다는 이유도 있다. 율동공원을 걷고 잠시 근처 오래전 가끔 가던 한방찻집에 들렀다.

"아이고 어쩜 딸이 참 잘하네"

순간 당황스러웠다. 아버지에 대한 좋은 감정이 별로 없고 요즘 엄마때문에 가끔 모시고 다닌 건데 민망했다.

매일 보살피는 엄마는 남편이고 책임감과 억울함으로 좋은 소리 못 듣고 나는 가끔 아버지 모시고 온 나는 이런 낯뜨거운 칭찬을 듣는다.

부모는 자식을 키우는 게 업보이고 자식은 부모를 모시는 게 치하할 일이 되어버렸다.

아버지는 걸으시다가 "엄마는?"하고 찾으신다.

아버지 입장에선 마누라가 젤로 편하고 만만한 믿을만한 보호자이다. "그렇게 구박 받으면서 엄마를 칮아?"라고 핀잔을 주었다.

잘 나가는 우리 남편 언젠가 이렇게 늙겠지라는 생각도 들고 내가 먼저 죽으면 큰일인데 라고 걱정도 된다. 엄마가 아빠를 보살피는 것에 비하면 니는 잘 씻기는 것도 아직 어설프고 화장실 모시고 가는 것도 어설프다. 55년을 산 부부는 어떤 관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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