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규동 Nov 11. 2019

인공지능이 발명을 한다?

[AI와 지식재산] AI는 발명자가 될 수 있는가?

특허(Patent)를 신청(출원)할 때, 인공지능이 특허법에 따른 발명자, 출원인 또는 특허권자가 될 수 있는가? 새로운 글, 그림 등 작품을 만들 때, 인공지능이 저작권법에 따른 작가 또는 저작권자가 될 수 있는가? 그동안 이에 대한 이론적인 논의가 있었는데, 최근 인공지능이 발명자로 되어 있는 특허 신청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한 특허 신청(출원)


BBC 기사에 따르면 다부스(DABUS)라는 인공지능이 두개의 발명을 했다고 한다. 하나는 음식을 담는 저장용기이고 나머지 하나는 경고등(warning light)이다. 


인공지능이 발명한 특허신청을 보도한 기사[참고2]


인터넷을 좀 더 찾아보는 과정에 이번 특허 신청을 주도한 팀이 만든 홈페이지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의 제목은 "The Artificial Inventor Project"이고, 인공지능이 만들었다는 특허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게재되어 있다. 위 BBC 기사에는 미국 특허청(USPTO), 영국 특허청(UKIPO), 유럽 특허청(EPO)에 특허를 신청했다고 되어 있으나, 아래 홈페이지에 따르면 PCT를 통한 국제특허 신청도 했다고 한다. PCT 국제출원을 통하면 향후 위 3개국 이외에 다른 국가에도 같은 내용의 특허를 신청할 수 있다.


인공지능 발명자 프로젝트 홈페이지[참고3]


Dr. Ryan Abbott(참고4)

실제 2019년 10월 11일자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에 따르면 이번 특허를 신청한 주요 인물인 애봇 박사(Dr. Abbott)는 향후 중국, 인도, 일본, 캐나다, 호주와 함께 한국에도 출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는 또한 모든 국가가 인공지능 발명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 그의 팀은 필요할 경우 소송까지도 갈 생각이며 향후 5년까지의 싸움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Dr. Abbott says his team ultimately hopes to file patent applications for Dabus in countries including China, India, Japan, Canada, Australia and South Korea.
“Every country in the world is going to have to decide what they want to do about this,” he says. “AI has shown that it can sometimes improve faster than expected.”
- "Can an AI System Be Given a Patent?", WSJ, Oct. 11, 2019(참고5) -



인공지능 다부스(DABUS)가 했다는 발명의 내용


애봇 박사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첫번째 발명은 프랙탈 디자인을 이용한 음식용기(Food container)이다. 아래 그림과 같이 프랙탈 구조를 하고 있어 음식 용기끼리 잘 들어맞고, 로봇 팔이 음식용기를 쥐고 집어올리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 출원의 영국내 출원번호는 GB1816909.4이며, 이름은 "Food Container"이다.)



인공지능 DABUS의 첫번째 특허출원 도면


두번째 특허출원은 주의를 끌 수 있는 램프로서, 뉴론의 행동 패턴을 모방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하며, 아래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이 출원의 영국특허청 출원번호는 GB1818161.0이며, 제목은 "Devices and Methods for Attracting Enhanced Attention"이다.)


DABUS의 두번째 특허출원 도면


주장1 : 인공지능이 발명자가 되어야 한다.
주장2 : 그러나 특허권자는 사람만이 될 수 있다.

애봇 박사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여러가지 주장을 하고 있다.

1. 특허의 발명자가 자연인으로만 한정되면 안되며 인공지능과 같은 기계도 발명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2. 하지만, 기계 또는 인공지능이 한 발명의 소유권은 기계 또는 인공지능의 소유자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즉, 기계는 특허권을 소유할 수 없으며, 기계는 법인격 또는 독립적인 권리 또는 소유권을 갖지 못한다.

3. 기계 또는 인공지능의 소유자는 기계가 한 발명의 발명자로 등록하면 안된다. 발명하지 않고 발명자로 등록하는 것은 형사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4. 기계 또는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하는 것은 발명의 진정한 소유권자를 찾는데 필요한 시작점이다.


1. Inventorship should not be restricted to natural persons. A machine that would meet inventorship criteria if it were a natural person should also qualify as an inventor.
2. An “autonomous machine invention” should be assigned to the owner of the machine. Machines should not own patents. They do not have legal personality or independent rights, and cannot own property.
3. The machine’s owner is prevented from listing himself as the inventor for the applications. Inaccurately listing himself as an inventor could subject him to criminal sanctions.
4. The first step of determination of ownership has to be the identification of the inventor(true deviser of the invention), as without knowing the inventor one cannot determine who owns the invention.



유럽특허청 EPO 심사결과, 거절(refuse)

[2020.03.15. EPO 심사결과 추가 작성]

위 출원에 대해서 유럽특허청 EPO(European Patent Office)은 거절 결정을 내렸다.

* (참고9) "EPO publishes grounds for its decision to refuse two patent applications naming a machine as inventor", 2020.01.28

유럽특허청이 밝힌 거절이유는 발명자가 사람(human being)이어야 한다는 유럽특허조약(EPC, European Patent Convention)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발명자는 사람(natural person)이어야 하며, 이는 EPO만이 아닌 국제적인 표준(standard)이다고 밝히고 있다.




인공지능 관련 국제적인 논의

특허분야의 선진 5개국 특허청 모임인 IP5는 최근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특허행정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인공지능 발명자/특허권자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인공지능 관련 쟁점은 인공지능 발명자/특허권자(Inventorship/Ownership), 특허 적격성(Patent eligibility), 특허 기재요건(Sufficiency of disclosure), 진보성(Inventive step) 등이 있다. 

 * IP5(Intellectual Property five offices): 미국, 유럽, 일본, 중국, 한국 특허청 모임

IP5 모든 국가의 현행법에 따르면 발명자는 아직 사람만이 될 수 있고 인공지능이나 기계는 발명자가 될 수 없다. 하지만 특허청에서 발명자의 이름만으로 인간의 이름인지 기계의 이름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나머지 특허 적격성이나 기재요건, 진보성 등은 기존의 컴퓨터 관련 발명에 관한 기준을 적용하면 되고, 아직까지는 별도의 다른 기준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한다.

이러한 내용은 IP5 홈페이지에도 간략히 정리되어 게재되어 있다.(참고6)


미국 특허청에서는 최근의 DABUS 관련 특허 신청(출원)과 관련하여 특허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인공지능 관련 발명의 내용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위에 언급된 주제 외에도 인공지능 발전에 따라 인공지능 관련 권리를 보호하고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특허 또는 영업비밀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보호가 필요한지의 여부 등 13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참고7)


스위스에 있는 국제지식재산기구(WIPO)에서도 올해 9월에 "인공지능과 지식재산"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에 대한 논의는 향후 계속될 것이며, 실제 인공지능 발명자를 인정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을 하려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Back to basics) 특허법의 목적은 기술개발과 공유를 통한 사회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하는 것이 이러한 목적에 부합한다면 그 방향으로 제도가 바뀔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자아를 가지지 않고 뭔가를 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지 않은 지금, 인공지능은 단지 도구에 불과하며 이런 상황에서 기술개발을 통한 사회발전은 오롯이 인간의 몫이 아닐까?


WIPO에서 2019년 9월에 열린 "인공지능과 지식재산" 세미나(참고8)



[인공지능과 지식재산 시리즈]

인공지능이 발명을 한다? | AI는 발명자가 될 수 있는가?

인공지능은 저작자가 될 수 있는가? | 인공지능 이용에 따른 저작권 논쟁

인공지능 발명자, 특허청의 판단은? | 인공지능 발명자 특허출원에 대한 각국 특허청의 입장

AI 발명자, 드디어 특허 획득? | 호주/남아공에서 '인공지능 발명자' 세계최초 인정?


[인공지능 이야기 시리즈]

인공지능 개념(AI) | 인공지능 정의, 유형. 분야, 역사

머신러닝 개념(Machine Learning) | 머신러닝 정의, 종류, 예시, 통계와 비교

머신러닝, 기계가 학습한다는 의미 | 머신러닝 과정에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인공신경망 개념(Artificial Neural Network) | 생물학적 신경망, 인공신경망, 퍼셉트론, MLP

딥러닝 개념(Deep Learning) | 딥러닝 등장 3대 사건, 기본 개념, CNN, RNN, 장단점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 개념 | 정의, 주요 개념 구분, 종류, 예시


참고자료
[1] 제목의 그림: 구글 deepdream의 그림, https://deepdreamgenerator.com
[2] https://www.bbc.com/news/technology-49191645
[3] http://artificialinventor.com/
[4] https://www.surrey.ac.uk/people/ryan-abbott
[5] https://www.wsj.com/articles/can-an-ai-system-be-given-a-patent-11570801500
WSJ에 접근하지 못할때는 https://www.intepat.com/blog/patent/ai-artificial-intelligence-an-inventor/ 에서도 유사한 내용을 찾을 수 있다.
[6] https://www.fiveipoffices.org/material/ai_roundtable_2018_report/ai_roundtable_2018_report/ai_roundtable_2018_report
[7] https://www.govinfo.gov/content/pkg/FR-2019-10-30/pdf/2019-23638.pdf
Request for Comments on Intellectual Property Protection for Artificial Intelligence Innovation
[8] https://www.wipo.int/about-ip/en/artificial_intelligence/news/2019/news_0007.html
[9] https://www.epo.org/news-issues/news/2020/20200128.html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