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서재' 기획의도를 가장한 그냥 마음속 이야기
그저 지금 맺은 인연으로도 인생은 충분히 풍요롭다고 생각했다.
넓진 않아도 꽤나 깊은 관계라 자부하는 10년, 20년 그렇게 오래된 나의 인연들.
하지만 30대가 되고 보니 그동안 친하던 이들도 관심사가 달라지고, 인생을 걸어가는 속도, 방향 모두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함을 느낀다.
외로움이었을까,
나는 철저하게 타인인 이들과 공유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음이 복잡할 때 나를 위로해주던 책 이야기.
그냥 그 날 아침의 나의 마음.
잠들기 전의 머릿속 생각들.
이렇게 내 이야기를 올리면서도 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문틈을 살짝 열고 두려움과 호기심에 문밖을 내다보는 그런 아이처럼 말이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줘도 되는 곳.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그저 'unfollow'라는 버튼 하나면 아웃시킬 수 있는 그런 곳.
언제든 아니다 싶으면 버튼 몇 개만 누르면 나의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는 그곳,
뭐 손해 볼 것 없다 생각했다.
아주 소심하게,
그리고 아주 짧게.
그렇게 조금씩 내 마음을 글에 담아 올렸다.
'아무도 안 봐도 상관없어!'
이런 마음 인척 하면서도 누가 좋아요를 누르고 갔나 살펴보는 이상한 심리.
신경 안 쓴다면서 하루에 대체 몇 번이나 들어가 보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현대인과 인스타그램의 심리를 몸소 체험하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짧게 쓴 글들에 댓글이 달린다.
이게 뭐라고 자신감이 생기는 거지?
아니,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이 사람 말에 왜 가슴이 먹먹해지지?
아직 잘 모르겠다.
우리는 '책'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만나서일까?
인스타그램에 대한 부정적인 나의 생각도,
타인이라는 경계심도,
참 쉽게 사라졌다.
그렇게 나는 이 타인들에 대해서 궁금해졌다.
나를 구렁텅이에서 꺼내 주었던 책.
언제나 질척거리면서 찾아가도 위로가 되어주었던 책.
이 사람들에게 책은 어떤 의미일까?
나는 보통 사람들의 책 이야기가 알고 싶어 졌고,
공간 디자이너인 내가 그들과 소통하는 특별한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그들과 나의 공통분모, 책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이 꿈꾸는 '나만의 서재' 또는 '나만의 책 읽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인해보기로 결심했다.
처음부터 완벽하길 바라고 시작하지 않은 이번 프로젝트.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법도,
그들이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법도,
또한 그 이야기를 담은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도,
나에겐 모두 어렵고 낯선 일이다.
'가치 있는 여행이 쉬우리라고
기대하진 말아라.'
그래,
쉽진 않겠지만 가치 있는 여행이 될 것 같아서
오랜만에 마음이 너무 설렌다.
나의 첫 인연,
김소라 작가의 책 이야기 그리고 그녀가 꿈꾸는 공간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