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라벨링 하는 삶, 내가 주조하는 내 삶의 타이틀 사이에서
그렇게 흔하다던 암환자가 된 이후, 세상은 내 삶을 극복해나가야 할 무엇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의 나를 불행하지만 극복할 수 있는 무엇으로 단정 짓고 싶어 했고 얼른 정상성을 되찾아 결혼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 격려했다.
하지만 누군가의 추측과 바람과는 달리 내 삶은 고통이라는 촉각에 예민해지고 삶을 좀 더 확실하게 장담할 수 없다는 점 정도가 내 변화이다. 이게 크다면 크지만 나의 삶의 이유가 변화할 정도는 아니다. 어디 매달리고 싶을 정도도 아니다.
암 판정 이전에도 30대 비혼 여성 페미니스트로 살아왔고 암생존자가 되면서도 여전하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단단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선명해지는 마음과 경험을 이곳에 적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