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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ethink Oct 08. 2018

맥락을 엮어내는 마케팅 - 이마트x에어비앤비 하우스

좋아, 자연스러웠어. 맥락을 읽는 브랜드들의 콜라보레이션 마케팅

이사 오면서 이마트에서 입양해온 내 ‘샤이릴라’ 세숫대야. 이 세숫대야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게 있다. 바로 이번 여름에 방문했던 이마트 에어비앤비 하우스이다.  


에어비앤비와 그 마케팅의 열성팬 (여행은 살아보는거야 스토리북 저자로 참여한 후로부터 오프라인 행사가 열릴 때마다 찾아다니고 있다.)인 나는 연남동에서 이마트와 에어비앤비의 콜라보레이션 하우스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에어비앤비에서는 호스트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호스트의 남는 공간을 빌리고 이마트 제품으로 꾸며 에어비앤비 하우스로 재탄생시켰다. 거실의 러그, 주방의 노브랜드 먹을거리들, 일렉트로마트의 제품으로 꾸며진 개성있는 호스트의 방, 샤이릴라 캐릭터 제품과 북유럽풍 침구들로 꾸며진 침실까지. 


이마트를 연상시키는 노란색 톤앤 매너. 거실에서는 노브랜드 제품들을, 호스트의 방에서는  일렉트로마트 캐릭터인 '일렉트로맨'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의자 위 방석에 그려진 캐릭터가 바로 '샤이릴라' 캐릭터이다ㅎㅎ

인스타에 찍어 올리고 싶을 정도로 잘 꾸며진 인테리어들을 공유하며 내가 달았던 캡션은 ‘좋아 자연스러웠어.’ 


(그리고 누가 알았을까, 나중에 이마트에서 샤이릴라 캐릭터를 발견하고 왠지 친근함을 느껴, 다른 세숫대야를 내려놓고 이 캐릭터 세숫대야를 구매하고 있는 이해할 수 없는 나라는 소비자가 있을줄은.) 

힝 귀엽지 않나요..? (출처: SSG 닷컴)


현장에 계시던 에어비앤비 직원분께 여쭤보니, 두 브랜드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했다고 하셨다. 에어비앤비의 감성에다, 숙소 꾸미기를 고민하는 예비 호스트들에게 제안하는 가성비좋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마트 제품이라.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지! 하면서도 너무 Reasonable해서 운명적인 만남인 것만 같았다.  





비슷한 사례로 ‘배달의 민족’과 ‘더 부스’에서 진행했던 ‘치믈리에일’ 기획이 있다. 최근 배달의 민족 브랜딩실의 팟캐스트 #배달이빛나는밤에 에서 ‘치믈리에일’ 마케팅 비하인드 편을 방송했다. 배달의 민족이 지속적으로 진행해온 ‘치믈리에’ 마케팅과, ‘치맥’이라는 문화적 현상을 풀어낸 신박한 조합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술이라는 프로덕트의 특성 때문에 마케팅에 제약이 많은 더부스가 마케팅 전략으로 ‘콜라보레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술을 즐기지 않는 나는 배달의 민족이라는 매력적인 제안 덕분에 이 마케팅에 넘어가버렸으니 >_< 역시 콜라보레이션은 브랜드 양 쪽의 팬을 다 끌어들이며 상승효과를 보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맥락을 팔아라’라는 책에서는 마케터의 역할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지금 마케터가 할 일은 고객의 맥락과 브랜드의 맥락을 씨실과 날실을 교차하듯 빈번하게 엮어가는 것이다.


‘좋아 자연스러웠어’는 고객의 맥락과 브랜드의 맥락을 잘 이해하고, 이를 잘 엮어낸 기획에 대한 존경의 감탄사가 아니었을까. 맥락에 잘 맞아떨어지는 스토리텔링은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결과적으로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 계기를 제공해준다.  


브랜드를 소비함으로써 나를 드러내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의 힘은 더 세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루이비통과 슈프림처럼 유명한 브랜드들, 또는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들이 어떻게 콜라보레이션해서 즐거움을 줄 지, 더욱 기대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슈프림.. 당신은 대체.. 




+)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다른 마케터에 비해 네가 잘 하는 게 뭐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내가 자신있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공감으로 맥락을 읽고 ‘스토리텔링’하는 데 있는 것 같다. 이런 장점을 더욱 더 계발하고 증명하기 위한 솔루션이 바로 글쓰기!   


앞으로도 마케팅 케이스 분석을 하는 글을 꾸준히 쓰면서, 맥락을 읽는 연습을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 여름 다녀온 이마트 에어비앤비 하우스를 정리해보았다. 아무리 사소해 보여도 기록하고 기록하고 또 기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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