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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Julia and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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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emeetskun Oct 19. 2020

Julia & Us 30. 돼지고기 립

Baby back ribs. 

마지막 포스팅을 한 뒤로 시간이 정말 많이 지났다. 그동안 우리 부부는 꽤 많은 일들로 이리저리 많이 바빠서 브런치를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못 쓰는 사태가 발생했다. 우린 이제 한국에서 다시 보스턴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요리를 다시 시작했고, 드디어 오랜만에 글을 쓸 심적 여유가 생겼다.

물론 글 쓸 여유가 없다고 해서 요리를 안 한 건 아니었다. 줄리아 차일드 레시피가 없었을 뿐이지 새로운 요리들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남편인 나에겐 그중 하나가 바비큐였다. 

바비큐는 사실 어렸을 때부터 은근 많이 먹던 요리였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빕스, 칠리스 같은 여러 패밀리 레스토랑에선 립을 항상 판매하고 있었고, 휴스턴에서 몇 년 동안 대학원 생활을 하셨던 아버지께선 스테이크가 아니라 항상 베이비 백 립을 시키셔서 가족이 다 같이 먹곤 했었다. 그러기에 사실 베이비 백 립은 내겐 스테이크보다도 훨씬 친숙하고 스토리가 있는 메뉴다. 

그러던 와중에 왠지 모르겠지만 이걸 직접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을 해 보게 됐는데... 


준비물을 쓰기보단 그냥 전체적인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우선 베이비 백 립 - 등갈비를 준비한다. 정육점에 가서 뒤에 막을 좀 떼서 주세요 하면 막도 떼어서 준다. 막이 있는 상태로 립을 먹으면 좀 식감이 별로다. 

립을 사실 핏물을 안 빼도 된다고 하지만 립을 차가운 물에 30분 정도 담가서 핏물을 빼 주었다. 

그리고 밑간을 한다. 소금과 후추로만 했는데, 진짜 고수 핏 마스터들은 자기만의 드라이럽 (dry rub)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보통 소금과 후추지만, 가끔 커피가루도 쓰고 하여튼 이것저것 시도해 볼 수 있는 조합이 많다. 

이것저것 드라이럽을 슥슥 문지르고 나면,

이런 그림이 만들어진다.


원래는 알루미늄 포일로 싸야 하지만 집엔 알루미늄 포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유산지로 대체. 알루미늄 포일을 쓰는 걸 추천한다. 뭔가 좀 더 열을 잘 가둬줘서 더 잘 익는다. 

정원에 있는 타임을 따 와서 위에 얹어주고,

오븐에 두 시간 정도 굽는다. 이때 온도는 레시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한 120도 정도에 두 시간 정도 구웠다.

이게 아마 한 시간 정도 굽고 한 번 뒤집어 주려고 꺼낸 상황. 몇 번 하다 보니 근데 굳이 뒤집을 필요까지는 없는 것 같다.

이제 바비큐 소스를 만들어 보자. 바비큐 소 느는 그냥 집에 있는 온갖 향신료를 다 부었다고 보면 되겠다.

케첩, 애플 사이다, 다진 마늘, 고추장, 케첩, 고춧가루, 꿀, 타바스코 소스, 등등... 사실 안전하게 가고 싶다면 시중에 파면 바비큐 소스를 사는 것도 방법이다. 근데 고추장을 베이스로 해서 소스를 만드니 뭔가 착착 고기에 잘 달라붙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심지어 다진 양파도 넣었네? 지금 보면 저거보단 훨씬 더 잘게 썰어줘야 할 듯싶다.

두 시간 굽고 나온 비비큐 립. 사실 이제 보니 조금 더 구웠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먹을 때도 그랬고.

여하튼 만든 소스를 붓으로 슥삭 발라준다.

슥슥~

슥슥 발라서 요번엔 포일에 싸지 않은 채로, 180도 정도에 15분 정도 구워준다.

이 때는 근데 쫄보여서 좀 더 낮은 온도에 했었던 듯.

다시 한번 더 발라주고 구워줬다.

완성품. 그때는 우와 하면서 먹긴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발전시켜야 될 부분이 좀 더 많았다.

아무래도 오븐을 쓰는 데 아직도 익숙지 않다 보니, 오븐을 잘 믿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문경에서의 2차 시도. 준비 과정은 생략하고, 여기엔 알루미늄 포일이 있어 바로 이용했다.

오븐에 보내 놓고,

소스를 만들었다. 이 날도 집에 있는 온갖 향신료 모두 투하. 맛보면서 너무 짜지만 않게 해 주면 된다.

요번에도 붓으로..

그 사이에 버터를 둘러 옥수수도 구워 주었다. 

한 번 찐 거라 오래 굽진 않았다.

한층 더 나은 비주얼이 된 폭립.

이래 봬도 물기는 꽤 남아 있었다.

기분 좋았던 아버님 처제 생신 파티였다. 


사람들을 초대해서 요리를 선 보일 땐 연습을 한 번은 하고 가자.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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