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윤원 이야기
"아빠, 다음 주말에 우리 집에 가요?"
아이가 말하는 '우리 집'은 서울의 아파트가 아니었다. 강릉 옥계면 도직리, 뒷산이 품어주는 그곳. 바로 '윤원'이었다.
하나이면서 둘인, 둘이면서 하나인 집
나에게 설계를 요청한 두 건축주(건축주들은 오랜 친구이다.)의 요청은 명확했다. "각자의 가족이 편안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하지만 함께 모일 수 있는 마당도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그렇게 탄생한 윤원은 독특한 형태를 띠게 되었다. 두 동의 건물이 브릿지로 연결되어 있되, 멀리서 보면 하나의 건축 오브제처럼 보이는 구조. 마치 두 가족의 관계처럼, 독립적이면서도 연결되어 있는 모습이다.
각 동은 작지만(약 15평) 효율적이다. 1층은 거실과 부엌, 2층은 침실 공간. 같은 박공지붕과 재료를 사용했지만, 내부 구성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동은 복도를 따라 강릉 바다의 아름다움을 담아냈다. 다른 한 동은 프라이빗한 공간에 집중했다. 특히 이곳의 화장실은 그 자체로 작은 예술 작품이다.
건물을 설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이 땅에 건축물을 어떻게 '녹일' 것인가였다.
강릉 옥계의 뒷산은 부드러운 능선을 그린다. 윤원의 박공지붕은 이 산세의 리듬을 그대로 따른다. 두 동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마치 산이 품은 작은 마을 같다. 앞에서 바라보면 두 동이 각각의 개성을 드러내지만, 뒤에서 보면 하나의 풍경이 된다. 그 뒤편 프라이빗한 마당에는 작은 수영장이 있다. 여름날, 아이들의 물장난 소리가 산과 바다 사이를 메운다.
4일 + 3일 = 새로운 삶의 방정식
윤원의 건축주들은 새로운 삶의 리듬을 찾았다. 4일은 서울에서 일하고, 3일은 강릉에서 쉰다.
이것이 바로 '이중거점'의 삶이다. 평일 저녁 서울에서 느끼는 피로는 주말이면 강릉의 자연으로 씻겨 내려간다. 아이들에게 이곳은 '우리의 또 다른 집'이다.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이 여기 있다. 뒷산 산책, 바다 나들이, 마당에서의 바비큐, 밤하늘의 별.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여유로움.
아이들의 추억이 자라는 집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이 건물의 이름은 윤원이다. 두 건축주들에겐 각각 두 아이들이 있다. 첫번째 가족 아이들의 이름의 끝자는 "윤"으로 끝나고, 두번째 가족 아이들의 이름의 끝자는 "원"돌림이다. 그래서 "윤원"이다. 너무 좋다. 그들의 감성이,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건축주들의 마음이...
건축주의 말이 기억난다. 윤원의 마당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함께 흙을 만지고 나뭇잎을 줍고 여름에는 수영장에서 물장난을 치는 모습. 그 순간들이 쌓여 이 집의 진짜 이야기가 된다.
이 공간에서 자란 추억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마음속 안식처가 될 것이다.
함께, 그러나 각자의 방식으로
두 가족이 함께 쓰는 공간이지만, 각자의 프라이버시는 완벽하게 보장된다. 각 동은 완전히 독립적이다. 필요할 때는 각자의 공간에서 온전히 가족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오늘 저녁 같이 먹을까요?" 브리지를 건너가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제안. 같은 건축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서로 다른 공간 레이아웃. 각 가족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이 공간을 채워간다.
나눔으로 완성되는 가치
완공 후, 건축주는 흔쾌히 우리 가족을 초대해 주었다. 내가 설계한 공간에서 내 가족과 함께 보낸 하루. 건축가로서 이보다 큰 선물은 없었다.
그날 깨달았다. 윤원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관계를 담는 그릇이었다. 두 친구의 우정, 가족 간의 사랑, 자연과의 교감,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나누는 여유로움.
앞으로 윤원은 에어비앤비로도 운영될 예정이다. 윤원의 가치는 이렇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로망에서 현실로
도시 생활에 지친 많은 이들이 전원생활을 꿈꾼다. 윤원은 그 로망을 현실로 만든 사례다.
완전히 도시를 떠나지 않아도 된다. 일주일에 3일, 주말만이라도 충분하다. 작은 공간이라도 괜찮다. 15평이면 가족이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함께 꿈꾸는 친구가 있다면 더 좋다.
강릉 옥계, 작은 연면적 50평에 비해, 실제로 이곳이 담고 있는 것은 훨씬 크다. 두 가족의 꿈, 아이들의 웃음, 산과 바다가 만나는 풍경, 그리고 4일과 3일로 나뉘는 새로운 삶의 리듬.
윤원 이 공간은 단순히 자연 속 건축물이 아니라, '꿈을 현실로 만드는 용기'를 담고 있다.
당신도 꿈꾸고 있나요? 4일은 도시에서, 3일은 전원에서 사는 삶을.
윤원이 말한다. 그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지속가능한, 오래 남을 공간을 고민하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건축과 공간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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