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순간을 묘사하기
차 안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높은 건물들과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이 멀게 느껴진다. 스피커에서는 오아시스의 Stay Young이 흘러나오고 있다. 나는 리드 기타의 에너지를 느끼며 드럼 비트에 맞추어 고개를 위아래로 흔든다. 노란색 람보르기니 우루스는 바다를 향해 끝없이 이어지는 고속도로 위를 110km/h로 달리고 있다. 이 노래를 들으면 왠지 운전할 때 자신감이 생긴다. 창문 밖으로 바라보는 하늘에는 노란빛과 붉은빛이 물결치듯 점점 섞여가며 햇빛의 산높이에서부터 떠오르고 있다. 한참 말이 없던 친구가 조수석 창문을 열자마자 차 밖에서 들어온 자유로운 바람이 내 오른쪽 목덜미를 덮쳐 안는다. 친구는 개업을 알리는 풍선인형처럼 마구잡이로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정리하는 내 모습을 보고 웃는다. 진한 소금 냄새가 담긴 시원한 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나는 빳빳한 종이 위를 미끄러지는 소프트 점보 지우개처럼 자연스럽게 우루스를 이끌며 주차한다. 신발 밑창 아래로 모래가 퍼지면서 희미한 소리가 난다. 주황빛으로 빛나는 바다와 하늘, 거칠게 부딪치는 파도의 소리, 그리고 부드러운 모래사장 위를 걷는 발걸음의 소리가 섞인다. 작은 자갈 조각은 나의 걸음소리에도 한결같이 참을성 있게 흩어지지 않으며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알맹이들은 그저 내 발이 가는 대로, 조금씩 움직이며 흔적을 남길 뿐이다.
태양이 시들어가는 바다 위에 서로의 이름을 적는다. 모래 한 알 한 알마다 서로의 존재가 어디로든 사라져 버리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이 묻혀 있는 것만 같다. 우리는 그 속에 붙잡혀 있는 것처럼 골반을 맞대고 앉아서 시간을 낭비한다. 우리가 남긴 발자국은 바다를 그리는 또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운 산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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