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순간을 묘사하기
흙바닥 위로 태양이 녹슬어 간다. 나는 평상에 누워서 나무 그늘 쪽으로 얼굴을 옮긴다. 머리카락이 볼에 붙어 물결처럼 살랑거린다. 눈을 감으면 귀에 들리는 소리를 하나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매미 소리가 하늘을 가득 채운다. 곤충의 울음은 어떤 순간에는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하며 여름의 시작을 늦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가끔씩 들리는 새소리와 달그락거리는 주방의 소음에 마음이 차츰 한가해져 간다.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걱정은 모두 사라지고, 그저 이 순간에만 집중할 수 있다.
돌담 너머로 불어오는 미지근한 바람에는 기름에 절인 계란 부침 냄새가 녹아 있다. 미간에 힘을 빼고 폐를 부풀리며 숨을 들이쉬면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가 코끝을 때린다. 나는 그 냄새에 이끌리듯 일어나 오른쪽 손목 마디가 하얘질 정도로 허리를 받치며 집 안으로 들어간다. 한쪽 다리가 접히면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양은 쟁반 식탁 위로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소시지를 댕강 썰고 계란을 들이부어 만든 할머니표 반찬이다. 군데군데 까맣게 탄 흰 장판 위로 풀썩 주저앉으며 젓가락을 집어 든다. 잘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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