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정의
나는 유난히도 내 정체를 못 견디는 사람이다. 그래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어디론가로 떠나려고 든다. 지금 사는 게 지루한 것도 아니면서 더 재밌는게 어디에 있을지도 몰라라면서.
오늘 나는 문득 내 실패를 깨달았다. 실패의 원인은 내가 항상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에만 도전을 했다는 것. 당연하고 충분하게 이룰 수 있는 무언가 이상을 바라본 적이 없는 탓이다. 덕분에 나는 완벽한 실패에 대해서는 미경험 중이다. 항상 난 보루는 차지하고 보니까... 동시에 성공을 한 번도 못 해 봤다. 일생에 단 한 번도. 항상 내가 당연히 가질 수 있는 것만을 보고 있으니 그건 항상 얻어왔지만 그 이상을 도전해도 되었음에도 나는 딱 얻어질 것 같은 무언가. 주로 바라보고 꿈꾼 것이 저 위가 아니라 항상 내 눈 앞. 누가 저기가서 칭찬받았으니 최소한 저기까지는 가야지라고 바라본 딱 그 자리. 딱 그 만큼 노력하고 딱 그 만큼 성취해 온 거다.
이번에 내가 실패를 깨달은 이유는 황당하게도 이번 도전은 내 삶에서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주어진 무언가가 아니라 내가 원해서 나아가고자 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필요가 없는데 내가 원해서... 그 결과, 나는 실패했고 내 삶의 오류에 대해 깨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인 점은 내가 이 다음 도전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진행할 수 있을 거라는 점. 더 처절하게 깨질지는 몰라도, 내 한계를 나 뿐만이 아니라 만천하에 중심까지 드러나게 만들지 몰라도. 성공할 지 실패할 지 어디에 도전하게 될는지도 지금의 나는 모른다. 만약 깨지면 정말 행복한 결과로는 내 겉에 있는 알만 부술 수도 있다. 반대로 정말 불행한 결과로는 내 자체가 부서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어떻게 얼마나 깨지게 될 것인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