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격렬한 스포츠 리그에서 남녀의 경계를 허무는 사람
미국 프로농구 NBA, 샌안토니오 스퍼스(San Antonio Spurs) 팀의 베키 해먼(Becky Hammon)은 리그 유일의 '여성' 코치이다. NBA(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가 그 명칭과는 달리 '남성들의 리그'를 지칭함에도, '그'는 그렇게 경계를 허물고 있다.
2018년 5월, 베키 해먼이 밀워키 벅스(Milwaukee Bucks) 팀의 헤드코치 자리를 두고 인터뷰를 볼 것이라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아쉽게도 그 자리는 마이크 부덴홀저(Mike Budenholzer)에게 돌아갔다. 비록 NBA 최초의 여성 헤드코치가 탄생하지는 않았지만, 더디더라도 그렇게 리그는 진일보한다.
2018년 5월 11일, 스페인의 역사적인 농구선수이자 두 차례 NBA의 우승을 차지한, 현재까지도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뛰고 있는 파우 가솔(Pau Gasol)이 이에 대한 Open Letter를 썼다. 특별히 좋았던 부분을 오려 붙여본다.
"(중략) 한치의 거짓도 없이, 나는 37년 동안 단 한 번도 우리 어머니를 '여성' 의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어머니는 나에게 항상 '의사'였다. '훌륭한 의사'이기도 했다.
지금 베키가 NBA 감독이 될만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논하는 것 같다면, 잘못 짚은 것이다. 그 문제는 아주 명확하다. 첫째, 그녀는 엘리트 포인트가드의 마인드셋을 갖춘 뛰어난 선수였다. 둘째, 그녀는 논란이 여지가 없는 최고의 코치의 훌륭한 어시스턴트였다. 무엇이 더 필요하단 말인가? (중략)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녀의 '자격', 그리고 '여성 헤드코치'에 관해 떠도는 몇몇 멍청한 이야기들을 박살 내는 것이다. 고맙게도 가장 자주 들리는 이야기에는 가장 반론하기 쉽다. 그 '이야기'란 '최고 수준의 농구 리그에서 여성은 남성을 코칭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뭐, 여성 코치는 여자 대학농구나 WNBA에서 코칭할 수 있어. 그런데 NBA? NBA는 달라."
우선 이 이야기를 해야겠다. 그런 이야기를 최고의 농구 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들에게 하고 있다면, 당신은 매우 멍청해 보일 것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간단하다. 난 NBA에서 17년간 뛰었고, 두 번 우승했으며, 이 시대 최고의 선수들 몇몇과 함께 뛰었다. 그리고 역사상 가장 깐깐한 감독인 필 잭슨(Phil Jackson)과 그렉 포포비치(Gregg Popovich) 밑에서 뛰어봤다.
베키 해먼은 코칭할 수 있다. '꽤 잘할 것'이라는 말이 아니다. '그럭저럭 잘할 것'이라는 말도 아니다. '남성 코치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코칭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아니다. 베키 해먼은 NBA에서 코칭할 수 있다.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