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떠나고 싶은 한국인, 한국이 궁금한 외국인
바야흐로 역사 이래 K문화의 붐이 최고조에 달한 시대다. K팝, K드라마, K푸드, K뷰티 그야말로
K자만 붙으면 전 세계가 열광하고 좋아하는 이 기이할 정도로 한국의 소프트 파워가 강력한 이 시대에 한국인으로서(특히 해외에 거주 중인 한인으로서) 당연히 고맙고 기쁜 마음이 든다.
그런데 해외에 비추어지는 이런 화려하고 완벽한 한국의 모습과 달리, 정작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사람들의 이야기는 무척 다르다. 헬조선, N포세대, 서열 매기기, 갑질 문화 혐오와 갈라치기.. 자살률 1위, 출생률 꼴찌. 한국 안에서 보는 한국의 모습은 무척이나 어둡고 피폐하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헬조선이라는 인식 자체가 그저 부정적이고 편파적인, 먹고살만한데 하는 배부른 소리라고도 한다. 한국문화가 이렇게나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데 한국인들만 스스로의 나라를 부정하고 비판하는 우물 안 개구리같은 생각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전 세계에 파급력을 갖는 휘황찬란한 K문화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한국을 떠나고 싶어 하는 한국인들이 적지 않은 것을 그저 어린양이나 배부른 소리로 치부할 수 있을까?
사실 나도 그들 중 한 명이다. 한국에서 나고 교육받고 일하던 소위 '토종한국인'으로 거의 평생을 지내다가 한국사회 안에서 마모되어 가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뒤늦게 해외를 떠돌며 외노자 생활을 하고 있는 입장인 나에게 이러한 한국에 대한 평가의 차이는 항상 흥미로운 것이었다.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외국인들이 흥미로워하고 재미있어하는 화려하게 빛나는 한국, 반면 한국 안에서 좌절하고 불행하며 하루하루 살아남기가 버거워 해외로 눈을 돌리는 한국인들. 이 간극의 차이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나의 해석은, 이것은 간극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천국과 지옥의 두 가지 모습 모두가 현재 한국사회의 정직한 초상이다.
그러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고 더 많은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는 한국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나는 이에 대한 몇 가지 짧은 생각을 풀어보려고 한다. 사회학자도, 권위있는 전문가도 아니지만 한국에서 나고 자라 거의 평생을 한국에서 지내오다 결국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해외를 떠돌며 새로운 환경을 찾아 나선 늦깎이 외노자로서, 어찌 보면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한국인인 내가 누구보다 이 지점에 대한 깊은 고민과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가장 적합한 화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