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공무원이 말하는 설득의 기술
#0. 당신은 설득을 잘하는 사람입니까?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처음과 끝에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다.
"당신은 설득을 잘하는 사람입니까?"
스스로 설득을 잘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해 봤다면 이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 글의 마지막에서 다시 한번 물을 때까지 마음속에 잘 기억하길 바란다.)
우선 '설득'이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서 찾아본 '설득'의 정의는 이렇다.
"상대편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함"
이와 같은 정확한 정의를 인지하거나, 찾아본 적은 없더라도 우리는 설득을 이미 많이 경험해 봤다. 설득을 하는 입장이건, 설득당하는 입장이건 말이다.
아마 다양한 경험을 한 우리가 알고 있는 설득은 이런 식으로 정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떤 수단으로든 상대편을 내 편으로 만들기"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나는 설득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설득'을 시작한 것은 어려서부터였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좋아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약간의 지적 허영심을 가지고 있던 나는 책을 읽고 알게 된 내용을 곧잘 뽐내곤 했다. 책을 통해 글에 친숙해진 나는 글을 쓰는 것 또한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야기할 사람이 없을 때는 내 생각을 글로 적기 시작했다.
이렇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내 글을 보여줄 기회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내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여주는 사람, 내 이야기를 보고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생긴 것이다. 물론 당시엔 다른 이들의 반응에 소소한 성취감을 느끼고, 내가 말하기와 글쓰기를 잘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들을 설득할 의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이미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을 경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설득'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상대방을 내 편으로 만들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 아마 주된 반응은 2가지 정도가 될 것 같다. 첫 번째 반응은 '이게 무슨 설득이야'라고 실망하는 반응이고, 두 번째 반응은 '나도 설득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섞인 반응이다.
둘 다 맞는 이야기이다.
앞서 내가 처음 경험했던 설득은 '의도'가 없었다. 내 의도에 맞게 상대방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것과 단순히 공감 또는 동조를 유도하는 것은 난이도 차이가 상당하다. 그렇다 보니 앞의 이야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설득과는 다를 수 있다. 다만 설득의 핵심이 상대방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임을 기억한다면 설득이 생각한 것만큼 어렵지 않을 수 있단 것 역시 사실이다.
지금까지 생각보다 '설득'은 어렵지 않다고 이야기했으니, 이제부터 여러분을 '설득'해볼 예정이다.
이 글은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한 관찰일지에 가깝다. 그럴싸한 행동심리학 이론은 없지만 누구든 겪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다룰 예정이며, 그 끝에선 여러분도 설득을 잘할 수 있다는 나의 생각에 '설득'되길 바란다.
내가 '가진 것'을 개발하면 '강점'이 되지만, 내게 '없는 것'을 채우려고 하면 '평범'해진다고 했던가. 그러한 관점에서 '내 편을 만드는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고, 이 경험을 개발하면 여러분도 '설득'을 잘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