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enie Yang Sep 01. 2016

디자인씽킹의 올바른 문제 찾기  

Define Right Problem in Design Thinking

당신의 가장 큰 문제는 틀린 질문만 하는 거야, 왜 15년 동안 가뒀을까가 아니라 왜 15년만에 풀어줬을까가 맞는 질문이지


 2013년 2월 카카오 김범수의장은 K-Cube 스타트업 컨퍼런스에서 올바른 문제 정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올드보이 사례를 얘기했다. “‘올드보이’라는 영화는 저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극중 오대수, 최민식이 15년동안 정체를 모르는 누군가에게 감금당하죠. 그리고 풀려납니다. 풀려난 최민식이 자기를 가둔 범인, 유지태를 찾고 자신이 감금당한 이유를 알면서 영화는 점점 클라이막스로 치닫죠. 드디어 둘이 대면한 장면에서 영화는 큰 반전과 충격을 선사합니다. 유지태가 자신을 찾아온 최민식에게 건넨 말은 “당신의 가장 큰 문제는 틀린 질문만 하는 거야, 왜 15년 동안 가뒀을까가 아니라 왜 15년만에 풀어줬을까가 맞는 질문이지” 그 순간 이제 모든 걸 알았다고 확신했던 당혹스런 최민식의 얼굴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1]


 올바른 문제 정의는 김범수의장의 사례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디자인씽킹에서도 마찬가지로 올바른 문제 정의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다. 디자인씽킹 이노베이션은 크게 문제 찾기(Problem Finding)와 문제 해결하기(Problem Solving)로 나누어 진다. 디자인씽킹에서는 두 단계 중 문제 찾기 과정을 위해서 일반적으로 더욱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할당해야 한다. 특히, 디자인씽킹 프로세스 중 공감(Empathy), 문제정의(Define)의 단계에서 올바른 문제를 정의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아이디어(Ideate), 프로토타입(ProtoType), 테스트(Test) 단계를 거치면서도 지속적으로 혁신의 문제를 올바로 정의했는지에 대해서 확인하고 검증을 한다. 그 만큼 올바른 문제를 정의하는 것은 혁신의 어떤 단계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올바른 문제를 정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올바른 문제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어떤 기준으로 올바른 문제라고 정의 할 수 있을까? 그것은 누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에 따라서 정의되는 것은 분명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디자인씽킹에서 올바른 문제라고 정의 하는 기준은 크게 3가지의 관점으로 확인하고 있다. [2]


 첫번째는 고객의 관점에서 진짜 문제(Real Problem)인지에 대한 검증이다. 이노베이터들이 어렵사리 정의한 문제가 고객의 입장에서도 진짜 문제가 맞는지에 대한 관점이다. 하나의 예를 확인해보자. 과거 인도 마하라슈트라라는 지역에 유니세프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곳의 주민들에게 의료, 주거지원 등 많은 봉사활동이 진행되었다. 매일 오후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물을 길러오는 여인들을 보고 물펌프를 이용해 물을 기를 수 있도록 개발해 주었다. 하지만, 얼마 후 이 물펌프는 사용하지 않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사실, 이곳 여인들에게 물을 길러 오는 시간은 외지에서 이 마을로 멀리 시집온 며느리들에게 힘든 노동의 시간이 아닌 자유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이 사례는 물동이를 이고 오는 고객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부족한 사례로 결국 고객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 실패한 사례가 되어버렸다. 고객의 관점에서 진짜 문제가 아닌 것을 해결하려고 한 것이었다. 고객과의 진정한 공감을 바탕으로 문제정의가 되었다면, '물을 길러오지 않게 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가 아니라 '물을 쉽게 길러오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라는 문제정의가 그들에게 맞는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두번째는 고객과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가치가 있는 문제(Valuable Problem)인지에 대한 검증이다. 이 문제를 해결했을 때, 고객의 입장에서 정말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도 가치가 있어야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만 가치가 있고,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가치가 없다면 이 또한 올바르게 문제가 정의 되었다고 할 수 없다. 고객의 관점에서 이 문제가 진짜 문제와 유사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고객에게 가치가 있는 문제라는 것은 정의된 문제를 풀었을 때, 고객에게 돌아가는 이익(Benefit) 관점에서 고려해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해관계자 입장에서도 정의된 문제를 풀었을 때, 이해관계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의 관점을 고려해야 한다. 즉, 정성적인 가치 뿐만 아니라 정량적인 가치 또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위에 언급한 사례를 조금 더 고민해 보자. '물을 쉽게 길어오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의 문제정의에서 고객 관점의 가치를 고민해 보면, 왔다갔다 힘듦을 줄 임으로 얻을 수 있는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렇다면, 이해관계자의 측면에서는 어떨까? 이해관계자는 유니세프와 같은 자원봉사센터의 관계자일 수도 있고, 그들에게 후원을 한 사람들일 수도 있다. 그들의 관점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를 고민해보면 한정된 후원금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가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물을 쉽게 길러오는 방법'이라는 문제를 해결했을 때,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가치가 있는 문제로 볼 수 있을까? 고객의 관점에서 진정한 문제로 느껴지는 것도 덜하고,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그것을 해결했을 때 받게되는 가치 또한 물음표(?)의 느낌이 많이 든다.


 세번째는 이노베이터 입장에서 풀고 싶은 열망이 드는 문제(Inspiring Problem)인지에 대한 검증이다. 이 문제는 이노베이터 입장에서 정말 풀고 싶은 마음이 드는 문제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동기부여의 관점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 지난 글을 통해서 '말을 물가에 데려갈 수는 있지만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라는 언급을 하였다. 이노베이터 입장에서 정말 풀고 싶은 문제가 아니라면 그 문제를 해결했을 때, 과연 얼마나 아름다운 결과를 보여 줄 수 있을까?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일반적인 기업에서 흔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국내 대기업의 직원들에게는 이런 일처리 문화가 아주 일반적이다. 바로 상명하복식의 업무 지시와 실행 결과에 대한 빠른 피드백만이 일반적인 대기업의 일 잘하는 사람들의 특성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조직도 많이 있겠지만, 대기업에서 빠른 이노베이션이 일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큰 조직의 특성상 의사결정이 느린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만, 일을 하는 사람들의 열정, 열망 측면은 그 일에 대한 성과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조직과 업무의 특성상 상명하복식의 일이 진행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에는 이노베이터에게 그 문제는 왜 풀어야 하는 상황이며, 이것을 풀게 되었을 때의 가치와 진정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 시켜주어야 한다. ( 물론, 그 일이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어야 하는 일이 아닌, 루틴하고 반복적인 일이라면 상황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창의적인 일에 한정하여 논하고자 한다. )


 이와같이 디자인씽킹에서의 올바른 문제정의는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고객에 대한 관점, 이해관계자에 대한 관점, 이노베이터에 대한 관점 모두를 생각하고 있다. 이는 디자인씽킹이 수많은 문제해결방법론에서 말하고 있는 이론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디자인씽킹에 대한 이슈들이 늘어나면서 공감하기에 대한 얘기들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과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은 항상 중요하게 언급되어왔다. 하지만, 이노베이터의 입장에서 열정, 열망을 불러 일으키는 문제가 정의되어야 아름다운 이노베이션이 만들어 질 수 있다. 필자는 이노베이터의 열정, 열망의 관점에 조금 더 집중해 보고자 한다. 지난 글(공감하면 동감하고, 감동하면 행동한다)을 통해서 'HBR 공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이노베이터의 자기열정과 재강화에 대해서 논하였다.


 이노베이터의 자기열정과 재강화에 대해서 조금 더 보완 설명을 해보면, 이노베이션의 시작은 혁신가의 자기열망에서 시작한다. 혁신가의 자기열망은 참여하는 조력자들의 열정을 불어오고, 그들의 열정은 고객을 진정으로 공감하게 만든다. 진정한 공감은 고객의 동감을 만들고, 이 동감이 커질 때 비로써 감동을 만들어 낸다. 감동은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행동이 변하기 시작할 때 이노베이션의 성공 확률을 더욱 높아진다. 이렇게 조금씩 검증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해관계자의 만족을 만들어 내고, 이러한 만족으로 추가 지원이 일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될 수 있다. 이런 인정은 이노베이터를 재강화 시키게 된다. 재강화된 이노베이터는 또 그들의 열정을 전이 시킨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사람 중심의 이노베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혁신을 만들어 내는 혁신가의 자기열망이 얼마나 중요한지 공감 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방금 설명한 사람 중심의 이노베이션이 지속적인 선순환을 만들어 내는 것은 쉽지 않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 선순환보다 어느 한쪽에서 선순환의 구조가 깨어지면, 다시 아름다운 구조로 만들기는 더욱 어렵다는 점이다. 즉, 악순환의 고리는 정말 쉽게 만들어질 수 있으며, 그 파급속도와 효과는 선순환의 그것보다 더욱 크다. 악순환의 연결고리로 빠지지 않게 하는 핵심 구심점은 바로 혁신가의 자기열망이며 그것을 어떻게 재강화 시킬 것인가는 선순환의 핵심 연결 고리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사람을 열정적으로 만들게 하고, 자기열망을 불러오게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잠시해 보자. 자기열망의 이론적인 접근은 동기부여의 이론에서도 설명할 수 있으며, 인문학의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도 해답을 찾아 볼 수 있다. 필자가 찾은 첫번째 답은 "Start with Why"였다. 사이먼사이넥은 자신의 저서 '나는 왜 이일을 하는가'에서 골든서클을 제시하였다. '왜'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통해서 그 일을 접근할 때, 비로써 열정을 불러일으키며 행동을 변화시킨다는 논리이다. [3]


 다음 글에서는 이노베이터의 열망과 재강화를 위해서 필자가 찾은 두번째, 세번째의 답에 대해서 조금 더 상세히 알아보겠다. 이노베이터의 열망과 재강화는 본인 스스로에게도 적용가능하며, 나와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전파가 가능하며, 본인에게 적용된 열정과 열망은 자연스럽게 주변인으로 번지게 만들 수 있다. 이제 다음 고민을 위해서 몇개의 질문을 던져보자. "무엇이 이노베이터의 열망을 불러 일으키는가? 그리고 무엇이 그 열망을 지속시키게 만드는가?", "무엇이 사람들을 열정적으로 만들고, 그 일에 미치게 만들까?", "무엇이 사람들이 그것을 위해 목숨을 바치게 되는 것일까?"



PS. 당초, 이노베이터의 열망과 재강화를 위한 답에 대해서 논해 보려고 했으나, 브런치에 글을 쓰다보니 앞부분이 너무 길어져 버렸다. T.T 다음 글에서 해당 주제에 대해서 더욱 깊은 고민을 나눠보겠다. 더불어, 브런치에 매월 1개의 글을 등록하자는 스스로의 다짐이 조금 늦어졌다. 하지만, 2016년 마지막 달까지는 최선을 다해 미련이 남지 않은 글들을 매월 꾸준히 브런치에 하나씩 정리해 보겠다.



출처

[1] “꿈으로 끝내지 않고! 꿈을 끝내지 않고!” 카카오 김범수 의장   - beSUCCESS

[2] 명견만리 플러스 -[디자인싱킹시리즈 1부] “진정한 문제 찾기”   - 크리스토퍼 한

[3]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 사이먼 사이넥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왜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