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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 자히르 Sep 14. 2022

워킹맘 vs 전업맘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들에게


무엇을 더 하고 싶은가보다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택하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 선택을 잘하려면 나만의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20대부터 내가 해왔던 선택의 기준은 언제나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대학생 시절에는 대학교 학생 홍보대사, 교환학생, 연애, 동아리, 배낭여행 등 그 때에만 할 수 있는 것이 늘 우선 순위였다. 20대의 젊음, 청춘의 시간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니까.  


엄마가 되고 난 후에도 여전히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 중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은 '워킹맘 vs 전업맘'이다. 대학졸업 후 계속 직장을 다녔기 때문에 당연히 워킹맘으로 살 줄 알았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임신 중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아이 출산 후 1년이 지나 이전과 같은 업계인 외국계 회사로 다시 취직을 하게 되었다. 두 달간 3차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 후 기뻐했던 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전업맘의 고충을 알기에 기쁨이 더 크지 않았을까. 


하지만 워킹맘으로서의 회사 생활은 쉽지 않았다. 끝없는 야근 후에는 집으로 다시 출근해서 아이를 씻기고 재운 후 다시 노트북을 켰다. 시차 때문에 밤 10~11시에 미국 본사와 컨퍼런스 콜을 하기도 했다. 18개월짜리 아이를 팔에 안고 재우면서 이어폰으로 영어 회의를 한 적도 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하루에 30분도 안되니, 아이는 내가 퇴근해서 와도 모른 척 했다. 너무나 마음이 아팠고, 피곤에 지쳐 부부간 대화도 사라진 어느 캄캄한 밤, '왜 이렇게 불행하게 살고 있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는 선택해야 했다. 그리고 그 기준은 여전히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이었다. 


장점보다 후회할 점을 비교하면 결정이 수월해진다


사람들이 선택을 할 때, 장점만으로 비교하면 결정이 쉽지 않다. 하지만 후회할 점을 비교하다 보면 오히려 결정이 쉬워진다. 무엇이 나중에 덜 후회하게 만들지 생각해 보면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나를 덜 후회하게 만들었다. 시간이란,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이가 가장 예쁜 순간이자, 엄마로서 가장 행복한 때이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하는 아기의 말과 행동을 보고 기뻐하며 감탄할 시기이고, 아이와 함께하는 이 소중한 시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초등학생이 되고, 사춘기가 되면 이 시기를 꿈에서도 그리워할 지 모른다. 회사에 다니느라 이 시기를 놓친다면, 내 인생의 황금기를 놓쳐버릴 것 같았다. 높은 연봉, 복지 혜택, 커리어 계발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 삶의 행복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행복의 타이밍도 중요하다. 결혼하지 않은 싱글의 나였다면 회사를 계속 다녔겠지만, 한 가정의 아내와 엄마로서의 나는 추구하는 것도, 중요한 것도 그 때와는 다르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 부러워하는 대상이다


우리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고 선망하는 경향이 있다. 워킹맘은 여유롭게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킨 후 한가로이 커피 마시는 전업맘을 부러워하고, 전업맘은 멋지게 정장과 구두를 차려입고 출근하는 워킹맘을 부러워한다. 즉,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고 감사하며 즐기는 것이 가장 현명하게 사는 방법이다. 


워킹맘이든 전업맘이든, 모두 나름의 고충이 있고 어떤 삶이든 응원 받을 가치가 있다. 미래의 내가 덜 후회할 만할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본다면, 삶의 방향과 행복의 모습이 조금 더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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