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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 자히르 Oct 29. 2022

일단 시작하면, 의지는 따라온다

두 번째 삶을 위한 새로운 마인드셋, 둘


세상에는 유명한 동기부여 강연과 책이 참 많다. 마음이 힘들 때 의지를 북돋아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동기부여 강연만 듣고 실제 행동하지 않는 나를 발견했다. 원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 동기부여를 하는 것인데 머리로 생각만 하고 있으니 당연히 삶의 변화는 없었다. 


완벽주의자였던 나는 완벽한 준비가 되지 않으면 시작조차 안 하는 사람이었다. 이제는 알고 있다. 완벽한 때란 절대 오지 않는다는 걸. 변수가 많은 엄마의 삶에서 '완벽'을 추구하면 오히려 숨 막히고 시작할 의지조차 사라진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냥 해보자"라는 마인드가 훨씬 효과적이었다. 아무런 기대가 없기 때문에 조금만 성공해도 성취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삶의 지혜는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결코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여전히 완벽을 추구했다면 30대 중반인 지금 번아웃으로 지쳐 쓰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시작을 쉽게 만드는 독서환경 세팅하기


2019년 어느 날, 나는 독서 습관을 만들기로 다짐했다. 시작을 쉽게 만드려고 항상 전날 밤 내 책상을 독서하기 쉬운 환경으로 세팅해 놓았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나만의 방에 들어가면 말끔하게 정리된 책상과 독서대 위의 책, 펜이 얌전히 기다리고 있다.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생각할 틈도 없이, 쉽게 의자에 앉아 책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한 장만 읽으려 했는데 그다음 내용이 궁금해 계속 읽게 되었다. 이것을 매일 반복하다 보니 하루라도 독서를 안 하면 무언가 허전하고, 진짜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 되었다. 운동도 마찬가지였다. 영어공부도 마찬가지였다. 딱 5분만, 한 장만, 딱 한 번만 목표를 작게 잡고 일단 시작하니 의지는 저절로 따라왔다. 


일단 시작하면, 그다음이 궁금해진다. 

조금 할 만해지니 더 하고 싶어진다. 

이왕 시작한 거 더 잘하고 싶어진다. 


동기부여도 더 이상 필요 없었다. 내가 재미있고 흥미를 느끼게 되는 순간에 도달하면, 더 이상 의지와 동기부여는 필요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일단 시작해서 망설이는 마음을 차단해 버리는 것! 의지가 생겨날 때까지 기다리기엔 엄마의 하루는 너무 짧고, 시간과 에너지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날 무엇을 하려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한 후에 
매일 정확히 똑같은 시간에 어김없이 행하면 
열정에 휘둘릴 틈이 없다
- 위스턴 휴 오든 -


그 이후로 거창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던 완벽주의자보다, 그냥 일단 시작해서 조금씩 매일 해 나가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이제는 의지가 약하다고 나를 자책하지 않는다. 행동하기 시작했을 뿐인데 감정을 낭비하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도 함께 높아졌다. 


운동에 대한 효능을 백 번 강의로 듣는 것보다 직접 달리기 한 번 하는 게 낫고, 효율적인 영어공부법을 찾아 여기저기 헤매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텍스트 하나 골라 직접 입으로 여러 번 말해보는 게 낫다. 대단한 의지력은 필요 없다. 일단 시작하면 생각보다 꽤 계속하고 싶을 테니까.    


매일 동기부여 강의를 듣는 사람이라면 잠시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고 몸을 움직여보자. 다른 사람의 경험과 인사이트도 중요하지만, 상황과 여건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나에게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감정이 끼어들 틈을 차단하고 고민할 시간도 없이, 그냥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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