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시의 체계#2

[잡담 한 스푼_#3] 직시 중심과 우리말 지시 3원 체계

by 근영

Ⅱ. 직시의 체계


가. 직시 중심


직시중심은 화자, 화자가 딛고 있는 장소,
화자가 존재하는 시간이 기준이 되는데 화자는 의도적으로 중심을 옮길 수 있음


화자가 어떤 대상을 가리킬 경우, 기원점(origin of utterance)을 어디에 두고 그 발언을 하고 있느냐 즉 화자나 청자 어떤 쪽을 기준으로 직시를 하고 있는가라는 직시의 중심(deictic center)이 필요하다. 직시의 중심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무표적인 직시의 중심(unmarked deictic center)과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는 유표적인 직시의 중심(marked deictic center)으로 구별할 수 있다.1)


<예시 1>

근영 :: 나 내일 의미론 시험 보러 서울로 올라가야 돼.
촘스키 :: 파이팅! 잘 보고 와.


<예시 1>에서 화자(근영)는 자신을 직시의 기준으로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사건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청자에게 명시한다.


<예시 2>

(똑똑)
러셀 :: 교수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예시 3 :: 국제전화>

<독일 21:00/한국 – 08:00>

Wittgenstein :: Hallo?
근영 :: Guten Abend! Wie geht es Ihnen?


<예시 2>에서는 발화시청자의 위치를 기준으로, 그곳으로 들어감을 나타내며 <예시 3>에서는 한국에 위치한 화자가 독일에 위치하고 있는 청자의 시간대를 기준으로 저녁 인사를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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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행위는 일반적으로 화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화자를 기준으로 특정한 대상을 지시할 경우에 화자를 직시의 무표적 중심이라 한다. 예를 들면, 화자가 자신을 기준으로 대화 참여자의 역할을 인칭으로 나타내고, 발화시 화자의 발화 위치를 기준으로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를 가리키며, 화자의 발화시를 기준으로 사건시를 지시한다.2)


이와 반대로 유표적 발화는 공손하고 정중한 발화나 생생한 표현을 위하여 화자는 청자 또는 실제의 주인공을 기준으로 인칭을 지시하고, 청자의 위치 또는 특정한 지점을 기준으로 문제의 장소를 지시하며, 청자가 메시지를 수신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사건이 일어난 시간을 지시한다.3)


나. “이/그/저”


<예시 1>

필모어 :: 내가 찾는 사람은 이분이 아닙니다.


<예시 2>

벌린 :: 그 색연필 진짜 비싸 보인다. 색이 참 곱게 나올 것 같은데?
케이 :: 당연하지! 11가지 색 모두 잘나오더라


<예시 3>

워프 :: 잠시만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으십니까?
사피어 :: 그럽시다. 조용히 얘기를 나누기에는 저곳이 좋겠군요.


<예시 1>에서 화자가 가리키는 대상인 ‘이분’은 화자의 영역 안에 있다면 <예시 2>에서는 청자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색연필을 지시하기 위해 ‘그’가 사용되었다. 하지만 <예시 3>에서 ‘저곳’은 특이하게도 화자와 청자 두 양자로부터 떨어진 장소를 가리키는 데 발화된다. 이 3원 체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3원체계_waifu2x_art_noise1_tta_1.png


세 가지 예시 속에서 보았듯이 ‘이/그/저/’는 발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서 서로 다른 형상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화자가 연필을 가리킬 때 연필이라는 대상은 고정되어있지만 발화의 중심에 따라서 연필을 지칭하는 어휘는 고정불변하지 않고 이거, 그거 ,저거4) 등과 같이 명사와 결합해 변용되어 발화되기도 한다.


3인칭 대명사.PNG


뷜러의 ‘원점’

뷜러는 직시적 장의 한가운데에는 ‘원점’(origin)이라고 하는 ‘나-여기-지금5)’의 세 단어가 있으며 이 세 단어가 직시의 중심을 이룬다고 보고 있다. 즉 직시가 화자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직시의 기본적 표현인 인칭, 장소, 시간에서 ‘나, 여기, 지금’이 중심이라는 것을 제시한다.


다. 직시 용법


효울적인 의사소통을 위하여 화자는 발화 상황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항목에 청자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수단으로 직시적 표현을 사용한다. 이러한 직시적 표현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직접 지시하는 제스쳐 용법과 간접적으로 직시하는 상징적 용법이 있다.6)


(가). 제스처 용법


직시 표현만으로는 지시 대상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을 때 몸짓, 손짓, 얼굴 표정 등으로 지시 대상을 가리키는 일이 있는데, 이와 같이 어떤 행위를 동반하면서 사용되는 직시 표현을 제스처 용법이라고 한다.


<예시 1>

포르지히 :: 혹시 이거 짝퉁인가요?
퍼스 :: 눈썰미가 좋으십니다. 그것은 짝퉁이고 이것이 진품입니다.


<예시 2>

근영 :: 이거 맞죠?
프레게 :: 그것 말고(손짓) 그 옆에(시선) 있는 그것(손짓), 그렇지, 그것을 갖고 오너라.


<예시 1>처럼 특정한 대상을 지시하여 담화 세계에 등장시키기 위해 직시적 표현을 사용하한다. 그러나 <예시 2>처럼 직시적 표현만으로는 지시체의 정체확인이 분명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의사소통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 경우에는 몸동작 혹은 얼굴이나 눈의 표정과 같은 보조적인 수단을 사용 지시체의 정체를 분명하게 밝혀줌으로써 청자의 인지-실미적 부담을 덜어준다. <예시 2>처럼 화자의 발화 행위의 순간마다 직시적 표현과 함께 제스처를 사용하여 지시체의 정체확인을 가능케 하는데 이를 직시적 표현의 제스처 용법이라고 한다.


(나). 상징 용법


제스처 없이 맥락 속의 지시 대상을 파악할 수 있는 직시 표현의 용법을 상징 용법이라고 한다. 상징 용법에서 직시 표현에 대한 해석이 가능한 것은 발화 장소와 시간, 대화 참여자의 위치와 사회적 신분 등 맥락의 변수에 대한 지식을 청자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시 1>

레이코프 :: 그 녀석이 뭐라고 합니까?
블룸필드 :: 다음 주에 지난번에 말한 그 산에 같이 올라가자고 합니다.


<예시 1>에서 사용되는 직시 표현인 ‘그 녀석’, ‘그 산’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발화 장소와 시간, 대화 참여자의 위치, 사회적 신분 등 지식을 필요로 하는데 이렇게 언어 표현만으로 직시가 이루어지는 경우를 직시의 상징적 용법이라고 한다.






1) 배문숙. "영어 직시(deixis)의 실제와 화용론적 기능." 인문과학 6.- (2000): 22p

2) 위의 논문 22p.

3) 위의 논문 23p.

4) 화자의 영역과 청자의 영역을 벗어난 ’저‘라고 가리킨다.

5) 여기는 화자가 서있는 위치, 지금은 화자가 존재하는 시간이다.

6) 배문숙. "영어 직시(deixis)의 실제와 화용론적 기능." 인문과학 6.- (2000): 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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