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울 수 없는 허기

[장르 한 스푼_#10]『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by 근영
DPK004755_01.JPG 그림1 [출처: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우리가 느끼는 허기는 호르몬에 따라 생리적 허기와 심리적 허기로 구분할 수 있다. 식사량이 부족할 시 신체의 ‘GLP-1’과 ‘렙틴’ 수치가 감소하여 식사량을 채우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다만 심리적 허기는 스트레스에서 기인한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세르토닌 수치 회복을 위해 분비량을 늘리게 되고 이 과정에서 뇌에 배고프단 신호도 전달된다.**


DSKT166194_01.jpg 그림2 [출처: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의 효섭, 민재, 보경, 동우의 공통분모는 허기짐이다. 이들은 허전함을 달래려 살을 부벼도 공허함만을 느낀다. ‘나’의 허기를 달래려 ‘타인’을 만나지만 채워지지 않는다. 생리적 배고픔이 아닌 스트레스에 기인한 허기짐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반복된 심리적 배고픔(가짜 배고픔)은 곧 질환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병 중 하나는 당뇨다. 반복적으로 물을 찾게 되는 당뇨 환자의 모습과 포스터에 그려진 익사한 돼지의 이미지가 겹쳐지는 느낌을 받았다. 즉 그들의 허기짐이 스스로를 잠식하고 있다. 삼류 소설가의 욕망, 현모양처의 이미지, 사랑의 공허함 모두가 허기를 달래기 위해 타인을 욕망하고 있다.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결핍이라는 호르몬을 채우기 위해 타인을 섭취하고 있다.


현대인의 결핍을 건조하게 드러낸 것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배고픔을 느꼈다. 나의 허기짐은 어디서 기인하는가?


*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K/04824/own/image#dataHashImageDetail0

**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2092902109

***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K/04824/own/image#dataHashStillDetail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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