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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르 Oct 04. 2021

델마와 루이스(Thelma & Louise)

기억해 둬. 여자가 저렇게 우는 건 재밌어서가 아니야.

세상은 약자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그들의 말을 어떻게 해석하며 기록하고 있을까. 기록이라도 한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


넓은 세상에서 태어나 비좁은 집안으로 밀려났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세상은 경험해도 끝이 없는 곳이었지만, 나의 세상은 그저 이 집이 전부다. 나의 몸집이 커질수록 내 세상은 좁아지기를 강요받고 있었다. 적어도 인간으로 살길 원했다. 단지 내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뿐이었다.


기뻤다. 그 좁은 세상을 벗어난 나를, 그리고 너를 부드럽게 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우리를 비웃 기라도 하듯 너를 짓눌러버렸다. 너의 감정은 그들에게 중요치 않았다. 사회에서 우리를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결말이 없길 바랬다. 사실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두려웠기에 결말을 회피했다. 사회는 우리의 자유를 불쾌해했고, 결국 우린 자유를 위해 죽음을 택했다. 아니, 사실 그들이 우리의 자유를 허용할 권한이 있었는가.


잔인할 뿐이다. 같은 인간임에도 누군가는 죽어야만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 모순적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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