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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르 Oct 21. 2021

마더(Mather)

아무도 믿지 마. 엄마가 구해줄게.


아무도 믿지 마. 엄마가 구해줄게.




너는 내 모든 것이었다. 너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나의 삶을 갈아 넣을 정도로 너는 나의 전부였다. 코끝 시리게 풍겨오던 피비린내의 끝이 아들의 손바닥을 향해있을 줄이야. 어쩌면 타인이 누리고 있던 평범은 아무래도 나에게 사치였나 보다.


평범한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수많은 감정을 견뎌내고 여기까지 왔다. 내가 원했던 것은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뿐이었지 나 세상은 그것조차 나의 욕심으로 치부해버렸다. 내 모습이 아들에게서 비칠 때마다 치밀어 오르는 복잡한 감정을 언제까지 견뎌낼 수 있을까.


우리는 서로의 결핍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몸부림쳤는지도 모른다. 평화로워 보이는 일상 아래에 숨겨진 두려움은 더 이상 일상을 담아내지 못했다. 어쩌면 마주한 결핍이 나의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회피하기 위함이었으리라.


어쩌면 엄마라는 이름만으로 떠안기엔 너무나 벅찼던 무게였는지도 모른다. 결국 암묵적으로 강요되었던 엄마라는 이름의 희생이 그저 숭고하게만 여겨졌기에 역설적이게도 추악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버린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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